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봄꽃은 한 순간으로 스쳐 지나갑니다
바람에 일순간 봄꽃이 지고 나면 결실이 남듯이
우리네 만남의 추억도 지나고 나면 추억의 메모장들이
자아의 책갈피에 빼곡히 꽂혀 있습니다
그 봄날에 우리의 꽃향기는 흐드러지게 피어나서
이리저리 시낭송회다 백일장이다 야유회다
시인끼리 문인끼리 혹은 예술인 끼리끼리 모여 앉아서
낭만의 역사길을 탐방하며 인생살이를 비껴가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가고 우수수 봄꽃 떨어지는 소리
여기저기 낙화 소식이 들려옵니다
내 봄날의 시향연도 가을걷이 추숫날처럼
추억의 뒤안길로 빠르게 지나갑니다
찬서리 맞은 붉은 장미처럼 홀로 미적이다가 남은 흔적
나의 뒤안길도 추억의 마파람 따라 추숫날로 날아오릅니다.
봄 아지랑이로 피어났던 우리의 만남과 향연은
합류, 시문학, 호서문학, 백지, 현대시협, 펜클럽, 한국문협 등등
그날의 봄꽃 향기는 추억 속에 흐드러졌건만
이제는 뒤돌아보아도 그리운 얼굴들 대답이 없고
늦가을 장미로 서성이는 내가 온통 찬 서리 맞으며
시혼을 명경대 삼아 시인의 짐을 저울질 해봅니다.
봄이 가고 나면 초여름의 녹음이 짙어오듯이
봄향연의 얼굴들이 멀어지고 나면
짙푸른 불멸의 청춘의 나라가 다가옵니다
봄꽃들을 다시 만발하게 하는 꿈의 무릉도원으로
나를 이끌어 차갑게 불타오르는 불새의 나래춤으로
그날의 문우들이 한데 모여 지지않는 별꽃 향연 속으로
춤추는 불나비의 춤으로 날아오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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