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불안증후군(RLS)은 비염, 부비동염,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과 같이 현대인의 숙면을 방해하는 지독한 고질병 중 하나인데, 이름이 생소해서인지 그동안 사람들에게 잘 안 알려져 왔으나, 실제로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1672년 Willis가 이 증상을 처음 기술하였고, Karl Ekbom이 1945년에 임상적 실체를 보고하였다. 그래서 Willis-Ekbom disease로도 알려져 있으며, 주로 누워 있거나 움직이지 않을 때 다리가 불편하거나 불쾌하여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감각운동 신경질환이다. 다리에서 주로 발생하나, 팔과 다른 부분에서도 발생한다. 사지를 움직이면 불쾌한 감각이 잠시 사라지는데 특히 밤에 심하고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잠이 들기 어렵거나 중간에 잠에서 깨어 수면 장애를 초래하므로 일상생활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세계적으로는 약 5∼15% 정도로 보고되고 있고 노인에게서 자주 발생하며 여성에서 남성보다 더 많이 발생하나, 출산하지 않은 여성은 남성과 발생률이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불안증후군(RLS)의 증상은 주로 다리에 나타나지만, 종종 팔에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괴한 불편감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 질환이다. 환자에 따라서 증상에 대한 표현은 다양하지만 다리나 팔 깊은 곳에서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들고, 증상을 정확히 표현하기 힘들다고 한다.
흔한 표현들로는 '안절부절 못하다', '불편하다', '저리다', '시리다', '당긴다', '찌릿찌릿하다', '간지럽다', ' 주무르고 싶다', '움직이고 싶다', '화끈거린다' 등이 있다. 어쨌든 도저히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불쾌감이 느껴진다.
이렇게 도저히 정확히 표현할 수 없는 불쾌감이 발생하기 때문에 영어 질환명이 'Restless Legs Syndrome'으로, 즉, '쉬지 못하는 다리 증후군'이나 '괴로운 다리 증후군' 비슷한 뉘앙스의 이름으로 표현되고 있다.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팔을 포함한 어깨 등에도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하지불안증후군(RLS) 환자 중 48.7%가 팔에 불편감이 나타난다고 호소한다고 한다.
증상이 이렇게 다리뿐만 아니라 팔이나 몸통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연구에 따르면 3차 의료기관을 찾은 50%의 중등도 이상의 하지불안증후군(RLS) 환자들이 팔의 증상을 호소했다. 따라서 하지불안증후군(RLS)이라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는 문제제기에 따라 최근 International Restless Legs Syndrome Study Group(이하 IRLSSG)에서는 Willis-Ekbom disease라는 병명을 제시하였다. 성인에서 하지불안증후군(RLS)은 세계적으로 인종과 국가별로 차이를 보인다.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미국의 유병률 연구에 따르면 9.7%가 진단기준을 만족하였고, 한국에서 이루어진 역학연구에 따르면 7.5%가 진단 기준을 만족하고 1.48%는 중등도 이상의 RLS를 보였다. 유럽과 미국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역학연구에 따르면 RLS 환자의 37%가 중등도 이상의 증상(주 2회 이상의 빈도로 증상 발생)을 호소하여, 치료가 필요한 하지불안증후군(RLS) 환자들의 빈도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질환은 발생률에 비해 진단이 드물게 이루어지고 있다. 증상으로 인한 고통과 수면장애, 그로 인한 삶의 질의 악화, 정서적 문제와 정신질환 발생과의 연관, 기능과 업무의 장애, 심혈관질환 발생률의 증가, 높은 고혈압 발생빈도 등을 보여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원인
하지불안증후군(RLS)은 다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중추신경계, 즉 뇌의 문제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RLS의 원인이 되는 특정한 뇌 부위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RLS는 영상검사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뇌의 어느 부분이 변화한 것이 아닌, 기능적인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이렇게 RLS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이 질환의 발병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유전적 요인
하지불안증후군(RLS)은 가족력과 연관이 있으며,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2. 철분 결핍
철분은 뇌의 도파민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철분 결핍이 RLS를 유발할 수 있다. 어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몸 속에 저장되어 있는 철분의 양이 정상인에 비해서 부족하다. 게다가 철분이 부족해지면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심해지고, 철분을 보충하면 증상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 때문에 몸 속 저장 철분량 부족이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철분은 뇌 속에서 도파민이 만들어질 때 필요한데, 이 같은 철분이 부족하면 뇌 속에서 도파민이 만들어지는 활동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철분 부족이 도파민 부족으로 이어져 하지불안증후군을 유발한다고 본다. 이런 경우는 철분 보충제를 투여하면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3. 신경계의 문제(도파민 가설)
도파민 시스템의 이상이 하지불안증후군(RLS)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도파민은 신경세포들이 서로 간에 신호를 전달할 때 사용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이고 근육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파킨슨병의 경우 도파민을 생산하는 세포들이 파괴되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LS도 도파민 부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유형이 다르다. 즉 파킨슨병과 RLS는 전혀 별개의 질환으로 관련이 없다.
현재로서는 하지불안증후군(RLS) 환자가 도파민이 분명하게 부족한 상태에 있다는 구체적인 근거는 없다. 다만 도파민 농도가 뇌 부위에 따라 또 시간에 따라 달라지면서 RLS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4. 전신적인 염증
전신적인 염증이 하지불안증후군(RLS)을 유발한다는 가설도 있다. 몸에 염증이 생길 경우 간에서는 헵시딘이라는 물질이 생성된다. 이 물질은 철분을 원료로 만들어지는데 염증이 발생으로 철분을 많이 소모하게 되면 페리티고 같은 저장철이 부족해진다. 그러다 보니 뇌 속으로 전달되는 철분이 줄어들게 되고, 그 결과 철분 부족에 의해서 하지불안증후군이 생기게 된다는 가설이다. 그래서 항산화 작용, 항염증 작용을 하는 비타민C와 E 같은 물질들이 하지불안증후군 치료에 도움이 된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는 소염진통제도 마찬가지로 도움이 된다.
(다음 호에 계속)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