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니 성인병으로 고생이 많다. 약을 먹어야 하는데 한참 다니다가 내가 약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헷갈린다. 그러다 아내에게 물어본다. “나 약 먹는 것 봤어?” “못 봤어요” 그 사람이 못 봤다고 안 먹은 것은 아니다. 안보는 데서 먹었을 수가 있으니까. 그래서 요일대로 약을 담아놓고 먹는 작은 통을 사왔다. 통을 보면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알게 되니 그 걱정은 줄었다.
성인병을 다루려면 꾸준히 식단을 관리해야 하고 운동을 해야 한다. 식단관리도 운동도 계속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식단관리를 한다고 아침에 밥 대신 오트밀도 먹었고, 채소와 과일만으로도 먹어보았다. 어느 정도 하다가는 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한다. 휴가기간에는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왔으니 다시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먹을 것이 가장 많은 캐나다에서 식단을 관리한다는 것은 물이 많은 해변가에 살면서 위험하다고 물을 멀리 한다거나 또는 록키산맥 근처에 살면서 산에는 위험한 짐승이 많으니 오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같다. 냉장고 열어보면 천지가 먹을 것, 지금 먹지 않으면 날짜가 지나버릴 것이 얼마나 많은가.
골프치고 오면서 아내가 “우리 칼국수 한그릇 먹고 들어갈래요?” 하면 어찌 거역할 수 있으랴. 하얀 밀가루, 하얀 설탕, 하얀 쌀 등을 멀리하라고 했는데 눈앞에 아른거리는 그 뽀얀 국물을 마다하지 못한다. 그래도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니 덜 먹고, 가려 먹기는 한다. 주치의가 나에게 주의를 준 정도는 아니지만.
그리고 운동. 여름에는 아내와 같이 골프 치는 날이 많은데 나는 주로 운동 삼아 걷는다. 아내는 힘들다고 카트를 타면서 골프를 치니 큰 효과는 없다. 골프 쳐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골프는 별로 운동이 안 된다. 카트를 끌며 걸어야 그나마 운동이 되는데 그걸 하지 않으니 운동부족이 된다.
동네를 한 바퀴 걷기도 하는데 우리의 코스가 약 4.5Km, 약 6000보 정도가 된다. 한번 걷기 시작하면 매일 걷다가 어떤 계기로 한번 쉬면 그때부터 또 안 걷기 시작한다. 꾸준히 열심히 일부러 해야 하는데 세상을 살다 보면 꼭 운동에만 전념을 못할 때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운동량이 들쑥날쑥 하고 우리 건강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
무슨 운동이든 내가 좋아하는걸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 골프나 스키처럼 하면서 재미를 붙이면 되는데 재미있는 운동은 주로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그런 건 매일 하기가 힘들다. 또한 온 하루를 다 보내야 할 때가 많다. 자주 할 수 있고 재미도 있고 돈도 덜 드는 운동이 없을까? 한번 둘러보자~~.
한인회관에 가보니 포스터가 한 장 붙어있다. 3월에 라인댄스 경연대회를 한다는데 1등 상금이 무려 천불($1000)이란다. 흠! 구미는 당기는데 쟁쟁한 사람들 많은데 내가 될리는 없지만 운동으로써는 그만일 것 같다. 우선 재미있으며 땀을 흘릴 수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 스포츠댄스 잠깐 배울 때 가끔 남는 시간에 라인댄스를 한 적이 있다. 같은 동작을 계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몸이 리듬만 잘 맞추면 쉽게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빠른 스텝을 밟아야 하기 때문에 운동량도 상당하다. 한 시간만 하면 한 시간 걸은 것만큼의 운동량이 된다고 본다.
그래서 라인댄스반에 등록을 했다. 매주 수요일 가야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빠지는 날이 더 많구나. 열심히 해서 몸에 리듬감도 익히고 건강도 챙기고 내년에는 천불에 도전해 봐야겠는데 과연 그때까지 꾸준히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라인댄스가 차차면 차차라인댄스, 자이브면 자이브라인댄스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각 노래마다 스탭이 다른 것이다. 수없이 많은 노래에 스탭이 다 다르니 이제부터 또 머리 싸매고 스탭 외우고 몸으로 익힐 일이다.
라인댄스로 건강도 되찾고, 날렵한 몸도 만들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기꺼이 열심히 노력하겠다. 얼마나 오래 할지는 모르지만… (2022.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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