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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강식 칼럼

k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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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캐나다의 칼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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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im
임강식
58471
10332
2015-03-13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28)

 

 
(지난 호에 이어)

 추가로 말씀드리면 또 하나의 특별 사업이 있습니다. 몇 년 전 무슬림 강경파의 테러범들이 한국인을 인질로 사로잡고 협박하였습니다. 그때 한사대에서는 그를 구출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였습니다.


 물론 우리의 정규군을 투입하지 않고 세계 각국에 있는 한국인 용병들과 전문가들을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3의 세력으로 충분히 비밀리에 그 한국인 인질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에 정부에 그 계획서를 올렸습니다.


 정부는 외교적인 문제와 사상자가 더 나올 것을 염려하고 한 번도 시도한적이 없어서 성공을 확신하지 못하여 곧바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그 한국인 인질은 테러범들에 의하여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지요.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지 않으면 누가 우리를 보호 합니까? 세계 어느 곳에서도 어느 나라나 어떤 단체도 한국인을 해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 후 얼마 지나고 나서 한국 어선이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 되었었지요. 그때는 정부가 나서서 우리 정규군의 힘으로 무사히 구출해 냈습니다. 그 후로는 해적들이 한국어선을 납치하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한사대는 한국인을 사랑하는 단체로 한국인을 위하여 존재합니다.


 최용호는 정신없이 기사를 작성했다. 기사의 작성 6하 원칙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단지 생각나는 대로 그대로 단한번의 퇴고도 없이 타이핑했다. 


 전화벨이 울렸다. 편집국장일거라고만 생각했을 뿐 무시하였다. 마침내 기사 원고를 마친 그는 고개를 들고 시간을 보았다. 마감시간 5분전. 그는 기사송고 버튼을 눌렀다. 그제야 이틀 동안의 피로가 몰려와 그대로 쓰러져 잠들어 버렸다.

 

 [대한미국을 사랑하는 남자, 이태조]
 이태조는 과연 누구인가? 할아버지는 농부였고, 아버지는 선생님이셨다. 그리고 이태조는 농부이고 어부이고 트럭운전수였고 부두노역자였으며 공장 근로자였고 축구선수였고 사회봉사자이며 자연보호자이고 쓰레기를 재활용하며 단군의 얼을 계승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를 말하기 위해서는 학력이나 경력, 출신지역 연고를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는 대한민국이다.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으며 전주에서 자라고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경기도에서 일을 하였고 강원도에서 살았으며, 경상도에서 근무하고 충청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전라도 조그만 섬마을에서 어부를 하였으며 최근 노역자로 일을 하였다.


 대한민국의 보통 남자이며 사회활동가이며 자연보호주의자이고 이상주의자이며 민족주의자이다. 이태조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남자이다.

 

 25.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날 

 


 아침 신문을 펴본 최용호는 깜짝 놀랐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최용호의 기사는 서해일보 신문만 아니라 전국 신문에 동시에 실려있다. 
 TV를 켰다. 마침 M방송사의 황철순 보도국장의 아침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이태조씨에 대한 기사가 올라와 있어서 화제입니다. 서해일보의 최용호 기자에 의해 자세하게 보도 되었습니다. 그의 기사에 따르면 이태조 선생님은 대한민국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한국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한민국 유일의 자원봉사단체 한사대의 창립자로 그동안 소리 없이 봉사해온 그는 노동자, 어부, 농민 등 주로 서민층을 위하여 봉사활동을 해온, 그는 전국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에게는 이태조 선생님이라고 불리며 훌륭한 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사남이라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개설되어 이태조씨에 대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접속이 폭주하는 등 대한민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황철순의 태도가 돌변하여 이태조에 대하여 우호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최용호는 서해일보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제 기사가 각 신문에 다 실리다니요?"


 편집국장이 대답하기도 전에 소리부터 질렀다. "아아 최 기자 진정하시게, 자네의 기사는 훌륭해! 우리 신문에만 실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연합통신에 흘려보냈지. 전 국민 모두가 읽어야 할 기사인데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부득이 자네의 허락 없이 내가 결정했네. 오해 말게, 대한민국의 장래가 달린 일이야, 빨리 출근부터 하라구! 할일이 많아! 아참 투표부터 하고 오게" 그러고 보니 투표할 생각을 못했다.

 

 26. 대사남

 


 최용호는 컴퓨터 검색 창에 대사남 을 입력하였다.
 "대사남"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남자 이태조.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 신기한 일이다. 기사 제목을 뽑는데 고심한 끝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남자를 첫머리로 올렸다. 그런데 이미 대한미국을 사랑하는 남자 대사남이라는 이태조에 대한 인터넷 웹페이지가 벌써 개설되어 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웠다.
그리고 첫 화면에 시 한수 올라 와 있다.

 


음(陰)삼월 초순, 꼭두새벽
잔 서리 달빛 속 기와지붕 용마루에
장닭이 빨강 벼슬 높이고 긴 목 세워
홰를 치며 목청껏 이른 아침을 깨친다.
밤새운 산통(産痛), 그 시각
전생의 가피(加被)입어
긴 첫 울음 화답(和答)하며
사람 인연되어 이 세상을 마주한다.
10대 이전은 혈연, 지연으로 본성(本性)을 알고
10대는 천진(天眞)한 학연에서 혈기(血氣)를 알고
20대는 각양각색(各樣各色)의 인연에서 자아(自我)를 알고
30대는 변화무상(變化無常)한 사회에서 인생(人生)을 알고
40대는 여실(如實)한 세상사에서 자연(自然)을 알게 된다.
이제 반평생을 훌쩍 넘긴 50대 중반에서 
또 인연을 기다린다.
진정 일을 하고 싶다.
전생의 가피로
누군가의 인연으로
이제 하늘이 사명(使命)으로 준 그 길을 가고 싶다.
이 세상에서 살다 가는 그 날
천인화로 만인(萬人)의 가슴에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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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im
임강식
58480
10332
2015-02-27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27)

