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감독하여 잘 알려진 킹비더가 1959년 만든 영화이다. 율브린너가 솔로몬왕을, 이탈리아의 배우 "지나롤로브리지다"가 시바 여왕을 연기하였다. 솔로몬왕은 성경의 등장인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시바여왕의 시바가 현대의 어느 장소인지는 또는 어떤 나라였는지에 대해서는 후대의 전승이 다양하게 전해지고 있다. 그 중,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설은 아라비아 반도 남서쪽 끝인 예멘 지역의 고대국가 시바왕국을 지배했던 여왕이라는 전설적인 이야기의 전승이다.(실제로 고대 시바지역의 메소포타미아 유적들은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같은 수준으로 오벨리스크와 석재빌딩 같은 다양한 구조물들이 현재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다). 시바의 여왕은 성경에서는 단역에 지나지 않는 것과는 달리 이슬람교의 경전 코란에는 여왕과 관련된 많은 스토리가 내려오고 있고, 에티오피아의 전설에도 동시에 나타난다. 그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대상 인물들이 동일하다는 것을 빼면 내용은 각각 달리 전달된다고 볼 수 있으며, 에티오피아에선 솔로몬왕과 시바여왕이 낳은 후손들이 오랫동안 왕조를 이어나갔다는 설이 회자되어 전승되어 왔다.
시바는 남부 예멘과 홍해 건너편 에티오피아를 다스리던 고대왕국의 이름이다. 그 당시 시바왕국은 홍해를 중심으로 한 무역국가였으며 3천 년 전 시바여왕의 이스라엘 방문은 무역활동을 위한 것으로 사주된다. 그 지역이 3천 년 후 세계뉴스의 하이라이트가 되어 무대에 등장하게 된다.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에게 테러 공격을 감행한 이후, 2023년 10월19일부터 이스라엘을 공격해 온 수많은 적들 중 후티 반군으로 알려진 예멘의 반군단체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고 홍해를 지나는 배를 공격하면서 집중 조명을 받게 된다. 과거에는 중동전문가나 외교정책 전쟁 전문가에만 알려져 있던 후티반군으로 알려진 예멘의 반군단체는, 그들은 과연 누구이며 거리상 1700킬로미터 떨어진 먼 곳에 있으면서 이스라엘을 증오하며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은 위대하다, 미국에게 죽음을, 이스라엘에게 죽음을, 유대인에게 저주를, 이슬람에게 승리를"
후티반군의 유명한 슬로건에 나타나는 것과 같이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는 종교적, 정치적 동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후티운동의 창시자는 후티운동 또는 스스로를 신의 조력자라고 부르는 후세인 알후티이며 명칭 또한 이 단체를 결성한 "후티"에서 따 왔다.
2004년, 후티 반군은 정부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켜 서서히 영토를 넓혀 2014년에는 수도 사나를 정복하게 된다. 현재 예멘은 후티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인구밀집지역 사나를 중심으로 한 북서부지역과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정부가 통제하는 동부의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후티반군은 시아파 무슬림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서방에 대항하는 저항세력의 축에 중심인 이란과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지하드 테러단체,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과 동맹,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후티반군은 대담한 행동으로 국제적인 악명과 명성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홍해 항로를 방해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를 결성하게 된다. 후티반군과 아랍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현 예멘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와 그 연루 세력들은 이스라엘의 동맹국이자 팔레스타인과의 전쟁에 연루된 국가일 뿐이다.
홍해는 구약성경에 의하면 모세가 바다를 가르는 기적을 일으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 땅에서 구출했던 곳으로서, 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를 나누는 좁은 해로이다. 또한 유럽의 지중해와 아시아의 홍해를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명분 하에서 방상선을 무차별로 공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홍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를 이용해 지중해와 유럽으로 가려는 수많은 배들이 어쩔 수 없이 뱃머리를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원류와 물류대란으로 이어져 세계경제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부품 없어 차 공장 멈추고, 신발, 옷, 가구배송지연 등 "물류 동맥경화 현상에 따른 피해 역시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당장 강력한 공습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후티반군일테지만, 시간이 경과될수록 더 아픈 쪽은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를 포함한 전세계 미국의 우방일 수도 있다. 세계적인 물류대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죽어가는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전쟁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홍해상의 위험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딜레마는 아직도 100여 명 이상의 인질로 잡혀 있는 이스라엘이 승리 없는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3천 년 전, 지혜의 왕 솔로몬이었다면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하였을까?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에드워드 핼릿카-
2024년 3월9일.
참고:이스라엘의 정보 당국에 의하면, 인질들은 Bobby trap(은폐 폭탄)된 지하굴에 갇혀 있으며 하마스 리더들의 방패막이로 이용되고 있어 설사 발견한다 해도 생명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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