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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억 칼럼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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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하는 사람들


1858년 찰스 다윈이 발표한 진화론은 세상을 놀라게 했다. 모든 생물은 적자생존의 과정을 통해 번성해 왔다는 것이 그의 진화론의 핵심이고 보니, 당시 보수주의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이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을까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다윈이 주장한 적자생존(The survival of the fittest)의 원리는 진리였다. 동물의 세계든, 인간 세계든 강자는 약자를 정복하며 그 위에 군림해 왔고, 약자는 강자 밑에서 고통당하며 신음하다 자취를 감춘 사실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류는 생존을 위한 투쟁 속에서 살아왔다. 한 통계에 의하면 지난 3,100년 동안 지구상에 전행이 없었던 기간은 300년이 채 안 된다고 한다. 기록되지 않은 작은 분열과 다툼까지 고려한다면 이 땅 위에 평화만이 지속된 시기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인류의 역사를 뒤돌아 볼 때 수많은 전쟁들이 일어났고, 그때 마다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면서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형성되며 국가와 사회의 운명이 결정되었고, 그 결과로 세계역사의 흐름과 방향도 달라졌다. 

 

인간이 체험한 크고 작은 수많은 전쟁들 중 인류의 사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전투는 언제 어디서 벌어졌을까? 그 전쟁은 2천여 년 전, 예루살렘 동편에 위치한 겟세마네 동산에서 일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기록이 어디 있냐고 의아할 지 모른다. 역사 교과서나 백과사전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나오기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난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치열했던 싸움은 겟세마네 동산의 전투였다고 믿는다.
이 전투의 총사령관은 나사렛의 가난한 농부 출신인 예수라는 젊은이였다. 그는 군인도 아니었고 군사학을 공부하지도 않았다. 그 전투에서 그를 뒤따른 병사는 한 명도 없었다. 특사 훈련시킨 12명의 결사대가 있기는 했지만 1명은 적에게 투항했고, 나머지 11명은 세상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깊은 잠 속에 빠져있었다. 그러기에 그 전투는 그가 혼자서 담당해야 할 외로운 싸움이었다. 한 마디로 그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것이다.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인간이 되어 세상에 오신 그는 고통과 슬픔과 치욕 속에 십자가를 향한 길을 33년 간 걸었다. 그러다 날이 밝으면 십자가에 올라야 할 마지막 밤에 그 멸시와 고통과 치욕의 길을 피하고 싶은 자아가 고개 들고 나선 것이다. 십자가에 달려 처형당하는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둔탁한 쇠못이 손과 발에 박혀들 때의 소름 끼치는 아픔이나 작렬하는 태양 밑에서 체내의 피가 서서히 소모되면서 찾아올 극심한 목마름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도 아니었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거기서 내려오라”며 그를 조롱하는 군중을 마주 대할 용기가 없어서도 아니었다. 이 모든 고난과 치욕과 멸시를 예수님은 결코 겁내지 않으셨다. 그가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인간의 죄 짐을 지고 십자가에 달리면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아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 때문에 예수님은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에 아버지께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신 것이다. 아버지에게서 버림받아야 하는 십자가의 길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핏방울처럼 땀을 흘리시면서 세 번씩이나 간구하셨을까? 그러나 예수님은 알고 계셨다. 그가 십자가의 길을 가지 않으면 전 인류가 멸망의 길을 가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때문에 예수님은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것을 분명히 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승리하였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패할 수밖에 없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그 결과 그는 그처럼 피하고 싶었던 아버지로부터 외면당하며 십자가에 달리셨고, 그 앞에 죄 짐을 내려놓는 우리들은 영원히 멸망의 길에서 영생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예수께서 거두신 위대한 승리의 결과로 새로운 삶을 부여 받은 우리들도 승리하는 사람들이 되어야겠다. 일시적인 승리 아닌 영원한 승리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승리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거나, 약자를 정복하고 강자를 굴복시키는 힘의 승리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 속에서 솟아나는 헛된 욕망과 정욕, 탐심과 허망한 꿈은 물론 마음 속 깊이 뿌리내린 미움과 시기와 질투와 증오의 감정을 깨끗이 뽑아낼 수 있어야만 우리는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같은 인생경기의 승리자가 되기 원한다면 “육체와 함께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고” 천성을 향해 진군하는 십자군의 정병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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