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6일~8월 11일에 걸쳐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화려하게 펼쳐질 파리 올림픽의 서막을 알리는 팡파레가 널리 울려 퍼질 테다. 지구촌 206개국 10,500명의 선수가 참가하며, 32개 종목•329개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21개 종목 최대 142명의 선수를 파견한다.
130년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친환경 대회를 목표로 내건 ‘제33회 파리 하계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는 환경친화적 대회’를 표방하고, 이를 위해 기존 시설물과 문화유산을 최대한 활용해 올림픽을 치르기로 했다. 개회식은 역사상 최초로 스타디움을 벗어나 파리 시내를 관통하는 센강에 160여 척의 배를 띄워 선수단 입장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파리 시 안•팎의 유명 관광명소가 경기장으로 변신한다. 에펠탑 앞에는 비치발리볼과 유도•레슬링을 위한 특설 경기장이 만들어진다. 1900년에 만국박람회를 개최한 역사적 건축물 그랑 팔레에선 태권도와 펜싱 경기가 열린다.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승마와 근대5종 등 전통 종목을, 콩코르드 광장에선 브레이킹, 스케이트보드, 3:3 농구 등 신세대가 선호하는 종목을 치른다. 나폴레옹의 무덤이 있는 군사 박물관 앵발리드는 양궁 경기장으로, 올림픽경기의 백미인 마라톤은 파리시청인 오텔드빌에서 출발해 그랑 팔레와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 앵발리드를 거치는 ‘문화재급 코스’에서 열린다.
하지만 친환경 방침이 무조건 호응을 얻는 건 아니다. 올림픽조직위원회는 “파리의 7~8월은 무덥지 않아 에어컨이 필요하질 않다”는 입장이지만, 참가 선수들의 의견은 전혀 다를 수 있다.
IOC를 비롯해 각국 참가선수들의 기대와는 달리 SNS에는 올림픽을 앞두고 좌절과 분노의 캠페인이 “프랑스 국민을 위한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배제되었다”며 마크롱 대통령과 파리 시장에게 연거푸 십자포화를 퍼붓는다. 한쪽에선 파리올림픽이 메가 이벤트의 새 방향성과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환경파괴 주범인 올림픽과 글로벌 기업에 친환경 이미지를 덧씌우는 ‘그린워싱’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한낮 기온이 40℃에 육박하는 무더위를 우려해 저탄소 냉각시스템을 도입한 선수촌에 따로 에어컨을 설치하겠다는 국가도 늘고 있다. 4년을 공들여 대회를 준비한 선수들의 컨디션은 고려하지 않는 일방 통행식 친환경 대회 운영에 동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테러 위협에 올림픽관광객의 방문을 적극 만류하는 시위까지 거세지면서 파리올림픽의 최대 관전 포인트인 ‘친환경 대회’가 이슈의 중심에서 점점 뒤로 밀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프랑스 파리 시민들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외국인들에게 파리에 절대 오지 말라며 ‘보이콧’ 영상을 ‘#JeChieDansLaSeineLe23Juin’에 퍼트린 프랑스어로 된 해시태그는 “6월 23일 센강에서 똥을 싼다”는 뜻으로, 파리시민에게 센강을 오염시킬 것을 선동하고 있다. 세계 최대 스포츠행사인 올림픽이 자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보이콧’과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은 올림픽 관광객과 행사 관계자들로 인해 치솟는 물가와 숙소 문제가 심화하는데 대한 불만 때문이란 분석이다.
‘#JeChieDansLaSeineLe23Juin’에 호응이라도 하듯 SNS에는 수영복을 입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센강에서 똥을 뒤집어 쓴 이미지에 ‘#JeChieDansLaSeineLe23Juin’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등장했다. 이 사이트를 개설한 익명(匿名)의 프로그래머는 현지 언론 액튜파리(actuParis)를 통해 시민들이 왜 센강 문제에 화(禍)풀이를 내는지 설명했다.
“문제는 지금까지 투자된 모든 재원(財源)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소외된 느낌을 받는다. 그들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안다”고 밝혔다. 이는 수영할 수 있을 만큼 깨끗한 강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센강 수질정화 사업에는 현재까지 최소 14억 유로가 쓰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질은 여전히 수영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와 타스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테니스 선수들은 파리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2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올해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다만 군 관련 여부 등에 대한 IOC심사를 통과하면 중립국 개인 자격으로 파리올림픽에 나올 순 있다. 출전하더라도 국기, 국가, 엠블럼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올림픽축제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조국(祖國)의 위상(位相)을 널리 선양(宣揚)시키고 개인의 영광을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의 기량(技倆)을 발휘해주길 응원하는 우리들이다. 대한민국과 캐나다 선수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Blinded, rose-tinted glasses, each their own, 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
“靑蠅附驥尾 一旦同馳驅”
‘쉬파리가 스스로 먼 곳까지 갈 순 없지만,
천리마의 꼬리에 붙으면 단번에 천리를 갈 수 있다’는
옛사람들의 혜학(慧謔•사물의 形容)이 무릎을 탁 치게 한다.
어리석은 사람도 현명한 사람을 따라가면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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