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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섭 詩評

Byunchangs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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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건축사, 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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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changsup
변창섭
76354
10963
2019-12-17
할머니의 천당

 
할머니의 천당

 

 

 

내 먼저 간데이
느거는 있는 걸랑 넘 다 퍼주고
마음 편히 살다 오그레이
내 다 갖고 갈 거이니
걱정할 것 없데이
천당 가몬 다 있다 하더만도
내 천당 가 뭐 하겠노
내는 자옥 가도 괘아니께 느거들
천당 가라꼬 이러는 거 아이가
느거들 내 보고자푸면
지옥으로 내려 올끼지만도
그라몬 내는 또 지옥인기라
그라니 내 걱정일랑 말고
느거는 천당으로 가그레이
내는 지옥 가서 넘 퍼주고
넘 천당 가는 거 보고
내는 또 지옥으로 갈꺼구마
게서 또 넘 퍼주고 퍼주고
더 퍼줄거이 없이면 내는
넘이랑 같이 배 곯고 아플끼라
워째 내만 천덩 간다 할낀가
가몬 같이 가야제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Byunchangsup
변창섭
76218
10963
2019-11-27
진실파티

 
진실파티

 

 

 

 진실은 말이 없다
가득한 산해진미 게걸스런 입놀림
혀 끝에 달콤한 그러나
몸 속에 가득한 독까스
헛 말의 접시들은 치워져야 한다
잔치는 이제 끝날 때가 왔다
빈 식탁에 마주 앉아
빛나는 눈빛
사랑이든 진실이든 우리는
눈빛으로 사랑하고 말한다

 

말 없는 개눈의 많은 말
말 많은 개만도 못한 말

 

때로 말은
진실이란 화려한 옷을 걸친다
술잔 높이 치켜들어
술이 술 마시고 말이 말 마시고
진실마저 마셔 버리고 
무대 위 의상쇼는 한창인데
무대 뒤 드레싱룸 빈 옷걸이에
목매다는
진실의 
알몸

 

-    작금의 조국 언론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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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changsup
변창섭
76088
10963
2019-11-14
가을 나그네

 
가을 나그네

 

 

너의 여름은 충만했겠지
너와 함께 하지 못한
여름날은 가고 귀밑머리 희끗한
가을도 지고 있구나
평생 남만 업고 다녔던
맏형같은 내 친구, 달원아!
가을이 이렇게 아리었더냐
이제 나뭇잎 떨어지고
너 한번 업어주지 못한
나의 가을은 초라하구나

 

앙상한 가지 사이로
저녁 햇살 드리우고
빈 뜰만 나를 지키네
속절없이 남아있는
가랑잎 하나 바람에 뒹굴고
끝내지 못한 편지 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하나 말라 있었네
뜰의 가랑잎 주워다
함께 포개어 놓는다

 

밖은 어둑하고 바람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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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changsup
변창섭
75830
10963
2019-10-27
습작

 

습작

 

 

오늘 시 한 마리를 건져 왔다
잘 준비된 식탁에
나는 맛이 좋은데
아내는 눈을 찌푸리고
아이들은 코를 막는다
요리 솜씨를 익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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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changsup
변창섭
75768
10963
2019-10-16
비누

 

비누

 

 

 

세면대에 말라붙은
비누 한 조각
형광등빛 아래 차가운
메마른 눈동자
한숨 섞인 내 가슴은
메밀꽃 달빛으로 차오르는데

 

지금 누군가 나를 적셔
사랑을 일깨우려 하는가
젖어
굳어진 육신은 녹아 내리고
때묻은 이성은 꺼풀을 벗는다

 

단 하나의 목숨을 바쳐
얻는
목숨, 그
단 하나의 사랑은
잦아드는 거품으로 사라지는데

 

비누는 닳아서 없어짐으로써
비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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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changsup
변창섭
75733
10963
2019-10-10
한 알의 사과-추수 감사절에

 

한 알의 사과
_ 추수 감사절에

 

 

온 식구 둘러앉아
사과를 먹는다
사랑을 먹는다

 

한 알의 사과를
둘로 나누고 그
둘을 둘로 나누고 또
둘을 둘로 나누고
나누면 많아진다

 

잘리는 과육의 아픔
자르는 칼날의 아픔, 그
푸른 빛 아픈 사랑은
또 하나의
사랑을 낳는다

 

사과는 쪼개어짐으로
사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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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changsup
변창섭
75642
10963
2019-10-03
국화

