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挑戰)과 열정(熱情)

 


대~한민국, 금메달 수 13개는 역대 최다 동률(同率). 전체 메달 수 32개는 역대 최다 두 번째 동률. 태극전사들이 2024 파리 올림픽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나란히 3관왕에 등극한 양궁 김우진과 임시현 선수가 한국선수단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파리에서 금메달 3개를 추가한 김우진 선수는 우리나라 동•하계 올림픽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금메달 5개를 딴 선수가 됐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임시현 선수는 여자단체전 10연패에 앞장섰다.

근대 5종은 펜싱(에페)과 수영(자유형 200m), 승마(장애물) 성적에 따라 육상•사격 복합 경기인 ‘레이저런(3000m 달리기+10m 레이저건)’을 차등 출발해 순위를 가리는 스포츠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최고의 전사를 가린다’는 취지로 고안했다. 산 넘고 물 건너 말도 타면서(육상•수영•승마), 적들을 물리친다(펜싱•사격)는 의미다.

4년마다 개최되는 올림픽은 운동선수들에게 등용문이 된다. 치열한 경선을 거쳐 선택 받은 선수들만이 올림픽 무대에 선다. 선수들은 피땀을 흘려가며 목표인 메달에 도전한다. 하지만 메달을 거머쥐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다. 1896년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하계•동계올림픽 메달을 한 번도 가져가지 못한 국가는 60개국이 넘는다.

이번 올림픽에서 5개 전 종목을 석권한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김우진, 임시현 선수가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진행된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수여 받은 후 한국 양궁의 저력과 관련한 외신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국 양궁 어쩌면 이렇게 잘하나요?" “고구려, 조선시대 때부터 활을 잘 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기자 질문에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의미 없는 경기는 아니다. 크고 작은 경기에서 입은 부상 후유증은 이젠 걱정거리가 아닐 테고 테이핑은 예방차원에서 하는 거라서 걱정 안 해도 된다”며 “응원해주시고, 관심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선수들의 비장한 각오는 큰 인기에도 들뜨지 않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멘탈을 엿볼 수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행복한 탁구선수’를 꿈꿨던 신유빈 탁구선수는 “올림픽의 결과보다 과정을 잘 치른 것이 행복했어요. 매 순간 최선을 다했고 과정에서 후회가 없었어요.” “올림픽에서 뛰는 영광은 아무한테나 오는 게 아니잖아요. 힘든 건 문제가 아니죠. 국가대표로서 더 많이 뛸 수 있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니까, 전 그저 감사했어요”라며 올림픽을 그 누구보다 더 즐겼다고 전했다.

보츠와나 육상 선수 레칠레 테보고(21)는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승에서 이 종목 세계 랭킹 1위인 육상 스타 노아 라일스(미국)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라일스는 동메달에 그쳤다. 마시시 보츠와나 대통령은 보츠와나가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기 위해 임시공휴일을 선포했다고 한다. 마시시 대통령은 환호하다 목소리가 잠겼지만 “국가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기념할 필요가 있다”며 “그의 업적은 보츠와나의 역사에 새겨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2024 파리 올림픽 마지막 경기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극적으로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11일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농구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67-66으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미국은 여자 농구 8연패 달성과 금메달 40개, 은메달 44개, 동메달 42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1위로 등극했다. 미국은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4연속 올림픽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종합성적 1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중국은 금메달 40개, 은메달 27개, 동메달 24개를 따냈지만, 마지막 미국의 금메달로 2위로 하락했다. 중국은 16년 만에 종합성적 1위를 노렸으나, 극적으로 역전 당해 2위에 그쳤다. 미국은 중국과 금메달 2개가 차이 났지만 사이클 옴니엄 포인트 레이스에서 제니퍼 발렌트가 금메달을 가져갔고, 이후 여자 농구 우승으로 중국을 추월했다.

일본은 금메달 20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3개로 2연속 3위를 확정했다. 목표인 금메달 20개를 이뤄냈다. 호주는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 18개, 은메달 19개,•동메달 16개를 따내 4위에 올랐다. 개최국 프랑스도 금메달 16개, 은메달 25개, 동메달 22개로 5위를 기록하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성과를 냈다.

 

마라톤은 기원전 490년, 그리스와 페르시아 제국 간의 전투가 벌어진 고대 그리스의 도시 ‘마라톤’(Μαραθ?ν)에서 유래되었다. 그리스 전사 페이디피데스는 페르시아 군대를 상대로 한 승리를 알리기 위해 마라톤 평야에서 아테네까지 약 42.195km를 달렸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전설적인 사건이 바로 오늘날 마라톤 경주의 기초가 되었다.
타미랏 톨라(에티오피아)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마라톤 우승을 차지했다. 톨라는 프랑스 파리의 시청을 출발해 베르사유 궁전을 거쳐 앵발리드로 들어오는 42.195㎞를 2시간06분26초에 주파했다. 새뮤얼 완지루(케냐)가 2008 베이징 대회에서 작성한 2시간06분32초를 6초 단축한 올림픽 신기록이다. 에티오피아 남자 마라토너가 올림픽에서 우승한 건 2000 시드니 대회 게자네 아베라 이후 24년 만이다. 톨라는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에티오피아 남자 마라토너 3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시세이 레마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해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극적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톨라는 금메달을 수확했다.

시판 하산(31•네덜란드)이 2024 파리 올림픽 ‘1만m 동메달 35시간 만에… 여자 마라톤에서 2시간22분55초로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2위인 에티오피아의 티그스트 아세파(2시간22분58초)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나 막판 스퍼트에서 3초 앞섰다. 올림픽에 앞서 하산은 女육상에서 5,000m까지 합쳐 금1•동2개 3관왕에 오르겠다’며 공언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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