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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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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 under the bridge- 얽히고 설킨 인간세상

 

-아픈 상처는 빨리 잊어야



 

 세상을 살다보면 항상 즐겁고 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묘한 인간세계엔 얽히고 설킨 인연과 대인관계로 인해 상처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일을 당하고 나면 한동안 계속해서 그 생각만 머릿속을 맴돈다.

 

 그 일만 생각하면 자꾸 미운 얼굴이 떠오르고 마음이 괴롭기 짝이 없다. 밥맛도 없고 잠도 오질 않는다. 일손도 집중이 되질 않는다. 이런 일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본 경험일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잊어버리는 기술이다. 인간에겐 어쩌면 무엇을 기억하는 것보다 잊어버리는 기술이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정신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    

    

0…영어에도 이런 표현이 많다. It’s water under the bridge, 즉 과거의 일은 다리 밑을 흘러가는 물과 같다. 이미 다 지나가 버렸으니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매우 시적(詩的)이다.

 

 이는 영국의 유명 가수 겸 작사작곡가(singer-songwriter)인 아델(Adele)이 동명의 제목(Water Under The Bridge)으로 노래를 불러 한층 더 알려졌다. ‘Don't pretend that you don't want me. Our love ain't water under the bridge. Say that our love ain't water under the bridge’

 

 마음 아픈 일로 끙끙대지 말고 어서 잊으라는 의미로 Don’t dwell on it이란 말도 있다. 즉 그런 쓰라린 기억 속에 살지 말라는 것이다.

 

 또 Don’t let it ruin your day(그런 기분 나쁜 일로 하루를 망치지 말라)는 조언도 있고, 그냥 쉽게 Just let it go(빨리 잊어버려)라는 말도 있다.

 

 Let bygone be bygone(지난 과거는 과거일 뿐), It’s no use crying over spilt milk(엎질러진 우유 앞에서 울어본들 소용없다), This, too, shall pass(이 또한 지나가리라) 등등 많다.

 

 그러고 보면 마음이 괴로울 때 빨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는 것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은 것 같다.  

 

0…“그때 조금만 참을걸” “내가 먼저 식사비를 낼걸”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해줄걸” “조금만 (부조)비용을 더 쓸걸” “귀찮아도 가볼걸” “미워도 먼저 악수의 손길을 내밀걸…”        

 

 이제껏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면 스스로 만족스럽고 뿌듯한 일들보다는 후회스럽고 아쉬운 일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학창시절 왜 좀 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직장생활을 하면서 왜 좀 더 성실하게 근무하지 않았을까. 결혼해서는 아내에게 왜 좀 더 살갑게 대해주지 못했을까. 철이 들어서는 왜 좀 더 돈 벌 궁리를 안했을까.

 

 그에게 왜 관용을 베풀지 않았을까. 그 자리에서 왜 그렇게 옹졸하게 처신했을까… 이런 ‘까, 까, 까’ 다음엔 대개 ‘~할걸(껄)’이란 접미어가 따라 붙는다. 좀 더 사랑할걸, 좀 더 베풀걸, 좀 더 마음을 열어줄걸…

 

0…죽어가는 사람을 돌보는 호스피스(hospice) 운동의 선구자요 정신의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그녀의 제자 데이빗 케슬러가 써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인생수업(Life Lessons)’은 죽음 직전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인생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전해준다.

 

 여기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삶을 그렇게 심각하게 살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별의 순례자’이며 단 한번의 즐거운 놀이를 위해 이 세상에 왔다. 따라서 살아있는 동안은 행복만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눈이 찬란하지 않다면 어떻게 이 아름다운 세계를 반영할 수 있는가. 우리는 삶을 너무 심각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지.

 

0…가장 중요한 교훈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충실하라는 것이다. 지나간 과거나 다가올 미래는 나의 힘으로는 통제가 안된다. 돌이킬 수도 없고, 앞당길 수도 없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 이 순간 뿐. 과거의 실수에 집착해 괴로워할 필요도, 확실치도 않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할 필요도 없다.

 

 그 일만 잘 풀리면, 승진만 하면, 돈을 좀 더 벌면, 해외여행도 가고 취미생활도 하고 불우이웃도 돕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 밥도 사주고…

 

 꿈이 이루어지면 세상이 달라질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질 않다. 막상 소원이 성취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지금 당장 실천하지 않는 꿈은 나중에 후회로 남는다.

 

0…죽어가는 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그때 하고 싶었던 일을 할걸”이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행복 외에는 다른 숙제가 없다. 행복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시도한 적이 언제였나? 멀리 떠나 본 적이 언제였나? 누군가를 진정으로 껴안아 본 적이 언제였나?

 

 지금 이 순간을 살면서(Live), 사랑하고(Love), 웃고(Laugh), 배우자(Learn). 이것이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다.

 

 0…내 힘으로, 내 의지로 조절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꼭 계획대로 일이 진행된 적이 얼마나 있는가. 내일은 어떤 세상이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나중에 ‘껄껄걸’ 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가슴 뛰는 삶을 살자. 지나간 일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Just let it go!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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