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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나 시

ma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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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ho
조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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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7
2024-11-27
황금 여명

 

상처가 덧나서 피부가 짓무르고 피 흐를 때

애써 만지지 말고 건드리지도 말자

물거품이 잦아들 듯 잠잠히 기다려야 한다

무수한 상흔이 보채다가 잠든 아이처럼 고요하기까지

건드리지말고 무심히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므로 흔들리는 아린 영혼이여 잠잠하라

지나간 지구촌 역사의 아픔과 쓰라린 기억들이

물살에 씻겨내리고 기억의 더껑이가 떨어져나가고  

아주 지워져서 새살인 해돋이가 떠오를 때까지 잠잠하라.

 

 

모든 패악질로 거칠게 몰려가는 역사의 소용돌이여

억센 도끼날로 내려치는 토네이도로 부터 멀어져서 잠잠하라

어둠이 지나고나면 새날의 햇살은 더욱 밝게 빛나리니  

지구촌 죽은 듯 메마른 가지마다 연초록 새순이 돋아나고

무릉도원 복사꽃 기쁨이 만발하는 새날은 그렇게 돌아오리라

그리운 이여 새시대의 빛물결이 언약대로 넘치게 밀려올 때

지구촌 육신과 영혼의 상처를 모두 보듬어 안아들이고  

마침내 떠오르는 황금 여명 불멸의 해돋이 앞에서 잠잠하라.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121324
9197
2024-11-20
생명나무를 찾아서

 

한평생 그리움의 물구나무 서기
세상 저잣거리와는 멀리 있기
아득한 사막에 신기루 같은 너를 찾아서
괴나리봇짐을 메고 산 넘고 강 건너
아주 대양을 건너 프시케의 떨리는 발걸음
아무도 모르는 생명의 지혜를 짊어지고
헤매 도는 사랑 나그네의 긴 여정의 끝을 고대하네.
 

 

기쁨과 슬픔으로 절반씩 평형을 이룬
데칼코마니 나비의 나래짓으로
용기와 자긍심을 품고 날마다 오르는 산행길
막다른 낭떠러지가 막아서도 절망은 아니라고
언제나 북극성이 손짓하고 달빛이 인도하여
너를 찾아가는 목적지가 지척임을 안다네.
 

 

십계명처럼 생명나무의 열 단계 산고개마다 
훌쩍 뛰어 넘나드는 날센 노루의 몸짓 되었다가
산정상 꺼지지 않는 일곱 등불빛을 우러러보네  
생명나무는 절대적 평형의 사랑이라고
올리브산 피땀에 젖던 님의 기도 소리가 천둥처럼
대승리의 나팔 소리로 울려퍼지면 은하수 길을 따라
그대와 나 해와 달빛 두 나래춤으로 피어오르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121091
9197
2024-11-12
두레박 연가

천상의 대자아인 당신이 내렸기에

나는 먼 하강길을 주저없이 내려갔고 

생명수 가득 만끽하다가 당신이 들어올렸기에

생명수 가득 들리워서 아낌없이 내주었습니다 

십자가의 님을 따라가려고 시심의 우물길 헤치며

한평생  두레박으로 하강하는 길을 걸어갔습니다.

 

 

당신의 손길 따라 생명수 노래를 쏟아내어

지친 뭇생명에게 불멸의 활기를 불어주고자 했기에

내 텅 빈 두레박 영혼은 텅 빈 듯 제 홀로 휘돌며  

잃었던 고대 지혜가 넘치는 바라춤을 추었습니다.

 

 

님이 원하는 손길이었기에 수천만 번이라도

세상 벽에 부딪히는 아픔의 길일지라도 

온몸으로 물을 채우기 위하여 나래를 접고 

시심으로 못박힌 두레박으로 내어드릴 것입니다.  

 

 

 광야의 모세의 구리뱀이 들어올려져 뭇생명을 구했듯 

골고다 십자가의 님은 구리뱀으로 들어올려져

몸소 온누리 새생명의 빛을 넘치게 채워주었습니다  

그토록 나는 당신께 매달린 텅 빈 두레박이 되어 

머나 먼 유배지를 홀로 떠도는 여정을 기꺼워할 것입니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120771
9197
2024-10-30
가을 나무


 

먼지낀 집안을 정리 하다가

우연히 펼친 앨범 속 옛추억과 만난다

빛바랜 시간들이 활짝 웃고 있고

그리움이 소리없이 노크를 하며 다가선다

떨어지는 낙엽처럼 아주 떠나버린 옛시간의 언저리  

멀어져간 청춘이 설핏 사금파리 빛으로 반짝이면

잊혀진 이름들이 하나씩 별이 되어 다가오는데

나는 홀로 서서 낙엽을 굽어보는 창밖의 나무만 같다.

