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까지 영화 ‘파묘’ 속에 나오는 풍수와 관련된 진실과 허구적인 부분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런데 그 칼럼을 접한 지인들 몇분들로부터 궁금한 것이 있다면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궁금하다는 것의 범위가 넓어 단순하게 수맥이나 풍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분야와 심지어 종교적인 범위를 넘나들게 되었지만 필자가 아는 범위에서 답하고 논했던 것들을 조금 모아 보았다.
“조상의 묘를 쓰는 것과 후손들이 조상을 기리는 것은 영혼이 있기에 가능한 것일 텐데, 과연 영혼은 있다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진 지인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분이었다. 너무 훅 들어오는 급작스러운 질문에 성직자도 아닌 필자는 좀 당황할 수밖에 없었지만 늘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종교적인 믿음이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답을 했었다.
과학이 상당하게 발달된 지금까지 인간을 포함한 여러 동식물, 곤충 등을 해부도 하고 치료도 해왔지만 그 몸속 어디에서도 영혼을 관장하는 기관이 무엇이고, 어떻게 영혼과 육체가 얽혀 있는지 찾지 못하였다. 그렇다고 영혼이 없는 것일까?
크리스천인 필자에게는 종교적인 믿음으로서도 당연히 영혼은 존재한다. 성경에서 분명히 말하고 있다. 창세기에 “여호와 하느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라고 말이다. 생령이라는 것은 육체와 영혼이 결합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죽음은 이 둘이 반대로 분리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육체는 썩어서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으로 믿고 있다.
분명 성경적인 관점에서는 영혼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이다. 기독교뿐 아니라 세상에 있는 모든 종교들이 하나같이 영혼은 존재하다고 믿고 가르치기에 그 종교들 역시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의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영혼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균이나 미생물도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듯이 영혼이라는 세계도 특별한 도구인 성경이나 코란 같은 성서 등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영혼의 과학적 증명과 증거는 없는 상태이다. 영혼이라는 것은 물질이 아닌 정신적인 개념이기에 관찰이나 물리적인 실험으로 확인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고, 현재 추론해 볼 수 있는 것은 3차원이 아닌 다른 차원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현재의 과학으로는 접근조차 불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차원, 2차원, 그리고 지금 사람이 지각하고 살고있는 3차원 공간을 바탕으로 4차원을 추론해 내는 정도 가능한 것이지, 사실 4차원 이상의 다차원 세계란 인간이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이기에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필자가 예전부터 종종쓰는 말이 있다. “상상은 경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 이 말은 사람이 상상하는 것은 경험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다는 것으로 심지어 꿈속에 나오는 모든 일들도 자신의 경험에서 발현되는 것이지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는 상상 자체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영혼이 있을 거라는 간접적인 증거나 의심, 추론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에 영혼의 존재 가능성을 높다고 볼 수밖에 없다. 죽음 직전에 여러 체험을 하는 것과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 현세에서 재현되거나 텔레파시의 존재, 영아기의 기억 등 수많은 것들이 단순히 뇌 활동으로 설명되기에는 어렵고 괴리가 있기 때문에 영혼의 존재에 대하여 확신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학이란 경험적인 증거가 없는 영혼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는 것임에 반하여 종교는 영혼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영혼이 있다는 가정 하에서 종교들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글을 쓰다보니 자칫 논쟁이 많을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종종 종교라든지 많은 논쟁거리가 생길 수 있는 주제나 내용으로 글을 쓸 때마다, 필자의 대학동문이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그리스 로마 신화’, ‘진짜 싸울 수 있는 거북선’ 등으로 유명한 미술가이자 역사학자로 평가되고 있는 한호림 선배께서 “사람들의 생각과 믿음이 하도 다양하다 보니 감당하기 어려운 주제와 내용이라 고생 좀 하겠는 걸”하면서 종종 연락을 주시고 조언해 주셨던 일들이 문득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지인들과 독자들로부터 궁금하다며 던진 질문들에 대하여 당분간 써나가려 한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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