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걸린 벽시계

 
마법에 걸린 벽시계 
 

 

 

 

벽시계가 멈췄다
잃어버린 기억 저편 
시계바늘이 말뚝처럼 서 있다 
너싱홈 뒤뜰 나무벤치 위에 녹다만 잔설들  
시간을 가리키는  초침이 기억을 내려놓을 때마다 
크리스마스트리에 매달린 알전구의 불빛이 흐려진다

 

기억을 저당잡힌 치매 너싱홈 벽시계 바늘은 옆으로 누웠다

 

멍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움푹한 시선

 

날이 저물자 입상처럼 그림자 길어진다

 

네모난 벽에 한자리 차지하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고 싶었지만 
텅 비어가는 하얀 기억은 새털처럼 가벼워지고   
지우개로 지워버린  세포들은  재생되지 않는다

 

다만 잠시 머물다 갔던 햇살과 바람
고통과 불행까지 기억의 창고에 저장해 두었다
마법에 걸린 시계 위에  푸른 곰팡이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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