 

 

떨어지는 낙엽을 지켜보는 깃털을 잃어가는 새

홀로 기다려야할 아득한 날들을 온몸으로 새겨보는가

지금 여기 휘날리는 낙엽은 떠나가는 것이 아니다

눈먼 아기 강아지들이 어미를 더듬어 찾아가듯

한사코 생명의 젖줄인 뿌리를 더듬어가는 것이다.

 

 

철부지 바보의 춤사위 혹은 사념에 잠긴 가부좌를 튼 지혜자

낙엽따라 추억의 거리마다 그리움이 쌓이며 새봄을 생각한다

그대 사랑이 뜨겁게 뿌리 내리고 단단히 버티는 한

푸른 생명수 나팔 소리가 하늘 가득 울려퍼지고

그리운 옛이름들이 그날처럼 새순으로 돌아오리라

낙하하는 잎새가 끝이 아니듯 죽음이란 없으니…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120578
9197
2024-10-22
푸른 나비의 꿈

 

누구나 그러하듯 그대도 명예와 부를 좇고

기쁨을 위하여 슬픔을 부인하면서

울고 웃으며 부대끼는 일상을 살았단다

삶의 부푼 열망이 어느 정도 식어갈 즈음

그대는 연초록 애벌레에서 단풍빛 번데기로 변한다

굳은 일상에 갇혀서 하늘이 무엇인지 모른 채  

변신의 의미도 모르는 듯 평범을 가장하며 살았다.

 

 

잿빛 미이라처럼 숨은 그대는

감춰진 실체가 그저 감사하기만 하였단다  

숨은 열망은 언제나 푸른 꿈에서 꿈으로  

안테나를 세우고 끝없는 비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어느덧 열망의 긴 터널의 끝이 순명으로 다가와

마침내 번데기로 갇혀 숨죽이던 그대는 자신도 모르게

거친 허물을 벗어 던지고 푸른 나비로 비상하기 시작하였다.

 

 

갓 피어난 여왕 나비가 푸른 꿈길 따라 나래칠 때 마다

우주 수레바퀴도 덩달아 은하수 물레방아로 휘돌고  

지구촌 나비효과라는 기후 변화의 물결 따라  

푸른 여왕 나비가 잃어버렸던 지혜의 왕좌에 앉는다

온우주 천체 지도도 절로 바뀌고 지구촌 푸른별은

불멸의 장미가 만발한 황금성으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120403
9197
2024-10-15
추석 한가위에

 

 


풍요로운 추석 한가위를 뒤로 하고

황망히 홀로 떠나간 그대

예이츠의 신화 속 한라한의 죽음이 그러했듯

그대는 천국에 입성하여 완벽한 축복의 경지에 들었고

별리의 슬픔은 명복을 비는 남은 자들의 몫으로 남아

빗물 젖는 화톳불을 지피며 긴 날을 서성이고 있다

그대의 지복을 빌고 빌었지만 간절한 염원은 남은 자를 향한다.

 

“예루살렘 딸들이여, 나를 위해 울지 말고

그대들과 그대 자녀들을 위해 울라” 하였듯

그대가 훌쩍 올라간 천국 님의 곁은 얼마나 황홀할까

지복을 잃고 헤맨 지 너무도 긴 희생의 여정이라

나는 이승에서 아직도 헤매돌며 울부짖는 위니 반의 행색

그녀의 서럽도록 황홀한 모성애 몸짓으로 슬픔과 기쁨을 그물 짓고 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연인의 심장은 영원히 함께 하나니

열정으로 빛나는 늙은 위니 반의 불멸의 눈길로

“나는 아름다워, 나는 아름다워”

잃어버린 날들을 외면하고 풍요로운 저 들판

가을 추숫날에 나의 시선을 애써 머물게 하라.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119180
9197
2024-10-08
응시

 

숨죽이고 가만히 있어 봐요

산들바람 보다 살며시 말 없이 보고 있으면

서서히 모든 것을 볼 수 있어요

소돔과 고모라를 시찰온 두 천사들이 몰려온

사악한 무리들에게 즉시 대응하지 않은 까닭은

어둠의 행위들이 모두 드러나게 하기 위함이었지요.

