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압록강 너머 북한 신의주 땅이 훤히 보이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중국은 이곳을 포함한 접경 지역 17곳에 라디오 방송용 무선국 설치 계획을 세웠습니다. 북한은 주파수 간섭이 우려되고 사전 조율도 없었다며 국제전기통신연합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유엔 산하 전문 기구에서 북중 양측의 마찰이 노출된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중국 위성을 통해 TV 송출을 해오던 북한이 갑자기 러시아 위성으로 갈아탄 시점과 맞물려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27일 북한의 정전 71주년 기념식엔 평양 주재 중국 대사만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과 관계에 이상기류는 없다면서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린젠 / 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 1일) : 수시로 북중관계에 문제가 있다거나, 중국과 러시아가 북중관계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식의 부실한 논조로 과장하고 있습니다.] 이후 압록강 홍수 때는 단둥에서 설치한 방벽 탓에 신의주 침수 피해가 컸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중국 대사가 수해 지역을 찾아가 구호 지원 의향을 밝혔지만, 북한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북러 밀착 속에 올해 상반기 중국의 대북 쌀 수출은 지난해의 10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지난 5월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 이후, 우리 정부와는 외교·경제·군사 분야까지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마오닝 / 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 23일) : 중국은 한국과 함께 양국 지도자의 중요한 합의를 이행하고 한중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지속하길 바랍니다.] 수교 32주년을 맞아 뚜렷해진 한중 관계 회복 신호는 올해 10월 수교 75주년을 앞둔 북한에 대한 우회적 불만 표시로 읽히기도 합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