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피(鹿皮)에 가로왈(曰)이라지만, 아지랑이 피어 오르는 ‘부활의 봄’을 알리는 전주곡이 들려온다. 시샘이라도 부리는 듯 변덕스러운 날씨도 적당한 비와 햇살과 기온에 따르는 자연의 순리이다. 저마다가 다름을 인정하는 평화이고, 남의 눈에 그럴싸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마땅할 유권자들은 ‘1인/한 표’ 주권행사로 속마음을 대신하는 민주시민들이다.
대추나무 가지에 연 걸린 듯 고국뉴스는 “국민 여러분의 지대한 관심이 사라지면 주권도 사라진다”는 크고 작은 소식들이 가득하다. 4·10총선에 ‘안정론’과 ‘견제론’이 여론조사에서는 엇비슷한 결과가 나왔다니 귀추가 주목된다. 선거에서 ‘입후보 공천 갈등과 친X, 반X, 비X’ 이런 구도는 언론과 여론조사에서 만든 분열적인 수사(修辭)라고 얻어듣는다. 여·야 각 정당과 입후보자들은 모든 유권자가 아군이라며 철석같이 믿어 마지않고 싶겠지만, 개표결과에 따라선 희비가 엇갈리게 마련일 테다.
22대 총선에 뛰어든 각 정당들은 새로운 인물들을 내세우며 표심을 끌어들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출사표를 던진 여·야·무소속 후보들은 지역구를 찾아 자신을 알리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자세에는 긴장감이 역력해 보인다고도 했다. “정치의 수준은 국민의 수준”이란 말이 있다. 청렴결백한 의원이 몇 명? 있나 하면, ‘더 받고 덜 받은 이는 있어도 안 받은 이는 없다’고 억지로 씌우는 누명도 써가면서 때로는 백의종군까진 아니더라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조롱도 감수해야 한다니 말이다.
저잣거리에서 얻어듣는 ‘정치나 언론 지형에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본말을 전도시키는 짓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선거에서 한판 승부는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는 동화책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고민과 고심, 공천과정에 대한 아쉬움과 스스로에 대한 안타까움이 앞섰지만, 총선 승리를 먼저 생각하며 대의멸친(大義滅親)과 선당후사(先黨後私) 정신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는 정치인의 모습도 적잖다고 했다.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도 변죽을 울리거나 사소한 일일망정 억측일랑 자제했으면 오죽이겠다. 설마하니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힌 당사자로선 죽끓듯 부글거리는 심정을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사천(私薦) 타천(他薦) 이야기가 나오고, 인적 쇄신 차원에서 잘 되고 있다는 일부 주장도 있지만, 쇄신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서 이뤄져야지, 자의적인 기준에 의한 공천은 잘된 공천이라고 평가 받긴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이 과거에 한 말을 SNS는 알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문제성 과거 발언이 고구마 줄기처럼 나온 잇단 설화에 사과하기 바쁜 여·야 정치권이다. 여·야는 지역구 후보자 공천을 마무리하고 지지를 호소하며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총선 직전 여론조사로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음은 물론이다. 하필 공천까지 다 마친 상황에서 논란이 되자 자칫 선거 전체로 불똥이 튈까 긴장하는 모습은 지켜보지 않아도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을 테다.
역동적인 한국 정치 지형의 특성상 쉽게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지만 총선 특집 페이지는 사전투표일인 5일(금)부터 선거일까지, 투표율과 개표율, 후보별 득표현황, 정당별 당선자 추이 등 총선 관련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만나볼 수 있다. 254석에 이르는 지역구와 수십 개에 이르는 정당별 후보 및 당선자를 그래픽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이번 4·10총선을 20여일 앞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혼조세를 보여주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1863년 11월 19일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링컨은 게티즈버그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를 주창(主唱)하는 272단어, 3분 정도 소요된 짧은 연설이었지만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로 평가 받고 있다. 사실 링컨 대통령 당시의 남·북 전쟁은 국가전쟁이 아니라 시민전쟁이었지만, 링컨은 ‘citizen’이라 하지 않고 ‘people’이라고 갈파(喝破)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이 확정된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선대결 초반부터 막말과 인신공격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진흙탕 싸움이다.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채 ‘전임자’라고 불렀던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유세에서는 지지자들 앞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맹공을 퍼붓는 등 공세 수위를 올렸다. 이에 맞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때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팩트체크’라는 명분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막말 조롱·비난이 뒤섞인 말 폭탄을 퍼붓는다.
미국에서 바이든과 트럼프가 4년 만에 다시 대권을 놓고 맞붙게 되자, 양측의 지지자들이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 양쪽이 목소리를 높이는 사이, 두 후보 가운데 누구를 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중도층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대결이 확정되자,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바짝 올랐다. 16개 주에서 양당 동시 경선이 열린 지난 5일 ‘슈퍼 화요일’ 전 주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개 여론조사에서 1무 4패, 평균 45:48로 뒤졌었는데 재대결 확정 전후에 2승 1무 2패, 평균 43:43 동률을 이뤘다.
미국 연방법원이 3월 14일 기밀문서 유출 및 불법보관과 관련한 검찰기소를 기각해 달라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했다. 따라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내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 핵전력 등을 포함한 기밀문서 다수를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유출한 혐의와 관련한 재판을 이어가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재판에서 특검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부로 반출한 기밀문건들은 사적으로 여겨질 만한 내용이 전혀 없으며, 기밀문서를 열람할 수 있다고 해서 이를 보관할 권리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기소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반면 변호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방첩법(防諜法)’이 헌법에 반해 모호하다고 주장하며, 반출된 문서들은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적 기록이라며 부당한 기소라는 점을 부각했다. 캐논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내세운 ‘방첩법’ 법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불리한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애초 91개였던 혐의는 전날 조지아주 법원에서 일부 혐의를 기각하며 88개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바이든과 트럼프 중에서 골라야 하는 중도층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상당수는 지금 걱정하거나 귀찮거나, 그 사이 어딘가에 있고 두 후보 선호도가 낮아 중도층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대선 주요 가늠좌가 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재선 확률이 4년 전보다는 높아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된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패배하면 평생 수감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뛰고 있는 게 큰 원동력이라고 한다. 최근 가상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을 1~5%포인트 격차로 계속 앞서고 있다. 그러나 ‘전국 총득표수가 아니라 확보한 선거인단 수로 당선자를 확정’하는 미국 대선의 특성을 감안할 때, 현시점에서 섣부른 예단은 무의미해 보인다.
유튜브에서 Ben Platt가 부른 <Older>의 노랫말을 귀담아들으니 보석 같은 깨달음이 묻어날 것만 같다. ♬When you are younger, / You’ll wish you’re older / Then when you’re older, / You’ll wish for time to turn around / Don’t let your wonder turn into closure / When you get older, / When you get older♬ In Case You Don’t Live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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