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캐나다부동산 상식 ( 992 ) :
(지난 호에 이어)
1.6. 캐나다의 역모기지와 한국의 주택연금은 어떻게 다를까?
미국의 역모기지 시장은 거래규모가 크기 때문에 캐나다 연방정부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지켜보면서 캐나다에서는 그 폐단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안전장치와 규제를 강화하였습니다. 특히 노령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이라는 점과 그들의 남은 전 재산인 집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금융상품이라는 특성 때문에 소비자 보호장치를 엄격하게 만들어두었습니다.
상품의 장단점과 이자율 조건과 관련 비용이 투명하게 설명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가입자의 독립적인 법률 자문과 계약취소가 가능한 냉각기간(최소 6일간의 cooling-off period)을 반드시 거쳐야만 합니다.
이러한 까다로운 소비자 보호규정과 낮은 노인 빈곤율 때문에 캐나다의 역모기지 시장은 미국이나 호주, 영국 보다 덜 활성화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모기지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소득증빙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고 은퇴하였거나 소득이 줄어든 노령층은 집을 담보로 한 마이너스 통장(Line of Credit) 또는 주택담보대출상품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져 점차 더 많은 노령층이 이러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역모기지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주택연금 가입조건은 부부 중 한 명이 만 55세 이상이 되어야 하고, 부부 중 한 명이 한국 국민이어야 합니다. 가입 가능한 최고 나이제한은 없으며, 담보물로 제공될 주택은 정부가 정한 일정금액 이하의 가격대라야 자격이 됩니다.
가입절차는 우선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보증신청을 하면 자격 요건, 담보주택 가격을 평가하여 보증서가 발급됩니다. 그 다음엔 금융기관과 가입자가 대출거래약정을 체결하고 주택연금대출을 받습니다.
월 수령액은 가입한 시점의 주택가격에 비례하며 다른 감정평가기관에 의뢰할 수도 있습니다. 월 지급액은 도중에 주택가격이 올라도 더 받을 수 없고 주택가격이 하락해도 덜 받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5억 원의 집을 담보로 하면, 55세 가입자는 평생 월 76만5,000원을 수령하며 60세에 가입하면 103만9,000원을 지급받습니다. 만일 55세 가입자가 20년 확정기간 동안 지급받을 경우에는 종신지급방식 때 보다 약 27%를 더 많이 받으며 60세 가입자가 20년 확정기간으로 받게 되면 약 20%를 더 받습니다. 그리고 집값의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가입 당시의 나이가 많을 수록 월 수령금액은 더 높아집니다.
이처럼 한국의 역모기지는 주택연금제도로 활용되는데, 그 대상이 되는 주택가격을 제한하여 비교적 어려운 노령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주택가격이 급락하더라도 정부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대출은행에 보증을 해 줌으로써 안정적인 제도운영이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던 집 하나는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문화적인 정서가 이 제도를 이용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긴 하지만, 매년 꾸준히 이용자는 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캐나다의 역모기지는 정책금융적인 요소(유리한 혜택조건)는 없으나, 자기집을 가진 55세 이상의 모든 노령자는 집값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기집에 계속 거주하는 조건으로 집을 담보로 하여 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남은 생이 짧아져 더 많은 금액을 생활비로 인출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상보다 수명은 길어지고 생활비는 더 필요하게 되면서, 일반 모기지의 소득증빙요건을 맞추기 어려운 노령자들은 역모기지로 관심을 돌리게 됩니다.
글쓴이의 홈페이지: http://www.valuehom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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