 

 

 
(지난 호에 이어)

 서해일보 기자라는 말에 그 노인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한사대는 유명한 단체도 아니고, 특별한 단체도 아니라서 기자님에게 말씀드릴 만한 내용이 없습니다. 한사대는 한국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봉사 단체입니다. 주로 자연 환경보호를 위하여 모인 단체로 대원 모두가 묵묵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봉사대원이 전국적으로 10만이 넘는 단체입니다. 다른 단체처럼 내세우지 않습니다. 단체장이나 이사 등 직책이나 감투가 없는 조직으로 봉사활동마다 거기에 맞는 대장을 자원하는 사람이나 추천하는 사람이 맡아서 진행하고, 그 사업이 끝나면 대장은 다시 평회원으로 돌아갑니다. 사무 보는 임원들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들 역시 자원 봉사자들로 보수도 없고 따로 근무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대원 스스로가 시간이 될 때마다 나와서 일하는 분위기입니다."


 "사업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십니까?"


 "크게 세 가지 사업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봉사활동입니다. 이것은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는 양로원, 고아원, 노숙자, 농촌 일손 돕기 등 모든 봉사단체들이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둘째는 자연보호활동과 자원재활용 사업입니다. 이는 정부와 기업과 시민이 함께 하는 사업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 정부가 주관하고 관리 감독하고 기업이 투자하고 시민이 봉사하는 특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예를 하나 들면 캐나다 퀘벡주에 슬럼화되고 폐허가 된 쓰레기 같은 지역이 있었습니다. 이 지역을 퀘벡 주정부가 주관하고 각 기업들이 투자하고 시민들이 나서서 재개발하고 문화 공간을 세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가 탄생하게 된 동기입니다. 버려진 지역이 재개발되어 문화 공간이 되고 고용증대를 이루고 또 지금 태양의 서커스는 세계공연을 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프로젝트를 찾아 개발할 것입니다.“

 


 “마지막 셋째는 재해재난 대책 사업인데 이것이 현재 한사대가 주력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목적은 재난 재해 방지 및 대책마련입니다. 기자님은 911 세계무역센터가 공격당했을 때 가장 큰 인명피해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비행기의 공격을 예상 못한 것이 중요하지만 공격당한 후 그 큰 빌딩이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그 누구도 예측 못한 점입니다. 혹시 그 누군가, 빌딩전문가가 건물구조와 무게상 붕괴될 수 있다고 예상을 하였더라도 그 사람의 생각이나 경고가 즉시 전달되지 못했기 때문에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하겠다고 빌딩으로 올라간 소방관들까지 희생된 것입니다. 재해 및 재난 사고에 대한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단체, 기술적 요원과 행동대원, 그리고 장비 차량 등이 모든 것들을 빠른 시간 내에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루이지애나에 수해가 나서 물에 잠겼을 때 식수가 부족하다고 하여 미국 각지에서 트럭으로 생수가 배달되었습니다. 심지어 캐나다에서도 수십 톤의 식수를 무려 2000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이틀 동안 밤새 달려 왔는데 막상 도착해서는 트럭들이 수해지역에 들어가지 못하고 길에 묶여 있어서 정작 식수는 제때 전달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일본처럼 원전사고가 났을 경우 방사능 누출을 막을 수 있는 장비나 시설은 무엇이고 또 누가 그러한 기술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가? 대피는 어디로 할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 어떤 시설이 필요하고 어떤 약품들이 필요한가? 모든 것에 대한 예상을 하고 거기에 따른 완벽한 준비를 해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피해를 최소로 줄이는 일입니다.”


 “그래서 한사대에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모아 놓은 자료들을 수집 정리하고 있습니다. 삼풍같은 빌딩이나 한강다리가 무너졌을 경우 복구 작업을 할 수 있는 중장비와 전문가와 기술자 그리고 인력을 즉시 투입할 준비를 해놓는 것입니다. 이상 기온, 혹서나 혹한이 닥칠 때, 석유파동이 날 때, 또다시 바다에서 유조선이 침몰하여 기름이 유출 될 때, 장비는 무엇이 필요하고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어떤 자재가 필요하고 그 자재를 생산하는 회사는 어디에 있는가. 이런 모든 사고에 대한 예상과 준비작업을 하는 것이 바로 한사대의 주목표입니다. 이 모두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하고 복지 그리고 행복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럼 이태조씨도 한사대 대원입니까?"


 "한사대는 10년 전쯤에 봉사활동을 하다가 만난 사람들이 결성한 것으로 이태조는 초기 창립 때부터 참여하여 이 조직의 체계를 세워 놓은 사람 중의 한명입니다"


 "한사대는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습니까?"


