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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향 김수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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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향 김수잔의 시

부동산캐나다의 칼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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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83872
9201
2020-11-17
서로 어우러지는 낙엽

 

저 숲속의 나무들아

봄에는 각자의 모양새로

뽐내며 새싹을 피우더니

 

여름 한철 튼실한 잎새로

바람결에 살랑살랑

뭇 사랑의 편안한 쉼터 되었지

 

스산한 갈바람에

한잎 두잎  찬란히 물드는

너의 황혼을 황홀히 바라보며

우리의 눈을 즐겁게 했는데

 

어느새 저물어가는 가을

아름다운 빛깔도 다 버리고

이리저리 바람결에 함께 뒹굴며

서로  어우러져 떠나는구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kims2017
김수잔
82974
9201
2020-10-05
시가 흐르는 가을 소리

 

갈참나무에서

다람쥐의 신나는 춤에

떼구루루 도토리와

오색 옷이 춤추며 흩날린다.

 

그들은 황홀하게 영글어

소슬바람에 가락 맞춰

시(詩)가 되어 노래 부른다.

 

뒹구는 가락은

갈바람이 부는대로

세상을 스치며

세월이 가는 소리

 

읊조리는 애절한 소리

시(詩)가 흐르며

멀리 저 멀리

본향(本鄕)으로 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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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82589
9201
2020-09-20
국화향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이

온통 세상을 뒤흔들며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어도

 

긴 여름 불볕더위 애써 이기고

더 맑은 공기에 튼실한 몸매로

함박웃음 가을향기 가득히

입과 코를 막은 우리에게 다가온다.

 

두견새 둥지 시절 갓난 네가

꾸준히 제자리 뜰을 지키며

소슬바람 귀뚜라미 열애 가락에

한껏 피우누나 귀한 향이여!  

 

창백한 달빛 아래 무서리 옷을 입고

눈물겹게 피워낸 기품과 절개

우리에게 기쁨과 힘을  안겨주는

자연의 놀라운 섭리를 누가 막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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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82392
9201
2020-09-10
평수(坪數)

 

내가 몇 평에 살고 있는가

너의 집은 몇 평이냐

우선 눈에 보이는 평수만 생각했는데

 

어떤 공간에서 내가 살고 있던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마음의 평수가 늘어 나는 것이라 했거늘

내 이 나이 먹도록

 

내 마음의 평수는 얼마나 늘어났을까?

넓은 마음에서 진정한 배려의 여력이 생기고

관심과 애정으로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을텐데

내 옹졸로 즐어드는 것은 아닐까

 

내 마음은 몇 평이나 되며

얼마나 많은 사람을 품어 줄 수 있을까

나의 질문에 늘 나를 부끄럽게 한다.

 

아직 내 마음 평수를 늘리지 못했다 할지라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라는 힘이 될 수 있는 칭찬과

진심으로 감사와 기쁨과 사랑의 평수가

나날이 늘어 나는 노력을 아낌없이 바치리.

 

(*한국문인협회 <월간문학> 2020년 9월호에 실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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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81587
9201
2020-08-19
수국(hydrangea)의 속삭임

 

불볕 같은 한낮 더위 예보에

이른 아침부터

열심히 물을 퍼마시게 하는

나에게 소곤소곤 속삭인다.

 

수천의 이슬방울이 모인 듯한

군대를 이룬 그들 왈~

와카노*~ 내사 안 떨어질래

서로 쳐다보는 모습들이 안쓰럽다

 

거리 두기라니?

어림도 없지

나라 명이 아무리 엄하다 해도

거리 두는 날에는

우리 수국 생이 끝이 아닌가?

 

보고 또 봐도 그립고 그리운 우리는

바싹 붙어 서로 안고

하나 되는 몸으로

힘을 모아 함께 살아야만

 

더 아름답고 더 튼튼해서

그 무섭다는

코로나도 이기고

더 푸짐한 은빛 향기 피우며

 

싱싱하고 아름다운 우리 모습

만인에게 보여주고

행복한 여름을 안겨줄 거라고

순한 미소를 안겨주는 수국으로

나는 오늘도 행복한 여름 아침을 맞았다.

(*주: 와카노. 왜 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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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78664
9201
2020-05-21
5월

 

신록을 스치는 향기로운 바람으로

오월의 푸름이 싱그럽게 일렁인다

푸름의 몸짓은 눈을 시원하게

활기차게 가슴으로 다가온다.

 

햇살은 아낌없이 푸름을 빛내며

오~ 아름다운 5월의 신록이여

비벼대며 초록빛 서정시를 쓰고

풋풋한 공기는 가슴을 넒혀준다.

 

오월은 무언지 희망이 넘치듯

온몸으로 햇살을 느끼며

산책을 하고 싶고

청잣빛 하늘을 쳐다보면

스며드는 환희(歡喜)의 눈물이

가슴을 적신다.

 

마음 깊은 데서 퍼올린 찬미의 노래로

내 사랑 전하고 싶어라

그  사랑 함께 나누고 싶어라

오월의 사랑 꽃 한껏 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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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78090
9201
2020-04-30
개나리

 

네 개의 뾰족한 주둥이로

앙증맞게 노랑 입 딱 벌리고

하늘 향한 노란색 곱기도 하여라.

