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밖의 기억
눈보라 떠들썩한 자정 넘어
네 발 짐승들 놀러온다
가장인 듯
식솔들 거느리고 밤 마실 나온 뒷마당
나는 눈치 빠르게 사방에 흘린 빛을 감춘다
차례로 빛을 잠그고 소리까지 거두니
달빛에 네 발 실루엣 광휘하다
지난 겨울.
한 발로 걷던 나
네 발 달린 너희들처럼 허기진 날들 있어
별 떨어지는 늦은 밤에 문 닫지 못한다
이미 알아버린 것일까
커튼 뒤에 숨어 불끄지 못한 일들
슬프다고 말하지 않아도
어둠 속 별빛으로 걸어나와
문 밖에 서 있어야 했던 기억처럼
절뚝이며 걷던 발 보듬고
빛을 거두고 지켜보는 어둠 속
그 위로 겨울이 뜨겁게 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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