 "봉사 및 재해 재난 구조를 효과적으로 기술적으로 봉사하기 위해 각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합니다. 물론 누구든지 대한민국을 사랑하시는 분들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한사대는 말 그대로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대한민국 전 국민이 바로 한사대 대원입니다. 서해바다가 기름으로 뒤덮였을때 여러분들이 자발적으로 오셔서 기름을 닦아내고 봉사활동을 하셨습니다. 기름을 닦을 수 있는 천 그리고 세제를 나누어 주신 분들이 한국을 사랑하는 봉사대원입니다. 기름걸레를 수거하고 처리하고 텐트에서 음료를 제공하는 분들 역시 한국을 사랑하는 분들입니다.“


 “스스로 나오셔서 묵묵히 일을 하고 가신 모든 분들 역시 한국을 사랑하는 분들입니다. 직접 참여하지는 못하셨더라도 물품을 보내주시거나 성금을 보내주시고 응원하신 전국의 국민 모두가 바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실제 봉사활동을 하신 분들이 한사대라는 것을 모르고 계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한사대는 명분이나 이름을 절대 앞세우지 않습니다. 봉사활동을 하신분이나 도움을 주신 분들이라면 본인은 모를지라도 바로 한사대의 대원으로 봉사하신 것입니다. 순수한 봉사활동으로 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봉사대 이것이 한사대입니다. 한사대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하는 단체이며 바로 국민 여러분들이 한사대의 대원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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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im
임강식
58479
10332
2015-02-20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26)

 

 

 "이 선생 같은 사람 또 읍시요. 그 사람 복받을 꺼구먼요. 여그 시장바닥이 요만큼 깨끗해지고 질서가 잽힌거이 모다 그 사람이 나서서 해놓은 거지유. 여기 장삿꾼들끼리 허구한 날 경쟁하고 쌈질하고 했는디 그 양반이 상조회를 조직해서 이제는 서로 돕고 있시유. 또 쓰레기 문제땀시 골치 아팠는데 그 양반이 시청에 건의해서 해결했구먼유" -중앙시장 노점상 아주머니의 이야기


 "그 사람은 와 묻노? 대통령이라도 나온 기가? 내 마 그 사람이 나온다카만 열일 팽개치고 가서 투표할 끼다." -시장 통로에서 장사 하시는 아저씨 


 "내가 이렇게 노숙자로 떠돌아다니고 있어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텍사스 주립대학원을 졸업했지. 나한데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해서 영어를 가르쳐 주었지. 미국에서 10년 이상 살아도 그만큼 못할 거야 영어 잘하지. 그 대신 내 파이프드림을 실현시켜 준다고 약속하였지, 물론 그가 해 줄 것이라고 믿지는 않지만... 혹시 또 모르지 그가 대통령이라도 되면 가능할가..." -피터송 또는 닥터송 


 처음에는 닥터라고 해서 의사인줄 알았다. 피터송는 물리학 박사로 미국에서 드림파이프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한국에서 실현하기 위해 한국에 돌아 왔으나 아무도 그의 이론을 들어주지 않았다.
 가정문제까지 겹쳐는 불운으로 어쩌다보니 여기 다리 밑에까지 흘러들어 오게 되었다고 했다.


 "우리 같은 노숙자들이 얼어 죽지 않고 굶어 죽지 않는 게 이태조 덕이지...


겨울이 되면 옷과 담요를 구해다 주고 식량 음식도 주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교회나 봉사단체 후원회들을 순서적으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게끔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사실이지." -어느 노숙자


 “이태조 그 사람만 오면 장기판이 벌어지는데 훈수 때문에 싸움이 벌어지지. 그런데 요즘 통 안 왔어. 그 사람이 와야 재밌는데...” -양로원 할아버지


 “이태조씨는 교육 개혁에 대해여 수차례 강연 하였습니다. 일선 교사를 가르치는 전문교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요즘 문제시되고 있는 왕따와 성폭력은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모자랍니다. 학생들이 상담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전문가가 없으면 일선교사들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확실한 교안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문 상담가의 양성이 시급합니다. 아 그리고 또 하나 교과목에 경제 과목이 꼭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국민이 잘 살게 하기 위해서는... 쉽게 말해서 돈버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돈을 많이 벌어 잘 살것이다 이 말입니다. 또한 번 돈을 쓰는 방법도 중요하지요. 자본주의 시대입니다. 가정경제가 안정 돼야 사회가 안정되고 더 나아가 나라가 부강해집니다.” -고등학교 교사


 "농사도 옛말여, 요즘 젊은 사람들이 누가 농사 질라고 하간디. 늙은이들만 남아서 씨뿌리고 수확할 일손이 없응게 겨우 우리 먹을 만치나 심어 해먹고 나머지 논밭이 펑펑 놀고 있었는디, 아 저기 감나무에 홍시가 주렁주렁 열려도 딸 사람이 없었당게. 죄다 까치밥이 돼부렀지. 근데 이태조 그 사람이 읍내에 중장비 회사를 찾아가서 사장을 만나 설득혀갖고 각종 농기계를 들여다 놓고는 대여를 시작하였지. 거기에 별의별 농기계가 다 있응게 우리는 필요할 적마다 빌려서 쓰면 되지라. 씨뿌리는 기계, 수확기계, 농약 살포차, 트랙터 밭갈이, 웬만한 중장비는 다 있어서 이제 농사도 편하게 한당게, 올해도 감딸때 트럭을 빌렸는데 트럭에 요상한 기둥이 달려 있어서 그걸 타고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 감을 땄당게. 참 편리한 세상여." -부안의 농사꾼 할아버지

 농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중장비 회사를 찾아갔다. "처음에는 불도저와 굴삭기 몇대로 건설현장에 투입하는 사업 이었습니다. 어느 날 이태조가 찾아와 농기계 장비 대여업을 제안하더군요. 아이디어도 괜찮고 수익성이 있어보였습니다. 더구나 제 부모님들도 아직 농사를 짓고 계셔서 도움도 드릴 겸 농기계를 들여오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는 없는 게 많아서 주로 수입해 왔습니다. 지금은 백여 종류의 각종 농기계들이 있고 이곳 농사짓는 사람 중에 제 농기계를 쓰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태조와는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그는 별난 친구였습니다. 운동 잘하고 명랑하고, 유머 있고, 붙임성이 좋아 친구가 많지만 엉뚱한 면이 있어서 우리가 이해하지 못할 일들을 저지르곤 하였지요. 중이 되겠다고 산속에 들어가기도 하고, 시인이 되겠다고 시를 써서 시집을 발간하고, 학생들이 읽을 만한 책이 없다고 월간 학생 잡지를 창간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자연환경보호 단체를 만들어 활동한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한사대라고 아십니까?"