 
국화

 


스산히 바람 스치는 갈색 화단
스러진 꽃잎 사이 말없이
서로서로 기대어 서 있는, 저
소복의 여인들,
그 너머
사과나무에는 빨간 열매가 달려 있다
빨간 열매는 슬프다
홀로 맺어 있어 슬프다

 

가을은 열매 맺어 슬프다
갈색 겉에 흰색으로 남아
빨간 열매의 야함마저 감싸는, 저
소복의 여인들,
가을이 슬프다함은
스러진 꽃잎과 함께하는
국화를 우리가 함께함인가
국화가 우리와 함께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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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changsup
변창섭
66395
10963
2018-06-12
황혼의 명상-이진엽


 

황혼의 명상
- 이진엽

 

 

새들은 서쪽으로 날아가고
회색의 능선 위로 노을이 물들고 있다
빛에 휩싸인 저녁구름
어떤 놀라운 신비가 성냥을 그으며
내 가슴을 불태웠다
이 큰 우주 속에
지금 나는 어떻게 있는가
황혼아 짙어 갈수록
끝없이 헝클어지는 만상의 몸짓 앞에
나는 조용히 무릎을 꿇는다
쉬어라, 이젠
저 먼 산마루 위로 별이 또 뜨리니
마침내 아이들도
숲길의 작은 집에서 곤히 잠들 것이다

    

 


 1956년 경북 구미 출생
 1992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경북 하양 무학고교 교사 역임
 시집; <아직은 불꽃으로> 

 

 


 쉬어라, 이젠

 

  능선 위로 물드는 저녁노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이 시의 배경입니다. 성냥불을 그어 댄 듯한 붉은 노을이 시인의 가슴을 불태우며, 어떤 놀라운 신비가 그의 마음에 감동으로 전이됩니다. 시인은 큰 우주 속의 한 작은 존재로서 인식되며, 그 경이롭고 경외함에 무릎을 꿇습니다. 여기까지는 여느 시에서 볼 수 있는 정경과 심상을 그려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쉬어라, 이젠’ 이라는 짧은 시구에서 독자는 카타르시스가 됩니다. 현실적인 삶의 고단한 짐을 벗어 버리고 싶은 심상을 잘 표현한 구절입니다. 하루 혹은 일생의 노동을 마치고, 이제 노을이 지고 어둠이 밀려오면 산마루 위로 별이 뜨고, 놀라운 신비 (절대적 존재 / 자연의 섭리)는 우리를 포근히 안아 주어, 우리는 휴식의 시간으로 들어 갑니다.


 그리고 숲길의 작은 집에서 아이들도 곤하게 잠이 듭니다. 이 마지막 결구는 폭 넓은 감동으로 다가 옵니다. 우주와 나만의 교감에 도취한 자족의 경지를 넘어, 자라나는 새 생명과 큰 우주와의 신비로운 하모니를 노래함으로서, 시적 울림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진엽 시인은 시의 주제에 있어서는 현실 인식을 삼투시키면서도 언어가 지닌 울림과 향기를 섬세하게 투영해 내는 솜씨가 돋보인다.”고 문학평론가 김재홍 교수는 평합니다.


 ‘우주’라는 시어의 선택은 새로운 느낌을 주며, 더 넓고 깊은 의미로 확산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립니다.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오기를 희망합니다. 그리하여 희망과 사랑과 미래를 안겨다 주는 ‘아이들’, 숲길로 접어드는 작은 집에서 곤히 잠이 드는 우리 아이들은 희망과 사랑이 있는 우주 공통체의 미래를 꿈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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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changsup
변창섭
66204
10963
2018-05-30
그런 모름-강옥구

 

그런 모름 
        - 강옥구

 

 

 

우리가
몰랐다고 말할 적엔
아는 것,
아주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조차 모르니까.

 

그런데
꽃이 그 아름다움을
산이 그 의연함을
어진 이가 그 착함을
모르는
그런 모름이 있다.

 

우리를 감동시키는
눈빛
종소리
한 줄의 시
그들은
그러한 모름에서
길어 올린 생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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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광주 출생 (1940 ~ 2000)

[현대문학] 시 등단
                [문학사상] 북미 통신원 역임
       시집 <허밍버드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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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정말 모른다는 것은 모르는 것조차 모를 때를 말하겠지요. 그와 같이 꽃이 그 아름다움을, 산이 그 의연함을 모르듯이, 어진 이가 착함을 행하면서도 그 자신은 착한 줄 모르는 것, 바로 그것이 진정한 착함이라고 시인 강옥구는 말합니다.  장자도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그렇다 하는 것, 그러면서도 그런 줄 모르는 것, 그것이 도(道).” 라고. 
   

