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년도는 기억나지 않는데 1960년도 초반 서울에서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가 열렸다. 4년마다 열리던 그 대회에는 한국, 일본, 중국, 필리핀 4개국이 참여하여 패권을 다투었는데 한국은 언제나 일본에게 패하여 우승을 놓치곤 했다. 따라서 우리의 목표는 타도 일본이었으며 특별히 그 해에는 우리나라가 주최국이었던 만큼 이번만은 기필코 일본을 꺾고 우승하고 말겠다는 결의로 선수들은 맹연습을 거듭하고 있었다.
어느 신문기자가 국가대표팀 감독인 P씨에게 일본과의 대결에 어떤 작전으로 임하겠느냐고 물었다. “9회전 경기를 하다 보면 반드시 한두 번은 ‘기회’가 옵니다. 이 기회를 살려서 득점과 연결시키겠습니다.” 대표팀 감독은 짤막하게 답변했다. 그의 말대로 한국 팀은 찾아온 기회를 노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켜 두 차례에 걸친 일본과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여 타도 일본의 목표를 달성하고 아시아 야구계를 석권하였다.
기회를 포착하여 살려야만 승자가 되는 것은 야구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운동경기는 물론이고 인생의 승패도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생물적인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생명을 부여 받아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확률은 천만 불짜리 복권에 당첨되기보다 천만 배나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는 불가능한 기회를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주시는 축복을 우리 모두에게 베풀어 주셨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하나님은 우리가 이 귀중한 삶의 의미를 살리며 살 수 있도록 각 사람에게 적절한 기회까지 주신다. 따라서 우리가 인생의 본분을 다하며 살며 우리에게 삶을 허락하신 하나님 앞에 부끄럼 없이 설 수 있는 길은 그 분이 우리에게 주시는 기회를 살려서 그 분이 우리에게 주신 인생의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다.
모세가 그런 삶을 산 대표적인 인물 중의 하나다. 그는 모든 히브리 남자 아이들은 낳는 대로 죽이라는 애굽 왕의 칙령에 따라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안고 태어났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작은 대바구니에 실려 나일강을 떠내려가는 그를 건져내 가장 안전하고 호화로운 애굽 왕실에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모세는 40년 간 당시 최고의 학자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정치, 경제, 사회, 예술, 문학, 군사학 등 지도자에게 필요한 모든 학문을 익힘으로 그에게 주어진 시간을 가장 현명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성급하고 성숙하지 못한 인간적 방법으로 억압당하는 동족을 구하려다 미디안 광야로 떠나가는 처량한 도망자의 신세가 되어 버린다.
모세는 황막한 미디안 광야 한복판에서 참으로 중대한 결단을 해야 했다. 너무나 갑작스레 변해버린 자신의 운명으로 인해 하나님을 원망하며 자포자기 해버릴 수도 있었고, 그를 그런 비참한 상황 속에 몰아넣음은 여호와께서 그에게 주시는 또 하나의 기회임을 깨달아 붙잡을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모세는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끝났다고 여길 극한 상황이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시는 특수 기회인 것을 발견한다. 그는 그 위험한 광야에서 하나님의 사람이 갖추어야 할 겸손과 인내 그리고 여호와만을 의지하는 수련을 쌓아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가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숱한 세월이 흐른 후의 일이지만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이 엘라 계곡을 사이에 두고 블레셋 군과 대치했을 때 구척장신 골리앗의 위용에 압도된 이스라엘 군은 후퇴에 후퇴를 거듭했다. 이스라엘이란 국가와 사울 개인의 위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이때 아버지 이새의 심부름으로 형들을 면회 온 소년 다윗은 그의 인생 최대의 기회를 발견한다. 여호와의 이름으로 적장 골리앗을 물리침으로 일개 목동에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는 기반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문제는 이 기회라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번영과 행복과 보장해주는 형태로 보다는 환난과 핍박 또는 역경과 고난 속에 감추어져서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다.
17세의 어린 나이에 노예로 팔려간 요셉이 당시 세계의 최대강국이었던 애굽의 국무총리가 되고, 미디안 광야의 방랑자 모세가 민족을 구원한 영웅이 되며, 목동 다윗이 이스라엘의 성군으로 등극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기회는 웃음 속에서가 아니라 눈물과 슬픔 속에 찾아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최대의 기회, 그러기에 그것만은 놓쳐서는 안 될 가장 중대한 기회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의 기회이다. 이 기회를 잡지 못하면 그 후에 어떤 출세가도를 달리며 세상이 부러워하는 모든 것을 성취한다 해도 비 오면 무너지고 말 모래 위에 집을 세우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기회를 살린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인정하시는 일을 택하여 그것을 이루는 것이지 우리의 욕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여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일은 주님에 의해 “나는 너를 도무지 모른다”는 판결을 받을 어리석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에게 찾아오는 기회가 주께서 주시는 것임을 확인한 후 최선을 다해 활용하며 전진해야만 하리라. 그것이 우리가 수행해야 할 의무인 동시에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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