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는 콘도(콘도미니엄)이라는 용어를 쓰기 전에는 아파트라는 용어로 쓰였지만 지금은 콘도와 아파트로 구분해 쓰고 있다. 콘도는 개개인이 소유를 하고 있는 유닛이 모여 건물을 이룬 것이고, 아파트는 어떠한 기업이나 몇몇 개인이 유닛 전체를 가지고 렌트를 주는 형태로 말이다. 토론토시의 인구 집중, 높은 지가(地價), 편리한 내부 시설, 관리의 편리성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지금의 콘도라는 주거시설이 만들어졌고 이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다 보니 심지어 외곽지역까지 콘도가 지어지고 있다.
공간에서 발생하는 기운은 그곳에 사는 인간에게 정신적 •육체적 영향을 미친다. 콘도나 아파트 공간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콘도/아파트의 공간이 인간적인 분위기를 충분하게 제공하고 있는지 엄밀하게 분석되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보다 인간적인 공간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서구의 공간 개념은 가치 추구를 물질적•육체적인 측면에서만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간이 영혼을 갖고 있는 숭고한 생명체이듯, 인간에게 생명을 주는 아파트도 혼을 갖고 있는 거대한 생명체인지라, 집은 사람의 기를 만나 생명을 갖게 되고, 사람은 집의 기운을 통해 생명을 얻는다. 따라서 생명력이 없는 공간에서는 인간성도 점차 상실하게 된다.
현대 건축의 3 가지 중요한 기준은 첫째, 공간의 기능성, 둘째, 구조의 안정성, 셋째, 형태적 아름다움이다. 콘도/아파트 내부 공간은 기능적인 면에서는 많은 성과를 얻었으며 구조적 안정성 문제에 대해서는 부실공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건축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전한 건물을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아름다운 집, 도시에 맞는 집을 짓고 싶어한다. 그러나 집이 이렇듯 기능성과 안정성, 아름다움만 갖추면 완벽한 집이 될 수 있을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콘도나 아파트는 과연 이러한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일까?
일단,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토론토의 콘도/아파트를 한번 살펴보자. 대부분의 콘도는 빌더들이 더 많은 이익을 만들기 위해서 단위 세대의 내적인 기능을 향상하며,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채워 넣기 위한 이른바 ‘닭장 식’ 콘도가 주를 이뤘다. 물론 예전과 비교해서 지금은 미학적인 측면에 따라서 요즘 짓는 콘도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복합적인 형상을 이뤄 지어지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전의 아파트 식의 공간의 형태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자연과의 조화 측면은 거의 고려되지 않고 지어졌다고 본다.
한국사람들이 지나치게 남향 집을 선호하다 보니 한국의 경우에는 아파트를 남향으로 지은 경우들이 많았다. 물론 예로부터 남향 집에 살려면 3대가 적선해야 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남향 집은 다른 집보다 가장 길한 집이라고 믿어 왔으니 말이다. 실제로도 남향 집이 햇빛을 가장 오래 받는 좋은 집이기는 하지만 모든 집이 다 남향일 수는 없는 것이다. 더욱이 수십 세대가 함께 사는 집인 경우, 모두 남향집을 이룰 수는 없다. 이곳 토론토 또한 중국과 한국사람들의 영향으로 남향을 선호하게 되고 대부분의 콘도들은 남향이 프리미엄으로 더 높은 가격을 받고 팔렸고 지금도 남향 프리미엄이 있다.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20년 전만해도 한국의 경우 남향 선호 때문에 대부분의 아파트는 직선형이 되고, 마치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형태로 지어졌다. 아파트 한 세대의 평면 형태는 거의 정사각형으로 되어 있어 전면 길이와 깊이가 거의 1:1의 비율을 이루고 있었기에 대부분의 아파트는 한 층에 10세대 정도를 직선으로 연결한 구조를 갖고 있어, 아파트 전체 평면형태는 가로와 세로 비율이 1:10의 장방형을 이루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아파트 평면은 복도식과 계단식 평면이 일반적이었다. 전용면적 30평형 내외의 아파트 한 세대 평면 길이는 가로 12미터, 세로 12미터이다. 아파트 한 동의 크기는 한 층 10세대인 경우 평면의 폭이 12미터, 길이 120미터이며, 높이 30층 내외인 경우 약 80미터로 지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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