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인범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편, ‘타임 투 킬’-
1984년, 존 그리샴이 미시시피 법대를 졸업한 후 애숭이 변호사로 있을 때였다. 그는 법원을 드나들며 법정에서만 느끼며 볼 수 있는 많은 법정 투쟁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12세 소녀가 그녀를 강간한 남자를 상대로 법정 증언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그때 그는 강간당한 소녀의 치욕적인 고통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애를 그녀의 가족들로부터 보게 되었으며 법과 정의에 대한 심한 갈등을 느끼게 된다. 만약 그녀가 나의 딸이라면, 그래서 그의 딸이 공개법정에서 자신을 짐승처럼 능욕을 한 범인을 눈 앞에 두고 증언하는 것을 보면서,그가 아버지라면 그 강간범을 총으로 쏴 죽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됨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그가 아직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작가가 되기 전 3년 여의 변호사 일을 하며 여가시간을 이용해 그의 데뷔작 ‘타임투 킬’(A Time to kill)을 쓰게 된 동기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내용: 백인 우월주의가 만연하던 미국 남부의 미시시피 주 포드군의 작은 도시에서 길을 걸어가던 10살짜리 흑인 소녀가 마약과 술에 취한 두 백인 남자에게 폭행 당한 후 강간을 당하게 된다.
범인들은 곧 체포되지만 반성의 기미는 전혀 없고 흑인을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오히려 보석으로 풀려날 기미마저 보였다. 이에 분노를 참지 못한 소녀의 아버지 '칼 리'는 범인들이 구치소로 이송되는 틈을 타, 그의 딸을 유린한 두 백인을 총으로 난사하여 살해함으로써 복수를 하게 된다. 이 사건은 흑백간의 전국적인 이슈가 되고 팽팽한 긴장 속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편견이 없는 백인 브라이전스 변호사의 변호가 시작된다.
소설의 실제 배경은 미시시피주 데소토 카운티에서 강간당한 12살 소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으며 그 당시 존 그리샴은 재판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그 법정에 있었다 한다. 그는 그의 소설 '타임투 킬'을 통해 소녀의 아버지 "칼 리"로 하여금 살인범을 총으로 죽임으로써 흉악범에 대한 법의 심판이 아닌 직접적인 응징으로 범인들을 처벌한다. 잔혹한 인종차별의 폭력을 고발한 인간애가 담긴 작품으로 법과 인간의 관계와 정의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지난 2021년 7월2일 이래, 잠복근무 중인 경찰을 죽인 1급 살인죄의 혐의를 받고 평생 감옥생활을 할 위기해 처해 있던 회계사 우마 자미엘을 자유의 몸으로 풀려 나게끔 배심원의 판정을 이끌어낸 배후에는 45세의 변호사 나달 하산이 있었다. 그는, 방글라데시 출신 아버지와 노르웨이 출신 어머니가 영국에서 만나 캐나다로 이민 온 후 옥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 후, 미국 하버드대학, 영국 캠브리지대학을 거쳐 2006년 토론토대학 Law school을 졸업 후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주로 사회적으로 승산이 적은 사건과 힘없는 대중을 위한 범죄사건을 많이 취급하였다.)
3년 전 7월2일 자정경, 토론토시청 주차장에는 주변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사복 경찰관 4명이 잠복 중이었다. 그 당시, 우마 자미엘은 캐나다데이를 즐기기 위해 다운타운에 나왔다가 임신한 부인과 2살된 아들을 동반한 채 집으로 향하려 하였다. 그때 갑작스럽게 그의 차에 접근하는 두 명의 괴한을 보고 강도라고 판단한 후 차를 후진하여 그 자리를 벗어나려 하였다. 그 과정에서 그는 근무 중이던 한 명의 경찰을 차에 치여 죽게 한다. 사건 발생 후 초기 수사에서 한 명의 근무 중이던 사복형사가 사건 현장에서 죽은 후, 경찰과 검사는 이 사건에서 뚜렷한 살해의 동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다급해진 검찰은 사건의 방향을 무슬림 테러리스트 그룹이나 반정부 비합적 조직으로 연결하려 했으나 그 취지 또한 어떤 정황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온 검찰 측 결론은 유일한 사건 목격자인 동료 사복경찰 3명의 증언에 기대를 걸고 사건을 1급 살인죄로 기소함으로써 귀결시키려 하였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의 현장 증인의 논리는 하산 변호사 팀의 "레이저 기반 촉감 재 구현기술"(Laser reconstruction)의 입증으로 위증임을 밝혀내게 된다.(당시 숨진 경찰관과 함께 잠복 근무하던 경찰 리자 포브스는 사건 현장 증인 진술에서 죽은 노스롭 경찰관이 먼저 손을 들고 경찰이라는 것을 알렸으나 범인이 이를 무시하고 그냥 돌진하여 경찰을 죽였다고 증언하였다.)
법정에서 증인은 오직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선서한다. 법정에서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중언을 하면 위증죄가 성립된다.
그런데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경찰이 고의적으로 거짓 증언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보통사람이 시내에서 하루를 즐기기 위해 시청 지하실에 차를 남겨 놓고 나갔다가 집에 가기 위해 차의 시동을 걸었다. 그 순간 그것도 아무도 없는 심야에 험상궂게 생긴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나 접근한다면 누구나 겁에 질려 빠른 시간 내에 그 순간을 모면하려 할 것이다. 당연히 그가 잠복 중인 경찰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다른 사람이 아닌 나였고, 그래서 내가 살인범이라는 낙인이 찍혀 평생을 살인범으로 감옥에 억류된다고 상상해 보라.
법은 소수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한 제도이어야 한다.
살인범으로 누명을 뒤집어 쓴 회계사 우머에게 변호사 하산과 그의 동료 변호사 알렉산드라 헤인은 정의의 메신저였다.
법과 정의는 인권에 기반을 둔 인간의 삶을 보호하는 한에서만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2024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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