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나
아무런 인연이란 없는 듯 서로를 몰랐던 시절
바람 잘날 없었어도 저마다 물오른 푸른 잎새로 피어났네
그대는 서편에서 나는 동편에서 종종걸음으로 새싹 돋아나더니
인연줄이 하늘에 닿아 서로를 바라보던 청춘시절에
하나인 듯 둘인 듯 초록빛 꿈결로 눈부셨네
배움의 터전에서 서로에 대한 지혜의 눈동자를 키우며
농밀하게 익어갈수록 찬바람의 채찍질로 온몸을 단련하였네
찰나를 영원으로 전환하는 법을 익힌 불사조의 불꽃잔치여,
잎새 가득 한숨결로 일어나 생명의 과육을 영글게 하더니
이제금 저마다 낙엽 되어 떠나가야 할 시각
그러나 사랑의 향기에 취해 불멸의 샘물을 맛보았으니
이별 앞에서도 붉은 단풍놀이 무지개빛 꿈에 젖어 행복했노라.
그대와 나
서로 다른 낯선 몸짓이 하나의 몸짓으로 수련을 쌓기까지
그대 가슴 속엔 내가 붉게 익어가고 내 가슴 속엔 그대가 익어
작은 화분을 한 울타리 삼아 생명 나무의 새싹은 움트고 있었네
단풍빛 색동옷으로 단장하고 낙엽으로 맨땅에 누울지라도
어디 메마른 낙엽이 낙엽이런가
추억의 용광로 속 담금질로 다시 피어날 황금새의 노래여
불꽃 잔치 속에 초록 잎새의 사랑가는 한빛으로 출렁이면서
이별이란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라는 불멸의 지혜를 선포하리라
서둘러 몰아치는 갈바람에 밀려 만장기로 종종걸음 칠지라도
펄떡이는 심장 소리는 별들의 길을 수놓는 길나라비
사랑의 불씨는 부동의 북극성 화톳불 속에서 훨훨 날아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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