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의 우파 논란

 

캐나다연합교회는 1988년 32회 총회에서, LGBTQ 교인들을 회원으로 인정하고 동시에 그들도 목회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32회 총회를 앞둔 1988년 초, 평신도 3만 2천명, 목회자 1,022명으로 구성된 그와 같은 움직임을 염려하여 결성된 "우려하는 모임”(Community of Concern)은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총회 개최 직전 발표한 설문 조사에는 총회원 28%만이 동성애자 목회 허용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들 중 많은 교인들이 독실한 “LGBTQ” 교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경청한 후 마음을 바꾸게 된다. 캐나다 사회에서도 게이와 레즈비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만연 하던 때, 캐나다연합교회는 “LGBTQ” 교인들을 인정하며 받아 들이기로 결정하였다. 그 결과, 1988년과 1989년을 거치면서 연합교회는 교인수가 급감하게 된다.

 

그 당시 우리부부는 연합교회에 적을 두고 있었으며 한 교회가 허물어 지는 것을 보았다. 매 주일 눈에 띄게 줄어드는 동료교인들을 바라보며 한 원로 지인이 '만약에 "종교개혁"이 없었다면 이와 같은 비극도 없었을 것'이라고 자조 섞인 표정으로서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후 우리부부는 가톨릭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종교개혁이 역사적으로 점화된 것은 1517년 10월31일,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교회의 문짝에 붙인 95개조의 면죄부의 시비에 관한 토론의 제기로써 시작된다. 루터는 처음부터 교황권이나 교회의 권위와 위신에 대하여 정면 도전할 생각은 아니었다. 단지 인간적인 법과 인간의 행위에 대한 반발로서 그의 양심상 풀리지 않는 점들을 들어 공개 토론할 것을 시도 하였었다. 그러나, 초대 그리스도교의 깊은 전통적 정신으로 돌아가려던 루터의 순수성은 본의 아니게 정치적 경제적으로 이용되는 결과를 빚게 된다. 당시 교회 안에 만연해 있던 부패와 병폐를 시정하려 하였던 루터를 인정할 수 없었던 교황청은 그를 파면한다.

 

가톨릭(Catholic) 또는 천주교는 로마의 주교이자 바티칸 시국의 국가원수인 교황을 주교단의 단장으로 하는 그리스도교 교단이며 그리스도교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단이다. 가톨릭의 기원은 기원후 1세기에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신봉하는 크리스천들이 세운 그 반석 위의 교회이다. 교황은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의 후계자이기에 주교단에서 으뜸이고, 그리스도의 대리이며, 보편적인 최고의 권한을 가진다. 주교단은 교황과 더불어 교회에 대한 완전한 최고 권한을 행사 하는데 교황 없이는 그 권한을 결코 행사하지 못한다. 그런데 현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87세)을 "악마의 머슴"이라는 등 말로 표현하기 힘든 모독적인 언사로서 비판해온 이탈리아 출신 "카룰로 마리아 비가노"(83세) 대주교가 심판대에 오르게 되었다.

 

지난 6월20일, 비가노 대주교는 소셜네트워크 “X”에 올린 그의 성명을 통해 '교황청 신앙 교리부'로부터 재판 출석을 통보받았다고 발표하였다.

2016년 비가노 대주교는 미국 주재 교황대사를 지내다가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정쟁에 휘말려 본국 송환된 경력이 있는 대주교로서, 가톨릭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적 성향을 비난해온 대표적 인사이다. 그는 가톨릭의 성폭력 은폐시도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프란치스코 교황도 소년을 성폭행 했다고 주장하였으나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신앙 교리부'는 비가노 대주교가 법정에 출두 하지 않더라도 궐석 재판을 강행할 것이라고 발표 하였으며, 그는 종파분리와 교황 정통성 부정 혐의에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성직을 박탈당하고 가톨릭에서 파문될 수도 있다.

 

교황의 칙서(Papal Bull)는 편지 형식으로 구성된 교황의 증서 내지는 선언서를 이른 말이다. 이 칙서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1455년 포르투칼인들이 아프리카 서부지역을 침범하여 획득한 보물과 나포한 노예들의 소유권을 인정한다는 칙서를 발표함으로서 시작된다. 그후 1492년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후 새로 발견한 땅에 대한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의견이 대립 되면서 다시 등장하게 되는데 그때의 교황칙서 내용은 "기독교인은 크리스천이 아닌 비 기독교인의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후, 스페인과 포르투칼은 교황칙서를 빌미로 새로 차지한 땅을 차지하고 지배 했을 뿐만 아니라, 피 비린내 나는 대학살을 자행했다. 그 교황의 칙서는 이후 등장한 유럽 식민제국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며 잔혹한 학살행위를 하는 도화선이 됐다. 남미대륙에서 배출한 사상 첫 교황인 프란시스코 교황은 작년 캐나다 방문 시 과거 아메리카 식민시대 복음 전파 미명아래 저지른 악행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그후 교황은 악행이 뿌린 씨앗의 결실로서 쓰여진 교황의 칙서의 폐지를 선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후 현재 시대상을 반영한 진보적 개혁을 추진하여 왔으며, 그 개혁안의 요점은 사회적 약자에 더 포용적이고 평신도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에 두고 있다. 그러나 교황의 이 같은 진보적 성향의 개혁 움직임은 가톨릭내의 보수 진영과의 끊임없는 마찰을 빚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에 실시된 “Pew Research”의 미국 여론조사에 의하면 공화당과 민주당을 포함한 미국 가톨릭의 75%이상의 천주교인들은 프란시스교황의 이런 방향의 진보적 개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연애가 죄가 아니라 이들을 저주하는 것이 죄라고 말한다. 법률적으로도 죄가 되면 안되고 종교적으로도 죄가 되면 안되고 이들을 처벌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To condemn someone like this is a sin,he said. Criminalizing People With homosexual tendencies is an injustice.)

혼인성사는 한쌍의 남녀가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 앞에서 자유로이 계약을 맺고 결합하여 사랑과 봉사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성사이다. 따라서 혼인은 사랑하는 남녀가 자라온 가정과 부모를 떠나 보금자리를 이르는 신성하고 중요한 일이다. 당연히 천주교에서는 동성연애를 죄악시 한다.  내 자신도 동성간의 결혼은 찬성하지 않으며 동성애를 죄악시 하는 것에 동조하지만, 그럴지라도 동성연애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할 수는 없다.

 

2024년 6월30일.

 

참고:LGBTQ는 'lesbian,gay,bisexal,transgender,queer'의 약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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