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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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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술꾼'- 평생 술.담배 달고 산 처칠

 

-91장수 비결은 그림 그리기 취미

 

말년에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비치를 방문, 풍경을 그리는 윈스턴 처칠

 

 공원이나 거리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죽어라고 뛰는 사람들. 특히 연세 드신 노인이 숨을 헐떡이며 뛰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감탄보다 안쓰러운 심정이 든다. 얼마나 오래 살겠다고 저리 사서 고생인가. 저러다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건강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고 집착하는 ‘건강중독증’이란 게 있다. 몸에 별 문제가 없는데도 항상 건강을 걱정하고 조바심치는 것이다.

 

 건강중독증이 심해지면 ‘심기증’(心氣症·Hypochondria)으로 발전한다. 실제로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도 항상 질병과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며 스스로 위축되는 것이다.

 

0…운동중독증도 있다. 마라톤 같은 운동을 즐기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들은 단 하루라도 달리기를 하지 않으면 마치 몸에 큰 이상이라도 생길 것 같은 심리적 불안감에 젖어 있다.

 

 그래서 몸이 불편한데도 무리를 해서라도 운동을 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냥 뛰어야 직성이 풀린다.

 

 하지만 뭐든 과하면 해가 되는 법(過猶不及). 건강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고 집착하다 보면 매사에 너무 조심스러워져 일상생활에도 되레 지장을 준다. 

 

 요즘은 특히 온갖 의학상식이 범람하다 보니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에 “나도 혹시 몹쓸 병에?” 라는 강박관념에 쫓기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심기증을 앓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현대 의학이 낳은 또다른 질병이다.

 

0…어떤 사람은 식사 때마다 반주(飯酒)를 즐기며 술을 가까이 하고 살아도 무병장수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술은 입에도 안대고 매우 절제하는 생활을 하는데도 건강이 썩 좋지  않은 분도 있다.

 

 같은 나이인데도 누구는 청년처럼 혈기왕성하게 활동하는가 하면, 누구는 호호백발 노인으로 무기력한 삶을 사는 분도 많다.

 

 건강과 장수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조물주는 사람을 다 똑같게 만들지는 않았다. 이는 결국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지니고 태어난 가족력과 유전자(遺傳子; gene), DNA(Deoxyribonucleic Acid) 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0…흔히 건강과 장수는 타고나는 것이라 하는데 그렇다면 전적으로 태생에만 의존한 채 살아가야 할까.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는 없을까.

 

 근.현대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윈스턴 처칠(1874~1965). 그는 평생 시가(cigar)와 술(위스키)를 입에 달고 살았다.

 

 ‘위대한 술꾼’으로 불린 처칠은 “I have taken more out of alcohol than alcohol has taken out of me”(술이 내게서 앗아간 것보다 내가 술로부터 얻은 것이 더 많다”고 할 정도로 술을 찬양했다.  

 

0…2차대전 연합군 승리의 주역 중 한명인 처칠은 평소 ‘취미 예찬론자’이기도 했다. 그는 “무릇 진정으로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누리려면 두 세가지 취미는 갖고 있어야 한다. 그것도 가식이 아닌, 진솔한 것으로 지니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처칠의 제1 취미는 그림그리기였다. 40대에 시작한 그림그리기는 60대 후반 총리로 임명돼 5년간 치른 2차대전 내내 이어졌고 85세 고령으로 정계에서 은퇴할 때까지 계속됐다.

 

 당시 함께 싸운 미국의 프랭클린 루즈벨트(1882~1945) 대통령이 전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종전 직전 63세 나이로 타계했지만 그보다 8살이나 많은 처칠은 무려 20년을 더 살고 91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주변사람들은 처칠의 장수비결 중 하나로 그림그리기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처칠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내가 하늘나라에 가서 처음 맞는 100만년 동안은 그림을 그리는데 활용하겠다"

 

0…처칠은 파란만장한 일생 중 정신적으로 힘들 때, 정치적 낭인으로 고독한 야인생활을 할 때마다 그림그리기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몰입을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는 특히 자연을 대상으로 한 수채화에 능했다. 아마추어 경지를 넘어 전문가도 감탄할 정도로 뛰어난 작품을 여럿 남겼다.

 

 처칠은 ‘취미로서의 그림 그리기(Painting as a Pastime)' 등 에세이 책을 통해 일찍이 그림 그리기가 단순한 즐거움 이상으로 뇌에도 매우 유익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0…처칠은 평생 독한 시가를 입에 물고 다닌 Chain smoker 에다, 매일 샴페인과 위스키 등에 취해 살다시피했다.

 

 그러면서도 아흔한살까지 정정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그림을 그리면서 얻은 마음의 평온과 행복감, 그리고 순수한 마음씨 때문이었다.

 

 이처럼 취미는 한사람의 생을 바꾸기도 하고 인류사에 뛰어난 업적을 가져오기도 한다. 처칠같은 거인이 아닌, 범인(凡人)의 삶 속에도 취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쁨과 행복, 힐링을 준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오는 신체·정신적 능력의 저하, 근심걱정의 증가, 단조로운 생활의 연속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이 필요하다.

 

0…처칠처럼 술과 시가를 가까이 해도 좋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건강도 좋지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운동이 좋긴 하지만 무리를 하다간 되레 병을 부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병은 마음의 병이 아닐까.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하면 질병도 멀어질 것이다.

 

 적절한 자기관리와 절제하는 삶, 행복한 가정, 원만한 대인관계, 그리고 고상한 취미생활이야말로 건강하게 사는 길 아닐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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