 

숨죽이고 가만히 있어 봐요

그러면 신마저 모르는 듯 악의 무리는

더욱 기승을 부리며 그들의 사악성을 모두 드러내지요

드높은 곳의 심판주는 모든 것을 다 보고 또 보고   

대심판 날에 카르마의 법에 따라 응징을 하겠지요.

 

숨죽이고 가만히 있어 봐요

신이 없다고 신은 죽었다고 하겠지만

우주 아카식 레코드의 기록물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요

신은 통곡하는 혼돈을 바라보면서 먹잇감을 낚아채려고

웅크린 사자처럼 사악함이 극에 달하는 세상을 굽어보고 있어요.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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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나
118995
9197
2024-09-30
황금 시대를 위하여

 

황금 시대를 위하여 길은 두 갈래 길

양과 염소로 확연히 갈라지는 선택의 기로에 선 시각

나그네가 유심히 보아도 염소 무리만 몰려다니고

유유히 풀 뜯던 양의 무리는 극히 보이지 않네

AI 시대라고 흥청대며 한낮에도 어둠이 깔린 거리마다

등불 든 나그네는 홀로 두리번거리며 숨은 양들을 찾고 있네.

 

 

보는 눈이 있어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    

모든 것을 망각한 통제불능의 좀비 세상

그래서 여명의 황금 시대는 황급히 밝아오고 있다고  

소리 없는 나그네의 외침은 단지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런가?

지금 여기 불사의 몰약이 있다고 거리마다 떠드는 나그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이 하나 없어 몰약이 내동댕이쳐지는 거리거리

불사약인 황금은 어디에서나 있어도 건축가의 버려진 돌이 되어

투박한 껍질에 쌓여 내면의 빛을 발하며 양의 무리를 부르고 있네.

 

 

그래도 나그네는 지금 여기 황금 시대가 오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황금은 불사의 불기둥으로 일어나며

혼돈의 거리는 정금을 얻기 위한 불가마 담금질의 과정일 뿐  

양들은 소심하게 숨고 무수한 염소들은 떠벌이며 기세 등등한

극한의 분탕질 세상이란 바로 황금 시대를 위해 들끓는 불가마 솥

모든 불순물은 일순간에 사라지고 정금으로 연단된 양들만이

새 예루살렘 황금성으로 인도되어 참된 목자를 만난다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118711
9197
2024-09-18
나사못의 꿈


놀이에 묶여서 시간에 묶여서

스스로 틀에 박힌 놀이에 몰입한다

놀이는 물 굽이굽이 물그림자로 시계 초침으로  

정확도와 집중도로 엮어진 피타고라스 수의 진리라 부른다

틀 속에 갇힌 듯 갇히지 않는 무소불위 자유의 펄럭임.

 

너는 시시각각 생명의 눈으로 바라보고 쉼호흡한다

그것은 매초마다 진동추로 균형을 잡는 것이다

매 순간 생명의 고동 소리로 울려 퍼지는 것이다

심장에 매달려서 물결 타고 회전하는 나사못으로 일어나는

넘실대는 우주 양수 속에서 끊임없는 생명의 놀이이다

해와 달을 하나로 엮는 건설자의 드높은 망치 소리를 부른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118552
9197
2024-09-11
위안

 

한 추억이 그대 심장에 박혀있나요

꿈처럼 아득해지지 않기 위해

매일 거울을 닦고 있는 그대는

바닷가를 거닐며 추억의 밀물과 썰물을 타고     

철 모르는 아이처럼 허둥대고 있지요

님이 이제금 그대에게 사랑의 매트릭스 문을 열어

그날의 추억을 고스란히 불러준다고 해도

그날은 절대로 그날이 아니라고 반박하겠지요

해마다 정원의 장미꽃들의 자태는 같다지만

그날의 장미는 아니라고 그대는 고개를 젓고 말지요.

 

그러면 님은 빙그레 웃으며 그대에게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 망각의 포도주 잔을

머리에 부어주면 그대는 천상의 위안을 얻겠지요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세상에서 탄생을 원하지도

알지도 못했듯 희생도 죽음도 그러해야 했다고요.

 

 

살아가면서 그대도 석가모니처럼 생로병사를 알았고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여 너덜너덜해진

얼룩무늬 광대 같은 아린 그대 심장을 쓸어내렸지요

참고 지내다 보면 악과 고난과 죽음의 스승이

그대를 단련하여 별들의 고속도로로 비상하리라 하더니

그대는 님의 굳은 언약을 믿고 또 믿고 기다리지요

마침내 대천사가 정수리에 부어준 축복의 붉은 포도주에 취해

자아를 잊고 위안 아닌 위안으로 열반에 들겠지요.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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