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의 생애 (4)
“사무엘이 이스라엘 온 족속에게 말하여 이르되 ‘만일 너희가 전심으로 여호와께 돌아오려거든 이방 신들과 아스다롯을 너희 중에서 제거하고 너의 마음을 여호와께로 향하여 그만을 섬기라. 그리하면 너희를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건져내시리라. 이에 이스라엘 자손이 바알들과 아스다롯을 제거하고 여호와만 섬기니라. 사무엘이 이르되 ’온 이스라엘은 미스바로 모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리라.‘ 하매, 그들이 미스바에 모여 물을 길어 여호와께 붓고 그 날 종일 금식하고 거기서 이르되 ’우리가 여호와께 범죄 하였나이다.‘ 하니라. 사무엘이 미스바에서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니라.” (삼상 7:1-6)
“사무엘이 돌을 취하여 미스바와 센 사이에 세워 이르되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 하고, 그 이름을 에벤에셀이라 하니라.(삼상 7:12)
법궤를 실은 수레가 벧세메스로 들어서자 그곳 사람들은 뛸 듯이 기뻐하며 수레를 끌고 온 소들을 제물로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다. 하나님의 궤를 실은 수레가 벧세메스에 도달할 때까지 뒤따르던 블레셋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을 확인한 후 에그론으로 돌아갔다. 이로서 블레셋은 그들에게 큰 재앙을 가져온 하나님의 궤를 이스라엘에게 돌려주었고, 이스라엘은 빼앗겼던 법궤를 다시 찾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이스라엘과 블레셋 간의 갈등이나 적대감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두 차례에 걸친 전투에서 승리한 블레셋이 더욱 강력한 지배력으로 이스라엘을 억압하며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언약궤가 되돌아 온 것은 이스라엘에게는 떠났던 영광이 되돌아 왔다는 기쁨과 소망을 안겨주었다.
개인이나, 단체나, 국가가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하더라도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확인하며 절망과 고통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줄 안다.
하나님의 궤가 벧세메스에 도달하자 그 안에 무엇이 있나 들어다 본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상징하는 언약궤를 두렵고 떨리는 마음 아닌 단순한 호기심으로 대하는 것을 하나님 앞에 나가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나 경건하고 성결한 몸과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그 분의 뜻에 다르며 사는 것이 인간의 기본자세여야야 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법궤는 벧세메스에서 16키로 정도 떨어진 기랏여하림에 있는 아비나답의 집으로 옮겨져서 20년 간 아비나답의 아들 엘리아셀이 경건한 몸과 마음으로 지켰다. 그 기간 동안 사무엘의 행적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엘리 제사장이 죽은 후 고향에 돌아가 지냈을 것이라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어딘가에서 조용히 지내던 사무엘은 블레셋의 횡포가 심해짐에 따라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찾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백성들 앞에 나서서 외쳤다. “온전한 마음으로 여호와께 돌아오려거든 이방 신들과 이스다롯 우상들을 제거하고 오직 여호와만을 섬기라. 그러면 여호와께서 너희들을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건져주실 것이다.”(삼상 7:3) 라고. 사무엘은 이스라엘 자손에게 그들이 이방 신들을 버리고 하나님만을 섬겨야만 하나님께서 구원의 손길을 내미실 것이라 들려준 것이다.
민족지도자의 자격으로 사무엘이 들려준 이 말은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한 마지막 설교와 맥락을 같이 한다.
여호수아 설교의 결론은 “애굽에서나 요단강을 건너기 전에 섬기던 이방 신들을 섬기든가 여호와만을 경외하며 온전함과 진실함으로 섬길 것인가를 선택하라. 나와 내 집은 여호와만을 섬기겠노라.”(수 23:14-15)였다.
여호수아와 사무엘이 백성들에게 들려준 말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라면 마땅히 선포해야 할 진리의 말씀이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4-5) 하셨기 때문이다.
이방 신들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호소한 사무엘은 그들을 미스바로 모이게 한다.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들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민족적인 회개운동을 벌이기 위해서였다.
그때 이스라엘 자손이 범한 죄는 특정 인물들이나 지파들이 저질은 죄악이 아니라 여호와 한 분 만을 섬겨야 할 이스라엘이 이방 신들을 섬긴 이스라엘 민족 전체의 범죄행위였던 것이다. 그런 까닭에 사무엘은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이 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그들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래야만 이스라엘은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 안에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살 수 있음을 사무엘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블레셋 사람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미스바에 모여 금식하고 기도하며 회개한다는 정보를 입수하자 그들을 공격하기 위해 군대를 출동시킨다. 여호수아가 죽은 후 사사시대로 접어든 이후 가장 큰 민족적 회개운동을 벌리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블레셋의 대군이 미스바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에 접하자 두려워 떨며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그러나 사무엘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번제를 드리고 블레셋 군을 물리쳐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한다. 사무엘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큰 천둥과 번개를 일으켜서 블레셋 군사들을 혼란하게 만들어 퇴각하게 하신다. 미스바에 모였던 이스라엘 사람들은 도망한 블레셋 군사들을 벳갈까지 추격하며 무찔렸다.
사무엘은 돌을 가져다 미스바와 센 사이에 세우고 “에벤에셀”이라 불렀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여기까지 도와주셨다”란 뜻이다.
어머니 한나의 간절한 기도가 응답되어 태어난 사무엘은 하나님께 맡겨져 자라나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어 블레셋에게 빼앗겼던 여러 성읍들을 되찾았으며, 이스라엘을 블레셋의 압제에서 건져냈던 것이다. 미스바를 공격하다 실패한 블레셋은 사무엘이 살아있을 동안에는 또다시 이스라엘 지경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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