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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억 칼럼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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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의 생애(2)-사울의 업적과 타락-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모였는데 병거가 삼만이요 마병이 육천 명이요 백성은 해변의 모래 같이 많더라. 그들이 올라와 벧아웬 동쪽 믹마스에 진 치매, 이스라엘 사람들이 위급함을 보고 절박하여 굴과 수풀과 바위틈과 은밀한 곳과 웅덩이에 숨으며, 어떤 히브리 사람들은 요단을 건너 갓과 길르앗 땅으로 가되 사울은 아직 길갈에 있고 그를 따른 모든 백성은 떨더라. 사울은 사무엘이 정한 기한대로 이레 동안 기다렸으나 사무엘이 오지 아니하매 사울에게서 흩어지는지라. 사울이 이르되 ‘번제와 화목제물을 이리로 가져오라.’하여 번제를 드렸더니, 번제 드리기를 마치자 사무엘이 온지라. 사울이 나가 맞으며 문안하매, 사무엘이 이르되 ‘왕이 행하신 것이 무엇이냐?’하니, 사울이 이르되 ‘백성은 내게서 흩어지고 당신은 정한 날 안에 오지 아니하고 블레셋 사람은 믹마스에 모였음을 내가 보았으므로, 이에 내가 이르기를 블레셋 사람들은 나를 치려 길갈로 내려오겠거늘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하지 못하였다 하고 부득이 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 하니라.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 하였도다. 그리하였더라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거늘 지금은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라. 여호와께서 왕에게 명령하신 바를 왕이 지키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여호와께서 그를 그의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셨느니라.’하고, 사무엘이 일어나 길갈에서 떠나 베냐민 기브아로 올라가니라.”(삼상 13:5-15)   

이스라엘의 열두 족속 중 가장 연약한 베냐민 지파에 속한 기스의 아들 사울을 왕으로 택하신 하나님은 백성들이 그를 왕으로 추종하며 존경하도록 인도해주시며 그의 왕권을 확립시켜 주셨다. 그에게 경건한 마음과 사환의 충고에도 귀 기울이는 겸손함과 그를 배척하는 사람들도 포용할 수 있는 관대함을 허락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성령으로 충만하여 이스라엘을 침범하는 암몬의 라하스를 격파하게 하셨다.(삼상: 1-11)

거기까지만 보면 사울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의 뜻에 따라 다스리는 왕으로서 하나님께서 택하신 이스라엘을 굳건한 반석 위에 올려놓는 성군이 되는 듯싶었다. 그러나 일단 왕으로서의 그의 지위가 확고해 지자 사울은 교만해져서 그의 힘과 능력을 믿고 하나님보다 그 자신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품에 거하며 그의 권능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모든 일을 하려고 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를 떠나신다는 귀한 진리를 사울 왕은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마 10:33)

사울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금하시는 일까지도 서슴없이 행하는 죄악을 저질렀다. 그가 왕위에 오른 지 2년 후에 숙적 블레셋이 전차 30,00대와 마병 6,000명과 해변의 모래처럼 많은 병사들을 이끌고 이스라엘을 공격해 왔다. 엄청난 블레셋의 병력을 보고 전의를 상실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굴과 수풀과 바위틈이나 웅덩이를 찾아 숨어들거나, 요단강을 건너 갓과 길르앗 땅으로 도망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길갈에 머물러 있던 사울은 초조하게 사무엘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약속한 7일 안에 사무엘은 오지 않고, 백성들은 겁을 먹고 흩어지기 시작하자 사울은 번제와 화목제물로 제사를 드렸다. 

사울이 제사를 드린 후 도착한 사무엘은 “왕이 행하신 일이 무엇입니까?”라 물었다. 사울이 길갈에 진을 친 블레셋 군의 위력 앞에 백성들은 무서워 떠는데 당신은 오지 않으니 할 수 없이 번제를 드렸다고 하자(삼상11:11-13), 사무엘은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다”고 꾸짖고는 “그가 하나님께 불순종한 까닭에 하나님께서 그의 마음에 합당한 사람을 택해 그에게 이스라엘의 왕권을 넘기실 것이다”(삼상 13:13-14)라 들려준다. 하나님께서 사울 왕을 버리셨다는 무서운 선고였다.

사람에 따라서는 숙적 블레셋 침략군을 맞이하여 불안에 떠는 백성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사울 왕이 하나님께 직접 제사를 드린 것이 어째서 왕권까지 박탈당할 큰 잘못이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제사장만이 제사를 드릴 수 있다”는 하나님의 법칙은 어리석은 자들이나 지키는 것이라 믿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지극히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사울이 급하다고 사무엘이 오기 전에 직접 번제를 드린 것은 죽음에 해당하는 크나큰 죄악이다. 웃사가 죽은 까닭을 생각하면 이 사실은 명백해진다.

아비나답의 집에 보관되어 있던 하나님의 궤를 옮길 때 법궤를 실은 수레를 끌던 소들이 비틀거리는 통에 법궤가 떨어지려 했다. 이를 본 아비나답의 아들 웃사가 재빨리 법궤를 붙잡았다. 하나님의 궤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웃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서 한 일이지만 그는 하나님의 궤는 제사장만이 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그는 하나님의 진로를 사서 죽었던 것이다. 웃사의 죽음은 하나님이 금하신 일을 행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죄악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자신의 신분과 위치를 망각하고 제자장만이 드릴 수 있는 번제를 드림으로 사무엘로부터 엄중한 문책을 받고 폐위를 선고 받은 후에도(삼상13:13-14) 사울 왕은 블레셋과 싸우노라 피곤하고 지친 병사들에게 금식령을 내리는 엄청난 과오를 범한다. 이로 인해 백성들이 적군에게서 빼앗은 짐승들을 잡아 피 채 먹는 죄악을 범했으니,(삼상14:32) 이 또한 독선과 교만으로 인해 사울이 범한 죄였다. 

사울의 범죄 행위는 거기서 그친 것이 아니다. 아말렉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후 모든 전리품을 박멸하라는 하나님의 명을 어기고 살진 양과 송아지와 그 밖의 좋은 것들을 없애지 않고 자기가 취한 것이다. 이 또한 하나님의 뜻에 반하여 그가 원하는 대로 행한 죄악이었다. 그때 사울이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은 것도(삼상14:35) 하나님을 경외하거나 그분의 뜻을 깨달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싸움에 이기기 위한 하나의 방편에 불과한 하나님의 눈에 가증스러운 위선에 불과했다.

그 후에도 사울은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공격해 오자 신접한 여인을 찾아가는 부끄러운 죄를 범했다. 숙적 블레셋이 막강한 병력을 동원하여 쳐들어오자 하나님께 그들을 물리칠 방안을 알려달라고 간구했지만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하자 한 밤 중 신접한 여인을 찾아가는 이스라엘 왕으로서는 범해서는 안될 추하고 어리석은 죄악을 저질은 것이다. 이처럼 사울은 신접한 여인의 도움을 얻어서라도 블레셋을 이겨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그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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