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훈 칼럼
이상적인 콘도/아파트 형태가 되려면 직선/병풍형 콘도/아파트에서 중심형 콘도/아파트로 바뀌어야 한다. 중심형이란 형태적인 면에서 평면에 중심 공간이 있고, 지붕에 하나의 정점을 갖고 있으며, 원형이나 정사각형 평면 형태를 이루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원형이 제일 좋은 에너지를 품을 수 있지만 공사비나 설계에 어려움이 많아 실질적으로는 각 세대별 구획이 용이한 정사각형의 모양으로 대치될 수 있다. 이것을 산에 비교하면, 주인 격이면서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면 강체의 산으로서 생기가 가장 많이 모이는 등고선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콘도/아파트는 자연에 동화되는 듯 닮아 있는 것이다. 나무는 구조적으로 뿌리, 줄기, 가지, 나뭇잎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즉 뿌리는 나무를 지면에서 받쳐 주고, 줄기는 힘차게 솟아오르고, 가지는 줄기로부터 여러 개의 작은 형태로 변화하며, 나뭇잎은 가지를 위에서 덮고 있다. 나무는 수직적으로 4단계의 변화를 거쳐 아름다운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산의 명당도 4단계를 거친다. 주산(主山), 내룡(來龍), 입수(入首), 혈판(穴板) 등의 4단계는 하나의 완성된 혈을 이루는 기본적인 변화과정이다.
세계적인 건축물로 꼽히는 파르테논 신전의 외부 형태는 기단, 기둥, 처마벽, 지붕의 4단계로 구성되어 있고 전통적인 한옥의 구조 또한 기단, 기둥, 처마벽, 지붕의 4단계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건축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4단계의 변화와 형태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콘도/아파트도 이러한 4단계로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아파트의 모습은 근대건축의 아버지, 현대건축의 거장이라 불리는 프랑스의 유명한 건축가였던 르꼬르뷔지에의 영향이 매우 컸다. 이유는 건축물에 철근과 콘크리트를 처음 도입한 건축가로 고층건물의 건축을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인데, 그의 작품에서 바로 지금 우리가 말하는 아파트의 모습이 나온다. 바로 프랑스 남부의 마르세유에 건축한 ‘유니테 다비타시옹’이라는 12층짜리 최초의 아파트이자, 주상복합 건물이다. 그 당시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부서진 건물들과 주택들을 걷어내고 빠르게 건축물들을 대량생산이 필요했던 시기였기에 전통적인 방법과 재료로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시멘트와 철근을 써서 공기를 빠르게 하여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건축가로서 철근콘크리트로 지은 아파트의 시초인 것이다. 건축공기를 줄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많은 장점들이 있었지만 후에 여러 고려해야 할 문제점도 생겨났다.
그 문제 중에 하나는 많은 아파트들이 건축비용을 고려하여 대부분 저층부터 꼭대기까지 동일한 크기의 벽체를 수직으로 올리는 경우가 많아 산, 또는 나무의 모습인 자연적인 균형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는 매우 불안한 형태로 획일적인 아파트를 만들게 된 점이었다.
콘도/아파트 건물을 안정적인 4단계로 구성하기 위해서는 기단, 기둥(벽면), 처마벽, 지붕 등 형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기단이란 건물 주변 바닥을 석재를 이용, 단이나 계단을 돌려 놓는 것을 말한다. 기단을 나무에 비교하면, 지면 위로 돌출 되어 나온 뿌리 부분에 해당된다. 기둥과 벽면은 건물을 수직적으로 받들고 있는 외형상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나무에 있어서는 큰 줄기에 해당된다. 처마벽은 기둥 상부에서 기둥과 기둥을 서로 연결하며 지붕을 받쳐 주는 역할을 하는데, 수평선을 이루고 있으면서 수직선의 기둥과 지붕의 중간에서 힘의 완충 작용을 한다. 나무에 있어서는 가지에 해당 된다. 지붕은 콘도/아파트의 제일 높은 공간에 위치, 콘도/아파트의 기운을 통일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지붕의 형태가 콘도/아파트의 대표적인 기운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이상적인 아파트의 지붕 형태는 ①생기가 모이는 형태, ②주변 산이나 지형의 모양과 어울림, ③전통적인 사상 또는 랜드마크적인 상징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사람과 비교하면 얼굴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곧 지붕이다. 콘도/아파트를 생명력 있는 건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콘도/아파트 평면 크기와 형태에 비례하는 규모의 지붕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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