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9일간 일정으로 플로리다를 다녀왔다. 친구들과 골프 여행 겸 Tampa 를 다녀왔는데 골프를 치는 틈틈이 Sunshine Sky Bridge 넘어 St. Petersburg 그리고 Sarasota 와 Clearwater Beach 등 플로리다의 관광지 등을 돌아보았다. Sarasota 에서 Blue Jays 의 Grapefruit League 개막전도 보고 왔다.
1월에는 처형들이 캘리포니아에 살아 방문하게 되었는데 예전에는 가면 항상 집에서 고스톱이나 치고 음식점에 가서 맛있는 것도 먹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때와는 달리 여러 곳 관광을 하고 싶다고 했다. 친구 정식이가 LA 근교와 샌디에고 등을 안내해주었고, 처형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와 페블비치, 카멜 등을 구경하였다.
팬데믹 전에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했고 작년 5월 시카고 누님댁에 며칠 동안 다녀왔다. 우리가 다녀온 곳은 주로 관광지거나 아니면 지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미국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미국의 크기와 저력이다.
지난번 친구 정식이를 만났을 때 그가 나에게 “캐나다는 고속도로가 레인도 몇 개 안되고 작더라” 하길래 은근히 자존심이 생겨 그렇지 않다고 Hwy 401 같은 경우는 6차선 정도 된다고 이야기 했다. 한쪽 길이 6차선이면 상당히 넓다고 생각했는데 LA 근교에서 며칠 그의 차를 타고 캘리포니아를 다니는데 그 동네는Highway가 한쪽길이 8차선이었고 어디를 가나 길이 무척 넓었다.
Tampa에서도 천지 사방으로 뚫려있는 Highway도 널찍널찍했지만 준 Highway 격인 Local 도로도 한쪽이 보통 4차선이나 3차선 가운데에 좌회전하는 길이 있으니 걸어서 길 한번 건너려면 한참을 걸어야 한다. 사실 온타리오에서는 토론토 밖에만 나가도 Hwy 7 이나 Hwy 2 등도 왕복 2차선인 경우가 많은데 그것에 비하면 엄청 넓은 거다.
게다가 내가 간 곳은 고층빌딩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땅이 무척 넓었다. 한번 나들이했다 하면 행선지가 보통 35마일, 50마일 이러니 움직이는데 시간이 많이 들었다. 다행히 길이 좋아 막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쇼핑을 가보면 물건도 무척 다양하고 물건의 재고도 상당히 많다. 미국에 가면 토론토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티셔츠 몇 장 정도 사 가지고 온다. 하루는 그곳에 많은 가게를 거느리고 있는 식품점에 갔다. 우리가 아침 일찍 가기도 했지만 과일을 진열했는데 이건 예술이었다. 사과며 오랜지며 줄을 딱딱 맞춰져 있는데 마치 북한군 열병식 하듯이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유튜브 만들어 선전해 주려고 사진을 찍자 메니져가 사진은 찍으면 안 된다나…안 찍으면 너네 손해지 뭐.
또 계산대에는 화면이 캐시어가 보는 화면이 있고 고객도 볼 수 있는 같은 크기의 화면이 보기 쉬운 자리에 놓여 있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 것이 분명하다. 차에 싣기 전에 영수증을 확인할 것이 아니라 계산을 하면서 확인하게 되니 얼마나 편리한 것인가. 확실히 캐나다보다 미국이 한발 앞서가는 것이다.
물론 미국도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흑백갈등, 은근히 깔보는 백인들의 우월주의 그리고 심한 빈부격차, 수없이 거론되는 대형 총기사고 등등. 하루는 우리도 골프를 치면서 가끔 마주치는 앞 조에게 “Hi” 했더니 대꾸도 없이 가버린 돼지 같은 놈도 있었다.
바구니 안의 사과가 모두 맛있고 좋은 것만은 아니듯이 미국도 100% 좋은 나라만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세계 모든 나라와 비교했을 때 분명 높은 점수를 받을 나라다. 한 나라 안에 같은 시기에 4계절이 있는 나라, 태평양, 대서양 그리고 북극해까지 끼고 있는 나라, 세계의 경찰로 많은 대륙에 군인을 파견한 나라, 그 미국의 저력을 나는 보았다.
좋고 저력이 있는 나라기는 하지만 나는 캐네디언으로 캐나다에서 살 거다. 세계 최강도 좋고, 저력도 좋지만 밤에도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고, 차 속에 물건이 있어도 주차하면서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낯선 곳에서도 별로 긴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캐나다가 내가 생을 마감할 곳이다. 미국은 가끔 놀러 가는 걸로 해야겠다.
나의 나라는 역시 캐나다. (202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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