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쌀쌀해지는 겨울이 왔다.
캐나다의 올 겨울은 예년에 비해 따뜻할 것이라는 뉴스를 접하지만 캐나다에서 오래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래도 봄이 오기까지는 캐나다의 겨울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요즘 같이 춥고 건조해지는 날씨에 마른기침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 더구나 기침은 참고 싶어도 참아지지 않고, 아직은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사람들이 많은 공공장소에서 기침을 하게 되면 주변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되고, 잘 낫지도 않는 증상 때문에 발생하는 생활 속 불편함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실제로 병원이나 한의원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기침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이번 호 칼럼은 기침에 대해 같이 나눠 보고자 한다.
기침(Coughing)은 갑작스럽게 숨을 내뿜는 반사 행동이다. 어원은 동사 '깇다'(뱉어내다)에서 유래한다. 기침은 의도적으로(자발적으로) 또는 자연스럽게(본의 아니게) 할 수 있는데 기침의 기능은 우리 몸을 방어하는 중요한 보호작용의 하나로, 어떤 경로를 통해 유해 물질이나 이 물질들이 기도 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폐와 기도에 존재하는 분비물이나 해로운 물질들을 바깥으로 배출하여 기도를 깨끗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간혹 기침과 재채기를 혼용해 쓰는 경우가 있는데, 증상이 비슷할 뿐이지 실제로 이 둘은 전혀 다르다.
재채기는 코에서 목까지 이르는 부분에서 일어나는 이물질 등에 대한 반사작용이며, 기침은 목에서 폐에까지 이르는 부분에서 일어나는 작용을 주로 칭하는 것이다. 재채기와 달리 기침은 날씨가 추워지면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흔한 증상 중의 하나이며 감기 등 호흡기 계통의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이 중요한 원인이며, 기침을 하는 이유는 감기 후 예민해진 기도가 주 원인이다.
기침은 기간이 중요한데, 대부분 기간이1~2주 내에 호전되며 치료는 증상에 대한 치료면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보통 3주 이내라면 대부분 감기•기관지염 때문이라 큰 문제는 없다.
그런데 감기나 기관지염에 걸린 후라면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되기도 한다. 감기 바이러스 등에 기도가 감염되면 기도를 덮고 있는 상피세포에 염증이 생기고 파괴된다. 파괴된 상피세포가 재생이 되는 과정에서 기도는 예민해져 작은 자극(맵거나 뜨거운 국물, 바람 등)에도 기침이 날 수도 있다. 이를 ‘감염 후 기침’이라고 하는데, 보통 기침이 시작된 후 8주 정도까지 계속되다가 서서히 낫는다.
이러한 기침 증상에는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지만 기침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우면 기도 과민반응을 없애는 약을 처방한다. 그런데 기침을 일부러 세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당장은 시원하더라도 성대와 후두에 미세한 염증이 생겨 기침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기침이 장기간 계속되는 이른바 ‘만성기침’에 대해서는 기저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 및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므로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그래서 기침의 지속기간에 따라 3주 이내의 기침을 급성기침, 3주에서 8주 이내의 기침을 아급성기침, 8주 이상 지속하는 기침을 만성기침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만성기침은 일반적으로 외래에서 사용하는 기침 억제제에는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증상을 줄이기보다는 숨어 있는 원인질환을 찾아 제대로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만약 3주가 지나도 기침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기침의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성인에게 만성기침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상기도기침증후군, 천식, 호산구성기관지염, 위식도 역류, 감염 후 기침, 흡연에 의한 만성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유발성 기침 등이 있다. 이외에도 폐암 등 기타 폐질환, 심부전, 심인성 기침 등이 있지만 대부분 두 가지 이상의 원인들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보통 2주 미만의 급성기침은 흔히 감기라 부르는 상기도 감염이나 급성기관지염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대개 기침과 함께 콧물, 재채기, 인후통, 열, 몸살 등이 동반된다. 바이러스 감염이 주 원인이지만 이차적인 세균 감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감기에 따른 기침은 증상에 따라 진해제, 거담제 등을 복용하면 2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감기가 아닌 다른 질환을 의심하고 이를 감별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폐렴이다.
폐렴은 폐에 미생물이 침범해 생기는 염증으로 감염 후 보통 수일에서 일주일 이내에 폐와 전신에 걸쳐 나타나는데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 가장 흔하며 드물게는 진균(곰팡이)이나 기생충에 의한 폐렴도 있다. 대부분은 구강이나 비인두에 정착하여 집락을 이룬 병원균이 기도를 통해 폐에 침투하게 되어 발생하며, 결핵처럼 공기 중에 떠다니는 균이 호흡과 함께 폐로 침투하기도 한다.
증상은 기침과 함께 가래, 호흡곤란, 호흡 시 통증, 구역,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나며 두통이나 근육통 등 신체 전반에 걸친 통증도 나타날 수 있다.
폐렴에 걸리면 기침과 고름처럼 노란 화농성 가래가 나타나고, 대부분 38도 이상의 열이 난다. 폐렴이 폐를 둘러싸고 있는 늑막과 닿은 부분에 생기거나, 늑막염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가슴통증이 있을 수 있다. 통증은 숨을 들이마시거나 기침을 할 때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중증 폐렴이거나 늑막염으로 인해 늑막에 흉수가 차게 되면 호흡곤란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일부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나 비정형 폐렴은 가래보다는 발열, 마른 기침이 지속되기도 한다. 노인에게 폐렴이 생기면, 열이 없는 경우도 있다. 또한 기침, 가래와 같은 전형적인 호흡기 증상 대신 식욕 부진, 기력 저하, 넘어짐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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