진정한 부처는 자신이 부처라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에, 부처는 누구인가, 아니, 부처란 무엇인가, 생각해 봅니다.  부처는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나 부처가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부처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참선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처의 유혹에 빠질 것입니다. 해서 달마 선사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고 합니다.  부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그 마음을 죽여야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부처가 되고 싶은 욕망은 이미 부처의 마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천국’을 말한다면, “만약 그대가 천국에 들어가기를 바란다면, 그대는 결코 천국에 이르지 못하리.” 이는 천국에 들어가기를 갈망하는 사람은 그 욕심이 이미 천국백성으로서 자격미달이라는 말입니다.  


   시인은 결구에서 나직이 말합니다. 무엇을 보이고자 혹은 무엇이 되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서가 아닌, 마음씀이 없는 <그런 모름>에서 길어 올린 한 줄의 시가 우리를 감동시키고, 목마른 삶을 적셔주는 생수라고.


   그의 수필집 <마음없는 마음의 길>의 제목처럼 무심의 경지를 향해 높고 깊고 넓은 도의 길을 걸었던 강옥구 시인은 시뿐만 아니라 수필가와 번역가로 활동했습니다.  선불교의 ‘무심/무공’의 세계와 크리슈나무르티, 달라이라마와의 만남을 통해 ‘진리/ 자유’의 문제에 천착해 왔으며 작고하기 전까지 왕성한 창작의욕을 보인 시인이자 참선자였습니다. 강옥구 시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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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섭
65985
10963
2018-05-14
[변창섭 시평]사이-박덕규

 


사이
           - 박덕규

 

 


사람들 사이에
사이가 있었다 그
사이에 있고 싶었다

 

양편에서 돌이 날아왔다

 

 

 

     

 

1958년 경북 안동 출생
 <시운동> 동인으로 시작 활동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으로 등단
 시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사이 사이에 사이가 있다

 

 “우리는 우리에 갇혀서 산다/ 어떤 형태의 우리이든 우리는/ 우리 안에서 산다” 


 이렇듯 우리말에는 동음이의어가 많습니다. <사이> 도 그렇습니다. 시를 다시한번 읽어 봅시다. 우선, 첫 연 (stanza)을 보면, “사람/사이/있다/싶다”라는 단지 네 마디의 단어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짧은 문장에 세번이나 나오는 <사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이 이 시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첫 줄의 <사이>는 ‘집과 집 사이에 길이 나 있다.’라고 할 때의 ‘사이’로써 공간적 의미를 지시하며, 둘째 줄의 <사이>는 ‘영자와 순자의 사이가 좋지 않더라.’와 같이 사람들이나 집단들 혹은 국가들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심리적 상황을 의미합니다. 셋째 줄의 <사이>는 위의 두 의미가 합쳐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첫 연은 걸끄러워진 사람들, 집단들 또는 국가들 간의 사이(관계)를 화해 시키려고 그 <사이>에 있고 싶었는데, 오히려 양쪽에서 욕만 먹었다 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의 시적 화자는 ‘나’일 수도, ‘너’일 수도, ‘그’일 수도 있는 이른바 무인칭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보편적인 상황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 경우를 자주 경험합니다. 이러한 세상살이의 한 면을 이 시는 단지 네 줄의 짧은 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시의 맛입니다. 만약 이것을 길게 늘여 한 편의 수필로 썼다면, ‘그거야 다 아는 얘기 아닌가’하고 실망할 것입니다. 이것이 시와 산문과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또한 이 시는 시각적으로도 새로움을 보여 줍니다. 첫 연의 세 줄이 모두 사이를 띄워 놓고, 둘째 연의 “돌”에 맞춰 시작합니다. 따라서 둘째 연의 “양편에서”라는 말을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사족으로, 이 시를 ‘사람’ 대신에 다른 말을 대입해서 연습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 Q ] 사이에/ 사이가 있었다 그/ 사이에 있고 싶었다


 양편에서 [ A ]이 날아왔다]”는 식으로…


 Q 1; 여자들, Q 2; 남자들, Q3; 남녀, Q4; 중미 


 A1; 손톱, A2; 입술, A3; 윙크, A4;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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