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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기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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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골프공처럼 착륙하다

 

지난달 탬파로 여행 갔을 때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침 일찍 비행기를 탔으니 오전에 비행기가 착륙하게 되어 있었다. 나는 비행기를 타게 되면 창가에 앉아 내가 가게 되는 곳의 경치를 보는 것이 낙인데, 나의 자리는 통로라 그럴 수가 없었다. 비행기가 땅으로 내려갈 때 옆자리에 앉은 친구들의 얼굴 앞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비행기를 자주 타지는 않지만 좀 급하게 착륙하는 것 같았다. 속도도 각도도 좀 급하다 했는데 비행기 바퀴가 땅에 닿는 소리가 좀 거칠게 났고 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좀 심하게 난다고 생각했다. 어~어~어~어~

그런데 비행기가 착륙을 못하고 다시 창공을 박차고 올라갔다. 공중에 다 올라가자 기장의 멘트가 나왔고 비행기는 공중을 한바퀴 선회하고 12분 후 다시 착륙했다. 두 번째 착륙할 때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내려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행기가 제대로 착륙하자 앞자리의 몇 명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짐 찾으러 가면서 몇몇 놀란 승객들과 대화를 해보니 자기들도 이런 일은 처음이란다. 물론 우리 일행들도 이런 일은 처음이고 그날 비행기 안은 꽉 차 있던데 한 이삼백 명의 목숨이 기장의 실수로 위험에 빠졌다가 또 기장의 기지로 다시 살아난 것이다. 만약에 그때 기장이 착륙을 강행하다 제어장치가 파열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하마터면 큰 위험에 처했을 수도 있었겠다. 생각만해도 식은 땀이 흘렀다.

요즈음은 비행기 사고가 그리 자주 들리지는 않는다. 내가 비행기를 거의 안타던 70년대에는 사고가 더 났던 것 같은데 지금은 비행기가 주요 운송수단이 되면서 그리 많은 사고가 나는 건 아닌 것 같다. 몇 십 년 전에는 아무래도 현대 과학이 아직 덜 발달되었기에 비행기에 결함이 더욱 많았지 않았을까?

70년대나 80년대에는 날씨가 추운 날에는 여기저기 움직이지 못하는 차가 많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날씨가 많이 따뜻해지기도 했지만 길거리에 고장난 차를 보기 힘들다. 차는 그때보다 훨씬 많아졌는데 고장난 차는 훨씬 적으니 그것은 그만큼 차를 그때보다 훨씬 잘 만드는 거다. 비행기도 예전보다 훨씬 잘 만드니 고장이 적고 사고가 덜 날수 밖에.

지금은 비행기가 기장이 없어도 운행을 할 정도고 많은 안전장치가 2중, 3중으로 설치되어있기에 그만큼 사고를 줄일 거다. 하지만 100% 모든 것을 기계에만 맡길 수 없고 어떨 때는 사람이 해야만 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사람도 기계도 실수할 수 있다.

비행기 사고로 죽을 확률은 1100백만 분의 1일라고 하니 아마도 가장 안전한 운송수단이 아닐까 한다. 한번 사고가 나면 많은 인명이 희생되니 신문에 방송에 도배가 되니까 사고 숫자에 비해서 더욱 사람들에게 공포증을 주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가다 산맥들을 넘어갈 때는 Turbulence 를 만나 흔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 때는 그 시간이 장시간 이어질 때가 있다. 공포의 시간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저 눈감고 더욱 절실히 그분을 찾는 수밖에. 지난번 에드먼튼 가는 길에 만난 Turbulence 는 상당히 긴 공포를 나에게 주었다.

비행기 사고는 이륙 후 3분, 착륙 후 8분에 가장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마의 11분이라고 한다나? 우리도 거의 사고에 근접했다 무사히 착륙한 경우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아 잘 다녀왔다’고 회상하면서 여행을 복기하게 되는데 그 부분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그래도 친구들과 잘 다녀왔고 많은 추억을 쌓았고 몇 편의 동영상을 만들었다.

다시는 절대로 비행기가 골프공처럼 착륙하면 안된다. (20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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