대추나무에 연(鳶) 걸린 듯 시사뉴스는 미국 대선 후보 공약을 비교해가며 전해주는 크고 작은 소식이 끓임 없다. 미국 사회 내 정치적 견해차로 인한 가족 간의 분열이 전례 없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란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는 일은 어제오늘만이 아닐 터이나, 늦더위가 36℃를 넘나드는 기후변화는 추석(秋夕)을 하석(夏夕)으로 개명(改名)해야 한다는 타당성을 갖게도 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90분 TV 토론 관전(觀戰)포인트는 “누구든 한 명은 치명상(致命傷)을 입게 된다”는 뉴스 타이틀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최대 분수령이 될 첫 TV 토론을 앞두고 여러 전망을 내놓았다. 박빙(薄氷)의 승부를 펼치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중도•부동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90분간의 날선 대담(對談)을 펼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검사 출신인 해리스가 과거 ‘청문회 스타’로 오른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에도 같은 전술을 구사해 트럼프의 의심스러운 발언에 반격하고 실시간 팩트체크를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는 2018년 트럼프가 임명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예리한 질문으로 캐버노를 코너에 내몰았다. “예, 아니요로 대답해 달라”는 요구에 캐버노가 쩔쩔매는 모습이 크게 화제가 됐고 해리스는 이듬해에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유세장에서 ‘검사(해리스) vs 범죄자(트럼프)’ 구도를 부각해 왔던 해리스는 토론에서도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와 극단적 발언들을 파고들면서 공세를 펼쳤다.
다만 토론 규칙상 해리스는 트럼프에게 직접 질문하거나 반박할 수 없고 사회자의 질문에만 대답해야 했다. 일방적으로 질문하는 청문회와 달리 자신에 대한 공격에도 대응해야 하는 만큼 청문회(聽聞會)와 토론은 난도(難度) 차이가 크다는 분석도 많았다. 7월에 후보 등판 이후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았던 해리스가 트럼프의 공격적인 언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말려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이어졌던 6월 토론에서보다는 안정적이고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과거 트럼프는 상대의 말을 끊고 끼어들어 고성을 지르기 일쑤였다. 그러나 6월 토론 때는 말투가 정돈됐고 바이든의 잇따른 말실수에도 기다려주는 모습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캠프에선 그가 이번에도 버럭 하지 않고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트럼프는 “ABC방송이 편파적”이라며 장외전(場外戰)을 벌이고 있다. “친(親)민주당 성향의 방송사가 나에게 불리하게 토론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그는 ABC가 해리스 측에 예상 질문을 먼저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지만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이를 두고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전형적 전략”이라며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결과가 저조할 경우 상대방을 탓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표심(票心)보다 기민(機敏)하게 움직이는 자본은 대선 TV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판정승을 거뒀다고 판단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혜(受惠) 자산인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하락했고, 뉴욕증시에서는 민주당 정책에 부합한 친환경주가 강세(强勢)로 출발했다.
뉴욕증시에서 장(場) 초반 태양광•풍력•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가 대체로 상승했고, 엑슨모빌•셰브론을 포함한 석유•천연가스 기업 주가는 하락했다. 월가의 자본이 토론 이튿날 아침 해리스 부통령의 친환경(親環境) 기조에 베팅한 셈이다. 친환경주 가운데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는 부진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7개 경합주 결과가 269 vs. 269 동률(同率)의 경우엔 승패를 가르지 못할 수도 있다. 비기면 대통령은 하원, 부통령은 상원의 결정에 따르게 된다.
“芝蘭在室 不能無臭 金石振地 不能無聲
惡則哀之 哀而不傷 善則樂之 樂而不淫”
- ‘지란(芝蘭)이 거실에 있으면 / 냄새가 없을 수 없고 /
금석(金石)이 땅을 울리면 / 소리가 없을 수 없지. /
잘하지 못하면 그것을 서운해 하고 / 서운해 하지만 마음 상하지 않네. /
잘하면 그것을 즐거워하고 / 즐거워하지만 지나치지 않네.’
[소옹(邵雍)/北宋, <답부흠지(答傅欽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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