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미국 대선은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다. 미국이 오랫동안 해오던 국제경찰의 역할이 미국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지난 트럼프 정권 이후로 약화되면서 바이든 정권에서도 미국의 영향력은 계속 줄어들었고, 이번 대선으로 국제적으로 다루기 귀찮거나 민감한 환경, 인권, 정의 등과는 한층 더 거리가 멀어질 것이 예상된다.
독재가 아닌 자유민주적인 어떤 특정 국가나 특정기구가 세계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강한 경찰역할을 해줄 수 있어야 세계가 나름 평화롭게 지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몇몇 힘이 강한 나라나 단체가 자국 이익이나 자기 단체의 이익에 따라 분쟁과 전쟁을 쉽게 일으킬 수 있게 되고 서로 연대하면서 힘이 약한 국가나 단체들은 그들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는 약육강식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가 주장한 대로 더 강력한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운다면 세계의 경찰이 아닌 깡패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이런 기조는 앞으로 국제정치와 국제무역질서가 짙은 안개 속에 갇히게 되어 대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정의는 항상 승리한다”라는 말은 앞으로 “힘있는 자가 승리한다”는 말로 바뀌게 될 것이다.
각국들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면서 다자간 무역협정들을 재협상 또는 탈퇴하거나 하면서 자국이 이익을 위해 상대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등의 조치를 남발하게 될 것이고, 무역전쟁의 발발로 국제무역의 규범과 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궁극적으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여 살기 힘든 세상을 만들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도 국가의 경제적 부담으로 간주하여 파리 기후협정에서 미국을 탈퇴시키면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나몰라라 하는 정책을 가져가기도 했었던 전력을 보면, 자칫 다른 국가들도 이 같은 행동을 하도록 부추겨 다 함께 기후와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신경 쓰지 않아 공멸로 가는 길로 내모는 일이 될 수 있기에 최근 지구촌에 일어났던 여러 이상기후를 생각하면 상당한 우려가 된다.
외교적인 문제에서도 우려가 되는 것은 기존의 동맹관계가 약화되거나 파괴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NATO같은 전통적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이익과는 상관없이 각국의 정치, 경제적인 상황을 무시하고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만들면서 기존 동맹체계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이는 궁극적으로 각국들이 자국의 안보와 외교정책을 독자적으로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면서 동맹들에게도 무역전쟁을 암시하거나 안보를 핑계로 이익을 갈취하는 형태가 동맹관계를 약화시키고 와해하게도 되는 등 부정적인 환경을 조성하였다.
우크라이나는 결국 러시아에게 땅의 일부를 내주는 결과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아프리카와 남미는 더 많은 분쟁과 내전이 발발하게 될 것이 전망되며, 중동은 수니파 연합과 시아파 연합으로 완전히 갈려 테러와 전쟁으로 불안정한 유가를 촉발시켜 세계 경제가 혼란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의 경우 레바논과 가자 지역에서 전쟁은 속히 마무리되겠지만 미국에 딱 달라붙어 중동국가들 사이에서 옥체 보전을 하는 것에 온 힘을 쏟게 될 것이며,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시아는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면서 어느 쪽을 따를 것이냐를 두고 내분이 발생하여 결국 강대국에게 먹히는 예전의 식민시대가 도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의 구도는 미국연합,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 이분된 중동을 중심으로 이권과 이익에 따라 서로 물고 물리는 세력싸움이 벌어질 것인데, 종교로 인한 전쟁도 그 중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의 중국이 다시 과거 위진 남북조시대의 5호 16국으로 돌아간다는 것과 같은 상황인 것이다. 얼마나 혼돈스러운 세상일 될까?
결국 지나친 자국 우선주의가 전세계의 트렌드로 자리하게 될 것이고 자국의 이해와 상충되지 않으면 분쟁이나 전쟁을 불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결국 힘이 있고 가진 자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우리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나누는 것은 줄어들고 나만이 가지려는 성향은 더 커질 것이다. 결국 빈익빈 부익부로 가는 특급열차를 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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