"한사대요?" 그제야 최용호는 제보자가 준 종이에 쓰여 있던 한사대라는 말을 기억해냈다. 대학이 아니고 자연환경보호단체의 이름일 줄이야. 

 

 24. 한사대


 허름한 창고건물 한 켠에 자리 잡은 한사대의 사무실은 너무나 초라하였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여학생 둘이 책상 앞에 앉아서 일하고 있고,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노인 한분이 안쪽에 있다가 갑자기 들어선 불청객을 맞이하였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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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강식
58478
10332
2015-02-12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 (25) 대 사 남


(지난 호에 이어)

 첫 번으로 찾아간 곳은 인천의 중소기업으로 이태조가 10년 전에 2년 정도 근무한 곳이라고 하였다.


 "이태조 그 사람요? 참 재미있고 좋은 사람이지요. 또 이상하기도 하고..." 제일먼저 만난 인천 중소기업 대표가 한 말이다. "임시직으로 입사하였지만 워낙 일을 잘하고 사교성도 좋아 직원들에게 인기있는 유능한 사원이었습니다. 그때는 회사가 급성장할 때라 투자를 많이 하고 있었을 때입니다만 바로 아이엠에프가 터졌지요.

회사 최악의 위기가 닥쳤습니다. 물론 회사가 파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직원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했으니까요. 회사분위기가 술렁이고 직원들은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지요. 노조에서는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었고, 저는 그때 회사를 버리고 미국으로 이민 갈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이태조가 나서서 직원들을 설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임직원 모두 월급을 반 이상 줄이고 최저 생계비만 받고 일단 회사를 살리자고 하였습니다. IMF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반드시 회사가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결국 직원의 3분의 1은 떠나고 남은 직원들이 이태조의 의견에 동조하고 뭉쳐서 월급을 포기하고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저 역시 전 재산을 털어 회사를 살리는데 투자하여 1년 만에 다시 회사를 살렸습니다.

이태조 덕분입니다. 그 후 저는 이태조에게 이사직을 제안했으나 그는 거절하고 오히려 회사를 떠났습니다. 충분한 대우를 제안했는데도 마다하고 대신 부탁하나만 들어달라고 해서 들어 주었습니다."


 그는 벽에 걸린 사진을 가리켰다. 어린이들과 회사 임직원들이 함께 활짝 웃는 사진이 걸려있다. "푸른나무의집은 지체부자유 어린이들의 교육원입니다. 저희 회사가 결연을 맺어 후원해주고 있고, 정기적으로 직원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태조씨가 여기를 떠나면서 부탁한 것입니다."


 최용호는 바로 이어서 그 푸른나무의 집을 방문하였다. 푸른나무의 집 원장은 50대의 아줌마였다. 그녀 역시 장애우 자녀를 두고 있어서 이 교육원을 시작하였고 아이들이 많아지다 보니 회사에 다니던 남편 역시 직장을 그만 두고 재활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다행히 이렇게 자매결연으로 도와주는 회사가 있어서 도움이 되고, 가장 큰 문제는 장애우들을 가르치는 전문 교사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이태조씨는 자주 오지는 않지만 어쩌다 한 번씩 와서 어린들과 함께 놀다 가곤 하였습니다. 그분 소개로 여러 곳에서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천사 같은 분이십니다."

 

 

 이때 한 소년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아저씨! 태조아저씨 친구야? 그런데 태조아저씨 요즘 왜 안와? 아저씨! 내 손가락이 안 붙어요. 아저씨가 좀 붙여줘"


 소년은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조금 사이를 띠운 채 그의 앞에 내밀었다. 최용호는 손을 내밀어 손가락을 오므려 붙여주었다. 동시에 소년은 ‘뿌웅!’

하며 방귀를 뀌었다 그리고는 낄낄대며 신나게 웃었다. "우헤헤헤 재밌다. 이거 태조 아저씨가 가르쳐 준거야" 


 최용호는 그 천진하게 보이는 소년의 해맑은 웃음에 따라 함께 웃었다. 


 "이태조씨 같은 그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같은 트럭운전사들도 먹고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분도 오래전에 트럭운전을 했다지요. 지금도 트럭운전사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한때 화물운송연대 간부직도 했었고, 클럽이나 카페를 통해 홍보하고 활동하고 있어요. 그분이 주장하는 게 화물차에 대한 연료비 감세혜택을 받아야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화물트럭들은 연료 사용량에서 일정 부분의 세금을 돌려받습니다. 기름값에 엄청난 세금이 부과되어 있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잖습니까?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화물차들이고 화물트럭이 멈추면 대한민국의 심장이 멎고 피가 흐르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화물트럭의 세금면제는 당연한 것입니다. 또 화물트럭운전자들의 식비를 포함해 모든 경비는 세금공제 혜택을 30%이상 올려 받아야 합니다. 또 화주와 차주 사이에 직접적인 자유계약이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을 개발해야 합니다. 중간 브로커나 화주의 횡포를 막아 운송비가 안정되고 보험과 안전에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대신 트럭운전사들의 안전교육도 강화해야 합니다.

