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환절기,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환절기에 우리 몸은 추위에 대해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시험을 받는다. 건강한 사람은 별 문제가 없지만, 추위로 인해 힘들어 하는 사람은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과 더불어 추위로 인한 괴로움이 가중된다. 몸 전체가 추워서 움츠러들어서 괴롭고, 손발이 차가워서 괴롭고, 피부가 거칠고 트면서 손발에 드러난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특히 가을에 한파가 갑자기 들이닥치면 손발이 차가운 사람들은 이른 추위에 적응하기가 더욱 더 힘들어진다.
수족냉증(手足冷症)이란 다른 사람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인 데도 손이나 발이 차가워지고 시려서 일상생활이 크게 불편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그 증상은 추운 곳에 있을 때뿐만 아니라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이 시리듯 찬 경우가 많다. 심하면 단순하게 차가운 것을 떠나 고통스러우며 뼛속까지 차갑게 느껴지는데, 이는 건강에 심각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수족냉증이 병증에 이르면 손발이 차고 저리거나 고통스러우며 말단이 창백해지면서 파랗게 변하며 심하면 동상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 정도가 되면 잠을 잘 때도 다리가 차갑고 뼈가 시린 듯한 증상을 호소하며 잠을 제대로 자기 힘들어진다.
손발이 차가운 것에는 크게 2가지 요소가 있다. 하나는 추위를 이겨낼 정도의 충분한 체열을 생산하지 못하는 대사기능의 저하이고, 또 다른 하나는 체열이 말단까지 잘 전달이 되지 않는 것이다.
다양한 생리적, 병리적 요인을 찾을 수 있지만 크게 보면 ‘방해요소가 있는가’와 ‘힘이 부족한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대사기능을 방해하고 순환을 방해하는 요소를 노폐물이나 독소라고 표현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몸에 때가 껴서 온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상하수도관이 오래되면 점점 때가 껴서 흐름이 안 좋아지는 것과 같은 형상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수족냉증 치료의 첫 포인트는 말단의 순환을 방해하는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한방에서 단전이란 인체의 물질적 중심인 정(精)을 관리하는 곳이자, 기가 모이는 곳으로, 인체구조와 기능의 핵심처다. 최근에 스포츠학에서 논하는 코어운동의 중심과 그 맥이 통한다고 보면 된다. 단전이 정체되면 한방에서 논하는 수승화강(水昇火降:원활한 기운의 흐름, 정신과 마음 육체의 순환고리)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지 말단으로 기운이 전달되지 않는데, 특히 허리 아래쪽으로 기운이 순환되지 않는다.
아울러 기화(氣化:물질이 에너지화 되는) 작용이 활발하지 않아 힘을 쓰지 못하면서 손발에 힘이 없고 차가워지는 증상이 가중된다. 그러므로 한방의 수족냉증 치료 방법은 단전의 정체를 풀고 단련하며 수승화강을 이루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비주사말(脾主四末)’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소화기가 약한 경우 손발이 차가워질 수가 있고, 역으로 운동을 통해 손발을 많이 움직여주면 소화기도 좋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 우리 몸의 소화기와 호흡기의 점막이 원활하게 기능하지 못하면 양방 관점에서 말하는 부교감의 기능 저하와 정맥순환 장애를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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