 

가지마다 자식새끼

줄줄이 달고서

깔깔대는 노랑이들 귀엽기도 하여라.

 

코로나 19로 세상은 어려움에 있지만

여전히 노랑 웃음 합창으로

봄 뜰에는 화기애애하구려

 

하기야 봄의 희망 너희마저

시무룩하면 우린

오죽이나 심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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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77912
9201
2020-04-23
2020년 4월은

 

2020년 4월의 봄 하늘은

그 전보다 더 맑고 더 푸르다

창공을 나는 새들의

노랫소리도 더 맑게 들린다.

 

비발디의 사계 봄을 초대받은

새싹도 꽃도 하늘 향해 춤추며 빛나고

들이마시는 땅 위의 공기가

한 달 전보다 훨씬 맑고 달다.

 

환경오염을 만드는

하늘에는 비행기가 날지 않고

땅 위에 차량도 무척 줄었고

바쁜 것이 없어 보이니

 

하늘도 땅도 안식년을 맞은 듯

세상은 고요히 흐르고

지존한 임금의 어명도 아닌

COVID-19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그분의 깊은 뜻을 어찌 헤아리랴만

고요히 묵상에 젖어보며

앓던 지구도 우리의 육신도 영혼도

고달프고 바쁘던 여정에서

 

모두에게 내려진 안식년에

일상의 고마움을 되돌아보고

힘든 시간 이겨내며

고요히 정화의 나날이

흐르고 있는 것 아닐까.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kims2017
김수잔
77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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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5
나의 작은 기도

 
나의 작은 기도
 

 

 

주님의 은총으로 이 아침에도
이 몸을 도우시는 당신 손길에
성부와 성자 성령 함께 부르며
당신의 입김으로 일어납니다.

 

당신이 부어주신 육신을 갖고
간단한 아침체조 할 수 있는 힘
이 시간 주신 은혜 감사드리며
오늘도 모든 시간 봉헌합니다.

 

제 혀에 향긋한 맛 빵과 커피로
조찬을 맛있게도 먹었지만 
무엇이 우리 몸을 지켜줌인지
알고도 모르겠는 요즘 하루가

 

사회적 거리감의 지침하에서
지정된 공간 안에 생활을 하니
비로소 일상생활 귀한 것임을
절실히 감사하게 느끼나이다.

 

영혼의 양식이신 성체성사를 
당분간 모실 수가 없는 시국에
사순절 기도 안에 눈물 흘리며
우리가 누구인가 주께 물으니

 

당신의 계획 안에 침묵을 하셔
어머니 성모님께 간구하오니
우리가 주님모상 맞다 하시네

 

만물의 영장이라 소리쳐 봐도
미생물 코로나에 벌벌 떨면서
날마다 늘어나는 확진자 소식
뉴스만 들어와도 안절부절로
어쩌면 이렇게도 약하십니까

 

당신이 창조하신 피조물에게
잘못을 회개하고 뉘우치면은
우리 죄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긍휼의 당신 용서 더 크시기에

 

인내와 사랑 안에 기다리면은
우리의 전부이신 주님 당신은
희미한 저희 마음 깨어쳐 주셔
용서와 사랑으로 지켜주시리.

 

곳곳에  팬데믹의  환자를 위해
혼신을  다 하시는 의료진들께
오 주여, 그들에게 힘을 주시고
건강을 지키도록 보호하소서. 

 

감사와 이웃사랑 모른 잘못을
당신께 간구하는 작은 기도를
당신께 마음 바쳐 비옵나오니
긍휼히 여기소서 받아주소서.

 

간절히 고백하는 못난 이 영혼
이사야 오십오장 팔절 말씀을
이제야 어렴풋이 자리잡으니
내 생각 내 잣대로 하지 말 것을

 

사회적 거리감을 지킴에서는
침묵이 주는 교훈 되새겨주셔
그동안 지껄여댔던 숱한 말들이
걸레쪽 많았음을 알려주셨소

 

많은 날 사랑없이 쏟아냈던 말
자비론 오, 주님께 간청하오니
잘못된 저의 언행 용서하소서
가련한  저희 모두 안아주시어
사랑인  당신 평화 부어주소서.

 

당신은 찬미영광 받으옵소서.
아멘.


-2020/03/24, COVID-19로 집안에서 바치는 나의 작은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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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77315
9201
2020-03-14
봄비 속에 불청객

 
봄비 속에 불청객
 

 

 

긴 겨울 터널을 넘기는 끝자락
밤새 창가를 두드리던 
귀한 손님 봄비 소리에
아~ 봄이 오는가 설렜는데

 

주렁주렁 따라붙은 불청객
활개 펴고 설쳐대는, 그 이름
Coronavirus Disease(COVID-19)
시끄럽던 사스(SARS)나 메르스(MERS)보다
액션 게임이 장난이 아니다.

 

봄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살얼음 위를 걷게 하고
불청객이 활기차게 온 세상을 누빈다.

 

우리가 누구냐? 
산전수전 다 겪은 우린 이기리라
어려울 때일수록 차근차근
방역에 힘쓰고 서로 격려하며
슬기롭게 헤쳐나가리라.

 

불청객 앞에 너무 두려움도
정신적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까.
개인위생수칙 잘하고 서로 사랑하면
코로나바이러스쯤의 불청객은
당당히 이기리라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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