정기점검 안전검사를 의무화 해야 하고 운전 시간을 제한하여 안전운행을 하도록 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교통부 당국에 수차례 건의하며 협상을 추진중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이태조씨가 교통부 장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어느 8톤 트럭 운전사의 말
 
 "태조형은 공만 잘 차는게 아니라 우리 축구회에 봉사 많이 했지요. 동네 축구를 키워 조직적으로 만들고, 후원을 받아서 유니폼도 마련하고, 전용 연습구장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그래서 도내 도시별 조기 축구대회에 참가하여 우승도 몇 번 했지요. 태조형은 정말 축구를 좋아해요. 진짜 멋진 사나이입니다. 그 나이에 그렇게 잘 뛸 수 있는 사람 못 봤어요. 정말 대단해요. 존경해요" 땀에 젖은 얼굴로 축구공을 들고 있는 20대 청년의 말이다.


 이태조? 그 사람이라면 생각나는 일이 있지. 저기 저기 잔디밭과 화단이 보이나? 그 가운데로 가로 지르는 길은 원래 없었지. 내 사무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이라 정원사가 나를 위해 잔디를 깔고 정원수와 꽃으로 가득 찬 넓은 정원으로 가꾸었다네. 그런데 우리회사 직원들이 출퇴근 할 때마다 잔디를 가로 질러 다니는 바람에 잔디가 죽어서 보기 흉해지자 정원사가 철망을 치고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는 사인을 붙였다네.


 어느 날 이태조가 나에게 면담을 요청하더니만 회사의 직원이 중요한가 잔디가 중요한가 묻는 거야? 물론 사람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더니 즉시 잔디를 가로지르는 길을 내달라고 하는 거야. 잔디와 화단을 가꾸는 것도 좋지만 길이라는 것은 사람이 다녀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하더군.


 이치에 맞는 말이더군. 그래 그날로 화단을 가로질러 길을 만들고, 가운데에 공간도 만들고, 벤치의자도 설치했지. 직원들이 좋아하더군. 휴식시간에 나와서 앉아 담소도 하고, 점심도 먹고, 운동도 하고, 정원 속에 훌륭한 휴식공간이 생긴 거지. 이태조는 사물을 순리적으로 보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라네 -어느 중견그룹회사의 이사장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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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im
임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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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32
2015-02-06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24)

 줄리아 신이 들어왔다. 김혜숙 대표를 보며 머뭇거렸다. 마치 무슨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듯하였다.


 "무슨 일이야? 줄리아 왜 그래?"


 "후보님, 혹시 인터넷에 대사남 사이트를 아시는지요?


 "아니, 모르는데 그게 무슨 사이트인데?"


 "김 후보님과 이태조님에 관한 사이트인데 불과 며칠 전에 개설 되었어요. 그런데 지금 그 사이트가 인터넷과 SNS를 타고 급격히 퍼지고 있어요. 며칠 만에 가입자가 수십만 명에 이르고 매일 방문자가 백만 명 이상 폭주해서 접속이 어려울 정도예요. 시간 나시면 한번 들어가 보시라고요."


 "그래? 나중에 한번 보도록 하지, 그동안 힘들었지? 고생 많았어." 책상에 앉아서 신문들을 살펴보았다. 온통 김혜숙과 이태조에 관한 기사들로 넘쳤다. 다행스러운 것은 동생 김동선의 비리를 폭로하는 기사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벗어난 것이다.


 최종적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도 조사 결과가 나와 있는데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지지율 1위이던 김 후보가 3위로 밀려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현재 여당인 정민당의 후보가 1위, 막강한 경제력을 업고 새롭게 부상한 신세력의 후보가 그의 뒤를 바짝 쫒아 2위 그리고 새나라당의 김혜숙 후보가 3위로 처져있다.


 그러나 김혜숙 후보는 국민들을 굳게 믿고 있다.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다. 할아버지 김한구 박사 그리고 아버지 김석한에 이은 3대째의 대선 도전이며 지난 30년간 쌓아온 경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 김혜숙은 절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 이태조라는 사람을 더 알고 싶기도 하였다. 두 번 만났지만 이태조는 참 독특한 인상을 남겼다. 지금까지 남자들로만 둘러싸인 정치계에서 수도 없이 많은 남자들을 상대해 왔다. 만자들과 말싸움은 물론 격론을 벌이기도 했고 국회에서 험한 몸싸움을 벌인 적도 있었다.


 세계 각국의 정치인들과 교류도 하였다. 정치적인 안위를 위하여 허위와 가식으로 입신양명을 꿈꾸는 수많은 남자들을 이미 잘 알고 있는 김혜숙이다. 그런데 이태조는 뭔가 달랐다.


 고리타분한 선비이면서도 참신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어수룩하면서도 주관과 사명의식이 확고하다. 철없는 장난꾸러기 같은 행동에 귀엽기도 하지만 웃음을 주는 친근함이 있다.

 


 암자에서 내려오는 길에 그가 길가에 있는 꽃을 하나 따서 큰소리로 말하면서 꽃잎을 하나씩 떼어내기 시작했다. "김혜숙님 대통령이다. 아니다. 대통령이다. 아니다..."


 "꽃잎이 무슨 관계가 있다고..." 중얼거리는 김 후보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하였다. 마지막 한 잎 남았을 때 공교롭게도 안 된다에 걸렸다. 그는 잠시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김 후보를 바라보더니 천연덕스럽게 다른 한손에 숨기고 있던 꽃을 꺼내들고 계속했다.


"대통령이 된다, 안 된다, 된다..." 김혜숙 후보는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웃어 제켰다. 몇 십 년 동안 그렇게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게 마음 놓고 웃어 본적이 없었다.


