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시대를 위하여

 

황금 시대를 위하여 길은 두 갈래 길

양과 염소로 확연히 갈라지는 선택의 기로에 선 시각

나그네가 유심히 보아도 염소 무리만 몰려다니고

유유히 풀 뜯던 양의 무리는 극히 보이지 않네

AI 시대라고 흥청대며 한낮에도 어둠이 깔린 거리마다

등불 든 나그네는 홀로 두리번거리며 숨은 양들을 찾고 있네.

 

 

보는 눈이 있어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    

모든 것을 망각한 통제불능의 좀비 세상

그래서 여명의 황금 시대는 황급히 밝아오고 있다고  

소리 없는 나그네의 외침은 단지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런가?

지금 여기 불사의 몰약이 있다고 거리마다 떠드는 나그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이 하나 없어 몰약이 내동댕이쳐지는 거리거리

불사약인 황금은 어디에서나 있어도 건축가의 버려진 돌이 되어

투박한 껍질에 쌓여 내면의 빛을 발하며 양의 무리를 부르고 있네.

 

 

그래도 나그네는 지금 여기 황금 시대가 오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황금은 불사의 불기둥으로 일어나며

혼돈의 거리는 정금을 얻기 위한 불가마 담금질의 과정일 뿐  

양들은 소심하게 숨고 무수한 염소들은 떠벌이며 기세 등등한

극한의 분탕질 세상이란 바로 황금 시대를 위해 들끓는 불가마 솥

모든 불순물은 일순간에 사라지고 정금으로 연단된 양들만이

새 예루살렘 황금성으로 인도되어 참된 목자를 만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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