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의 이례적인 고수온 현상으로 미국과 카리브해 국가들은 강력한 허리케인을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수온의 여파로 산호초의 백화 현상이 확산되는 등 해양생물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지난해 지구에 고온과 고수온을 몰고 온 주요 원인으로 적도 인근의 고수온 현상, ‘엘니뇨’가 꼽힌다.
이번 ‘엘니뇨’는 역대 5번째 수준으로 강했던 것으로 기후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발달해 12월에 절정에 이르렀고, 올해 들어 세력이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4~6월에 물러갈 거란 게 미 해양대기청(NOAA) 전망이다. “올 여름이 지나면 ‘미지의 영역’이라”했지만 만약 엘니뇨가 끝나는 올 여름 이후에도 여러 기후지표들이 평년 수준을 되찾지 못한다면 지구의 기후는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 향할 거라고 기후학자들은 경고했다.
올해 지구촌 기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라니냐’는 ‘엘니뇨’와는 반대로 적도 인근의 저수온 현상을 뜻한다. 기후학자들은 ‘라니냐’가 6~8월에 발달할 가능성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라니냐’가 오면 통상적으로 겨울철 미국 남동부와 남미에는 가뭄이 찾아와 옥수수, 콩, 겨울 밀 생산량에 타격을 준다. 지난 ‘라니냐’ 때 인도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파키스탄에는 참혹한 홍수가 덮쳤다. 올 여름 ‘엘니뇨’가 물러간 대기와 바다는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라니냐’로 새로운 위기를 맞으면서 미지의 영역에 들어서게 될까? 기후와 우리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에서 2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매미 떼가 나타날 것으로 예고돼 미국인들이 긴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곤충학자들은 이달 말께부터 올여름까지 주기성 매미(periodical cicada) 2개 부류가 함께 지상으로 올라와 활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매미는 각각 13년 주기(Brood XIX)와 17년 주기(Brood XIII)로 땅속에서 기어 나오는 무리로, 미국에서 이 두 부류가 동시에 출현하는 것은 1803년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 재임 시기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13과 17은 1과 자신 이외의 자연수로 나뉘지 않는 소수(素數)여서 최소공배수인 221년이 동시 출현주기가 된다. 올해는 이 두 부류에 포함된 매미 7종이 여러 다른 장소에서 한꺼번에 출현할 예정이다. 이들은 매년 여름 흔히 볼 수 있는 매미들과 달리, 붉은 눈을 지니고 있으며 1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추위를 피해 땅속 깊은 곳에서 애벌레 시절을 보내다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코네티컷대학의 곤충학자인 존 쿨리는 이번에 나타날 현상을 매미와 아마겟돈을 합친 “매미-겟돈”이라고 부르며 전체 개체가 수 백조, 어쩌면 1천 조 마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 매미들이 주로 서식하는 지역은 일리노이주를 비롯해 위스콘신주에서 루이지애나주, 워싱턴DC, 메릴랜드주에서 조지아주 사이에 이르는 중부와 동남부 지역이다. 16개 주에 걸쳐 평균 약 1백만 마리/4천47㎡가 뒤덮여 울어댈 것으로 예상된다. 매미들은 지온이 17.8℃까지 따뜻해지면 지상으로 올라오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시기가 예전보다 앞당겨지는 추세라고 곤충학자들은 부연 설명했다.
매미들은 새들에게 이상적인 먹잇감이며, 인체나 농작물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체 수가 많아질수록 큰 울음소리 탓에 소음으로 엄청나게 커지는 문제가 있다. 여름철 한가롭게 들리던 맴맴 소리가 “110데시벨(dB)에 달한다며 제트기 옆에 머리를 대는 것과 같아 고통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매미들의 고성방가에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내지 않고 마음껏 해석할 용기를 다스릴 줄도 알아야겠다.
2007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음악축제인 라비니아 페스티벌은 17년 주기 매미 출현으로 인한 소음을 우려해 공연일정을 연기하기도 했다. 2021년엔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계류 중인 백악관취재단 전세기에 매미 떼가 날아들어 외부 장비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륙이 지연되기도 했다. 반면 학계는 221년 만에 체험하게 될 자연현상에서 여러 진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한껏 들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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