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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기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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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된 독

 

지난 한 달간 진행된 월드컵이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Messi는 그 경기에서 두 골과 하나의 어시스트로 승리를 이끌어 골든부츠(최우수선수)를 받았고, 프랑스의 음바페는 헷트릭으로 펄펄 날았지만 골든볼(최다득점)로 만족해야 했다. 아마도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 결승전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결승전이 열린 날 스키를 타러 블루마운틴을 갔는데 슬로프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샬레에 들어갔다. 커피와 셀러드를 사들고 자리에 앉으니 TV에서 월드컵 결승전이 중계되고 있었다. 아르헨티나가 2대 0으로 이기고 있었고 경기 내용은 아르헨티나의 주도 아래 진행되고 있었다. 후반전부터 분발한 프랑스, 결국 연장전까지 가서 3대3으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가 승리를 거둔다.

며칠 전 아내와 영화를 보러 갔다. Whitney Houston의 스토리를 그린 ‘I wanna dance with somebody’. 그녀는 젊은 나이에 크게 성공을 한다. 갑자기 큰돈을 버니 으리으리한 집에 주체할 수 없는 엄청난 재물을 소유한다. 그러자 마약에 손을 대게 되고 결국 그 마약중독으로 인해 50도 안된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그녀의 어린 딸 또한 마약으로 죽었다고 한다.

우리는 위와 같은 예를 수도 없이 보아왔다. 무언가 시작했을 때 처음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재물과 행운들, 아직 나는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주체를 못하게 된다. 그리고 거의 모든 사람들은 그 재물과 행운이 계속되는 줄로 착각을 한다. 곧 다가올 추위를 알았다면 대비하고 주의를 기울였을 텐데, 추위가 다가올 때는 당황하게 되고 어떨 때는 넘어지게 된다.

내가 결혼하고 처음 가게를 시작했을 때는 장사가 잘되니까 마냥 그럴 줄 알았다. 앞으로 다가올 찬바람을 대비해 집이라도 한두 채 사 놓았으면 좋으련만, 항상 돈이 벌리는 줄 알았고, 그 돈벌이가 조금씩 어려움을 겪게 되자 살길을 찾기에 이르렀고, 이것저것 하다가 어찌 어찌하여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첫 게임을 크게 이기면 어느 정도의 자만심이 선수들의 마음속에 심어지게 되고, 다음 게임을 또 쉽게 이기면 더욱 자만심이 커지게 된다. 그리고 그 팀을 맞이하게 되는 팀은 더욱 철저히 준비하고 나와, 그 팀에게 패배를 안겨주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월드컵이 시작되자 마자 모든 축구팬들은 경악했다. 강력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가 첫 게임을 32팀 중 가장 약체라고 평가받던 사우디아라비아에 2:1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어쩌면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고 언론들은 호들갑을 떨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은 두 경기는 동구의 강호 폴란드와 북미의 강호 멕시코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우디에게 당한 패배를 교훈으로 삼아 폴란드와 멕시코를 각각 2대0으로 완파를 하고 조 1위로 16강에 오른다.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게 진땀 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매 경기에서 메시는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팀을 결승까지 견인해 갔다. 아르헨티나의 우승 뒤에는 첫 경기에서 패배한 독이 약으로 변해 우승컵을 차지하게 되었다.

맞다, 독이 약이 된 것이다. 만약에 첫 판에 사우디를 크게 이기고 나머지도 그렇게 이겼다면 우승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올 1월이 영 춥기만 하다. 밖의 온도는 그리 춥지 않은데 나의 체감온도는 영 춥다. 그래 이 독이 약이 되어 내가 올 한해 또 버티게 해줄 힘이 되었으며 한다.

축구황제 Pele의 명복을 빌며 새 축구황제 Messi에게 축하를 보낸다.

(2023년 1월 9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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