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쯤 새벽 퇴근
새벽에 퇴근을 한다.
불 켜진 아이방에 책장 넘기는 소리
철컥, 대문 여는 소리에 내려오는 발소리
늦은 귀가를 마중해주는 굵은 손이 축축해져온다
발꿈치 세운 발걸음 건너방 불빛을 비켜간다.
계단 바닥에 머물던 어둠들 책 읽는 소리에 적막해진다.
새벽 이슬이 풀잎에 몸을 떨고 있는 시간
아이들 손 씻는 물소리를 엿듣는다
빛에 실종된 푸석한 얼굴이 거울앞에 돌아와 세안을 하는 시간
그럴수록 발꿈치 세운 자는 책장의 눈치를 살핀다
불빛 새어 나오는 창 너머
두개의 별이 지상의 어둠을 밝힌다
여전히 아이들 책상과 논다
이맘쯤 새벽 퇴근은 희망으로 도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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