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이도스라는 작은 섬, 캐리브해의 지도를 펼쳐 놓고 보니 지구 적도에 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깝다는 인구 28만의 열대 섬나라 Barbados! 토론토에서 6시간 비행기로 날아가면 바베이도스 섬에 닿는다.
비행기가 착륙하니 West jet 천정 중간과 창문 양쪽에서 소나기처럼 쫘악! 하고 차가운 수증기가 품어 나온다. “카리브해의 작은 영국” 이라고 불리며 토론토보다 해가 1시간 일찍 뜨고 1시간 일찍 진다.
오랫동안 영국 식민지였다가 1966년 년도에 독립한 작은 섬나라. 영국의 백인들은 다 떠나고 원주민인 흑인들만 남아서 살아가는 검은 섬나라. 흙은 검은 색으로 기름졌지만 40도를 넘나드는 뜨거움에 어떤 채소도 살아남을 수가 없다. 아름답다고 하기엔 너무 뜨거운 섬나라.
바베이도스! 모든 자동차는 오른쪽에 운전대가 있고 우측통행이다. 거리 형편이 한국의 50년대를 연상시킨다. 이 작은 바베이도스섬 둘레로 호텔들이 둘러싸여 있고, 잘 훈련된 흑인들이 일하고 산다. 흑인 종업원들은 호텔에서 일하는 것이 천국에서 사는 것이라고 하며, 이런 호텔에서 일하는 것이 바베이도스 섬에서 사는 사람들의 선망이며 꿈이라고 했다.
영국과는 8시간 비행이어서 주로 영국 사람들이 휴가차 많이 와 있었고, 동양인으로는 오직 우리 가족들뿐이었다. 날씨는 6월부터 9월까지는 너무 더워서 휴가 하기에는 좋지 않고, 4월부터 6월까지가 좋다고 하였다. 미화 100불이면 바베이도스 돈 200 불이다.
멕시코 캔쿤 갔을 때도 그랬다. 땅바닥에서 짐승처럼 살아가는 그들을 보았다. 바하마 크루스 갔을 때도 그랬다. 일해서 살아가야 하는데 일거리가 없어서 나무그늘 밑에 앉아 하염없이 뜨거운 바람에 몸을 맡기는 그들.
어떻게 무슨 일을 해서 살아가야 하나? 살아가야 하는 그 일, 오직 그 생각만 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을 게으르다고 나무랄 것인가? 내가 그 상황에 처해 있었다면 더 게을렀을 것이다.
태양은 뜨겁고 바람은 더워서 숨쉬기도 어려운 바베이도스 섬. 한국이나 캐나다의 삼복더위는 비교 불가다.
우린 터틀 비치 호텔에 머물렀다. 호텔 해변가에서 싸구려 악세사리를 팔고, 머리도 따주는 흑인여자 쟈니스(37세, Janice)를 알게 되었다. 남매를 두었는데, 딸은 16세로 간호원이 꿈이라 하고, 아들은 14세 은행 매니저가 꿈이라고 한다. 흑인인 남편은 바람이 나서 다른 흑인 여자와 산다고 했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던데 차라리 몰랐더라면... 쟈니스야! 쟈니스야!
열기에 익숙해진 꽃들은 색깔이 선명하고 아름답게 피어나건만, 그들에겐 먹을 것이 없어 걱정이고 눈만 뜨면 두 아이 뒷바라지를 어떻게 하나 살아갈 일이 걱정이란다. 해풍에 시달리는 야자수 잎처럼 쟈니스는 인생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달이 지구에 가까이 오는가 보다. 파도가 모래를 육지 쪽으로 밀어 부치며 어제 보다 더 세게 육지 가까이로 밀려온다. 울어 버렸다. 가슴이 싸아 하며 아파왔다.
밀려오는 파도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앉아있는 쟈니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이거나 좀 사줘, 색 바랜 비치 가운과 쓸데없는 액세서리만 몇 개 샀다. 웃고 갔다가 울고 온 여행, 가슴만 아프지 쟈니스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건 없다. 예수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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