 또 서울 시내에 다 와서 김 후보와 헤어지기 전 버스정류장에 한 아저씨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졸면서 앉아 있었다. 이태조는 천연덕스럽게 그의 곁에 가서 서있더니 그 아저씨가 고개를 떨어뜨리는 순간 얼른 손을 내밀어 머리를 받는 시늉을 했다.


 마치 떨어지는 호박을 받으려는 것처럼 행동하였다. 아저씨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면 천연덕스럽게 하늘을 바라보며 휘파람을 불다가 다시 끄덕하고 졸면 또 얼른 두 손을 내밀어 받치는 시늉을 반복했다.


 이를 지켜보는 김 후보는 소리 없이 웃음을 참느라고 허리가 아팠었다. 문득 줄리아가 말해준 인터넷이 생각났다. 궁금해졌다. 대. 사. 남. 이라고? 도대체 무슨 이야기들이기에 그렇게 난리를 치는 걸까?

 

 23. 


 최용호는 책상 앞에 앉자마자 취재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지난 이틀 동안 정말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면도조차 못해 꺼칠하고 덥수룩하였지만 지금 그는 외모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배고픈 것도 잊었다.


 다만 빨리 기사를 작성해서 신문사에 보내야 한다는 일념뿐이다. 그는 제보자가 일러 준 곳을 찾아다니며 이태조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방금 돌아왔다.


경기도, 서울,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땅끝마을 남해의 섬까지 그야말로 전국을 돌아왔다.


 이태조는 참 유별난 사람이다. 무슨 팔자가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대한민국을 떠돌아다니며 직업을 수십 번 바꾸어 다니게 되었을까? 처음에는 뭔가 특종을 기대하였다. 특별취재 기사가 될 만한 내용을 찾았지만 그런 대단한 뉴스 꺼리는 없이 그저 단순한 보통 남자의 이야기에 불과한 내용들뿐이어서 조금은 실망하였다.


 그러나 이태조와 함께 일하였던 사람들, 그를 잠시나마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는 점점 이태조의 인간다운 면모와 순수성, 진실함 그리고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평범한 남자임을 느끼게 되고 이태조라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대통령 선거일은 내일이다. 지금 기사를 송고해야 밤에 인쇄를 해서 새벽에 배급처에 공급되어 아침이면 독자들이 받아 볼 수 있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그동안의 수고가 헛고생이 되며 또한 김혜숙 후보에게 희망이 없어진다.


 이태조를 대한민국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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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im
임강식
58476
10332
2015-01-29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23)

 

 

 


2012년 12월 새나라당 선거사무실

 


 "줄리아 신! 김 후보님 도대체 어딜 가신거야? 미세스 신은 알고 있지?" 새나라당의 부위원장이 다그쳤다.

"지금 내일 모레가 대선날인데 이렇게 연락도 없이 사라지다니 제정신이 아니야!"


 선거사무실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지금 정민당은 두 후보가 공모하여 우리 새나라당을 꺾기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판에 정작 믿었던 김혜숙 대표는 나타나지도 않으니, 나원참! 어떻게 돼가는 거야?"


 "아무래도 이번 대선은 포기해야 할 모양입니다. 이는 당에 대한 배반이며 국민들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일단 당을 재정비하고 새 대표를 뽑아 차기를 대비하는 것이 순서라고 봅니다."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권 위원장의 얼굴을 살피며 주장했다. 김혜숙 후보가 물러나면 지금 중앙위원장인 권이 당대표가 되고 차기 대권 후보가 될 것이다.


 "아예 김 후보가 대선후보에서 사퇴를 하는 것이 우리 새나라당의 이미지 추락을 막는 길일 것입니다."


 권부위원장이 줄리아 신에게 넌지시 묻는다. "그런데 정말로 김 후보와 이태조가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한 번도 남자관계가 있는 눈치는 없었는데 말야. 정말 한길도 안 되는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더니 아무도 몰랐지"


 "아니예요. 김 후보님은 누구를 속이실 분이 아닙니다. 그제 밤 호텔 연회에서 두 분 처음 만났습니다. 제가 바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때 김혜숙 후보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썰렁해진 사무실의 분위기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힘찬 어조로 말했다. "오늘 예정대로 선거활동 합니다. 줄리아 오늘 스케줄과 행사 계획을 준비해 줘요. 그리고 나가기 전에 지금 즉시 각 방송사와 신문사에 연락해서 오늘 오후에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세요."


 당 중앙 부위원장이 나섰다. "아니 김 후보님, 기자들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차라리 무반응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해보시는 것이..."


 "저는 사실대로 이야기 할 것입니다" 김혜숙 후보는 단호하게 말했다. "줄리아 신! 회의실에 기자회견장 마련해요."


 새나라당 회의실은 꽉 차고 복도에까지 기자들로 넘쳤다. 한가운데에 셋업된 카메라 옆에 서서 얼굴을 분장하고 있는 황철순의 모습도 보였다. "이거야 원, 지금 우리가 대통령 선거 취재하는 거야? 아니면 연예인 가십꺼리 취재하는 거야?"


 주위에 대고 농을 던졌다. 주위의 기자들이 와하하하 웃었다. 


 "친애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희망이고 꿈인 대망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저에 대한 기사와 소문이 있어서 여러분들을 오해하게 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어 사실을 국민 앞에 밝히고자 이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저 김혜숙과 이태조와의 관계는 새나라 당대표와 당원의 관계일 뿐입니다.


십 년 전 전당대회에서 처음 만났지만 엊그제 호텔에서 만난 것이 두 번째 만남입니다. 기사에 실린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이상의 관계는 근거없는 일임을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밝혀두는 바입니다. 진실입니다. 저 김혜숙은 절대 국민 앞에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럼 함께 커피샾에 간 것은 무슨 뜻입니까?" 한 기자가 질문하였다.


 "그것은 연설이 끝나고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하여 나간 것이고 마침 그 테이블에 이태조씨가 함께 있어서 같이 나갔을 뿐입니다. 당대표가 당원하고 커피 한잔 나누는 일이 결코 큰일이 아니지요. 그리고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제 주변에는 99프로 모두 남자들뿐입니다. 이것을 연인 사이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 남자 모두가 제 연인이 되는 것입니다."


 기자들이 일제히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이때 황철순이 손을 번쩍 들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질문하였다.


 "그럼 어제 오후에 이태조씨와 함께 강원도 암자에 찾아간 것은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김혜숙 후보의 얼굴에 놀라움의 빛이 스쳤다. 가벼운 흔들림을 보였다. 아무도 모르게 갔다왔는데 저 황철순이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 실내는 순간 조용해졌다.


 모두가 김혜숙을 지켜보고 있다. 이 기자회견은 TV를 통하여 전국으로 그대로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는 중이다. 몇 초도 안 되는 짧은 찰나의 순간이 흐르고 김혜숙 후보의 머릿속에는 수십 개의 영상이 스치고 지나갔다.


 30여년 만에 커피샾에 앉아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이태조가 꽉 쥐었던 팔목에는 아직도 그의 감촉이 남아있는 듯 아련했다. 송 박사의 파이프드림에 대해 강의를 하던 이태조의 모습, 축구장에서 땀에 흠뻑 젖은 그의 모습, 그리고 진지한 자세로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똥구멍 대사님" 하고 부르던 장난기 어린 그의 행동까지 머릿속에 떠올린 김혜숙 후보는 그만 슬며시 웃음을 짓고 말았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슬며시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고 실내의 기자들과 당원들은 무슨 일인가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저는 단지 이태조를 다시 만나보고 싶..." 김 후보는 이 대목에서 말을 멈추었다. 다시 한 호흡을 가다듬고 난 후 말을 이었다. "단지 이태조 당원을 만나 오해가 발생한 이유를 확인하고 사진 유포 과정을 알고자 했을 뿐입니다."


 기자들이 여기저기에서 질문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이상으로 임시 기자회견을 마칩니다." 권부위원장이 기자들을 향해 소리치고 김 후보는 비서진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김혜숙은 국민들이 믿어 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동안 자신이 행동하고 처신한 결과를 국민들은 잘 알고있다. 나는 정직하며 소신껏 일하는 정치인이다. 여러 언론의 모함과 험담에 흔들릴 국민이 아니다. 조그만 스캔들쯤으로 흔들릴 김혜숙이 아니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대선이고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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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im
임강식
58475
10332
2015-01-23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22)

 


 
(지난 호에 이어)
 할리데이빗슨 모터사이클이 좁은 산길을 따라 달려와 암자의 마당 한가운데에 멈추어 섰다. 모터사이클의 엔진소리는 나뭇잎마저도 떨게 할 만큼 시끄러운 소리를 냈지만 법당 안에 앉아있는 노인은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듯 정좌한 자세 그대로 눈을 감은 채 명상에 잠겨있다.


 시동을 끄자 암자는 다시 적막에 잠겼다. 모터사이클에서 내린 사나이는 암자 주위를 매서운 눈초리로 구석구석을 샅샅이 둘러보았다. 그는 검은 가죽 재킷을 입었지만 한눈에 보아도 체격이 아주 건장해 보였다. 


 법당 앞으로 다가온 그는 안에 앉아있는 노인을 발견하였다. 노인의 뒷모습으로 보아 도포를 걸쳤지만 중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는 하얀 머리를 길게 길렀기 때문이다.


 "이봐 노인장!" 가죽 재킷의 사나이가 불렀다.


 노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봐 노인네, 내말이 안 들려?" 더 큰 소리로 부르자 노인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왔다. 작고 왜소한 체격의 노인은 건장한 사나이에 비해 어린아이처럼 작아 보였다.


 "그대는 어찌하여 이 조용한 곳을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고? 그리고 말버릇을 보아하니 대체 예의가 없는 무식한 놈이로고" 사나이를 올려 보며 엄한 표정으로 일갈을 내질렀다.


 사나이는 어이가 없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멱살이라도 움켜쥐고 흔들어 주고 싶지만 상대는 노인이다. 더구나 중이다. 아니 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암자를 지키는 노인으로 생각되어 그냥 참았다. 그리고 지금은 빨리 김 후보의 행방을 찾아야 한다.


 사나이는 바로 김 후보의 경호원인 고 사범이다. 그는 줄리아가 알려준 핸폰으로 통신회사를 통해 위치를 추적해서 여기까지 찾아 온 것이다.


 "오늘 여기 찾아 온 사람이 있지, 그들이 지금 어디에 있나?" 다급하게 추궁하자 노인은 싸늘하게 대꾸했다.
 "보아하니 바람난 마누라 꽁무니나 캐고 다니는 흥신소 직원 같은데 싸가지가 개 발바닥보다도 못하구나, 그대는 혼 좀 나야 정신 차리겠구나"


 고 사범은 피식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키가 자기 가슴팍에도 못 미치는 조그만 노인네가 도사 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데다 자기를 혼내 주겠다고 하니 기가 막힌 일이다. 태권도가 8단이고 검도 4단의 무술로 단련된 고 사범이고 귀신도 때려잡는다는 해병대 출신인 그는 세상에 무서운 게 없는 용감한 사나이다. 주먹 한방이면 황천길로 보낼 수 있다.


 고 사범은 애써 화를 가라앉히면서 말했다. "이봐 노인장 이건 아주 중요한 일.." 


 "철석!" 고 사범이 말을 다하기 전에 번쩍 눈에서 불이 튀었다. 노인이 고사범의 뺨을 갈긴 것이다. 그런데 고 사범은 언제 노인이 손을 휘둘렀는지 보지 못했다. 노인의 팔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다.


 "어르신을 대하는 말투가 고약하도다"


 "이 노인이 미쳤" 


 "철썩" 이번에는 반대쪽 뺨이 얼얼했다. 전광석화 같이 빠른 손놀림이었다. 눈에 불이 번쩍 나더니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대는 어이하여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있는가?" 노인이 빈정거렸다. 운동으로 단련 된 고 사범이다. 누구한테 맞아 본적이 없었던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즉시 주먹을 노인의 얼굴을 향해 날렸다. 주먹 한방이면 충분히 기절 시킬수 있다. 대자로 누워버릴 노인이 불쌍했지만 감히 고 사범을 건드리다니 생각의 여지가 없었다.


 노인은 그대로 나뒹굴어 질줄 알았다. 이상한 일이다. 노인은 쓰러지기는커녕 오히려 고 사범 코앞으로 한 발짝 다가서서 노인의 얼굴이 바로 눈앞에 나타났다.


 고 사범은 갑자기 왼쪽 어깨에 아픔을 느끼고 비명을 질렀다. 노인이 오른손을 뻗어 고사범의 어깨를 움켜쥐고 있다. 어깨를 빼려고 몸을 움직이려 하였으나 꼼짝할 수 없었다. 마치 팔이 어깨에서 빠져버린 것처럼 통증을 느끼며 마비되어 왔다.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고 온몸에 힘이 빠져 그대로 주저앉을 듯 비틀거렸다.
혈맥을 잡혔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고, 동시에 보통 노인이 아님을 직감했다.
아픔을 참으며 노인에게 용서를 구했다.


 "제가 몰라 뵈었습니다. 무례를 용서 하십시오"


 노인이 손을 거두자 어깨는 아무렇지 않은 듯 통증이 사라졌다. 고 사범은 이리저리 팔을 휘둘러보았다. 아무 이상이 없다. 만약에 주위에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면 무술인 이라는 자존심과 체면 때문에 죽기 살기로 한판 결투를 벌였을 것이다. 다행히 아무도 없는 암자라서 고 사범에게는 체면 불구하고 한발 물러설 수 있었다.


 고 사범은 노인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대사님을 제가 미쳐 알아뵙지 못하였습니다. 사실 김 후보님의 안위가 걱정이 되어 제가 결례를 범했습니다"


 노인의 손이 다시 올라가자 고 사범은 펄쩍 뒤로 두 걸음이나 물러섰다. 노인은 고사범의 어깨를 잡는 것이 아니라 공손히 손을 올려 합장을 하며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젊잖게 말을 했다.


 "보살님이 찾으시는 분은 아무일 없이 지금쯤 서울로 가시고 있는 중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다음에 올 때는 저 시끄러운 물건은 산 밑에 두고 오십시오, 뒷산에 사는 너구리가 지금 새끼를 키우고 있는 중입니다.


 고 사범은 어정쩡한 자세로 함께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하지만 그의 눈은 노인의 팔에서 떠나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어른신 아니 대사님" 고 사범은 바로 뒤로 돌아 할리 데이빗슨 모터사이클을 끌고 서둘러 산을 내려갔다. 평생 처음으로 패배 당한 수모에 얼굴이 붉어졌고 속에서 불이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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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6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21)

 

 


 
 (지난 호에 이어)


 "네 똥광 대사님 학문을 넓히고 열심히 닦겠습니다. 그러니 핸폰을 돌려 주십시오" 


 그리고는 옆에 서있는 김 후보에게 조용한 귓속말로 속삭였다. "지금 대사님께서는 학문을 넓히고 닦으러 가시는 중입니다"


 김 후보가 호호흡하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그 소리 나도 들었느니라" 대사는 뒤도 안 보고 말했다.


 이태조는 다시 살짝 속삭였다. "학문만 넓으신 게 아니라 귓구멍도 넓으십니다"


 "그 소리도 들었다"


 이태조는 성큼 성큼 걸어가는 대사의 뒤에 대고 허리를 90도 숙여 공손한 절을 하며 큰소리로 외쳤다. "그럼 대사님 학문 많이 넓히시고 잘 닦고 오시옵소서"


 대사는 대답도 없이 마당을 건너 우물을 지나 해우소를 향해 저만치 가버렸다. 


 김 후보는 두사람이 마치 어린애들처럼 유치한 말장난하는 것을 보며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나이든 사람이 머리가 하얀 노인과 친구처럼 놀다니 지난 삼십년을 수많은 남자들을 상대하였지만 이런 대화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녀이다. 김 후보 자신도 그 누구와 희희덕거리며 말장난 해본 기억이 거의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참 재미있는 대사님이시네요"


 "예 그렇습니다. 똥광대사님은 이렇게 초야에 묻혀 계시지만 사실 능력이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도에 대해서 저는 잘 모르지만 대사님의 도는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고 내공 또한 무한해서 심력이 강한 분입니다. 불경은 물론 사서삼경, 성경, 코란까지도 탐독하신 분으로 도에 능통하시고 학문의 깊이 또한 아무도 따를 자가 없을 것입니다. 외국어도 대체 몇 개 국어를 할 수 있는지 세어보지 않았지만 웬만한 나라의 언어는 모두 할 줄 안다고 봐야 합니다. 저하고는 단군제에서 만났고 제가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대단하신 분이시군요" 김 후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정말 공중부양술이나 유체이탈이 가능한가요?"


 "글쎄요 저도 제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믿기 어렵지요. 유체이탈은 대한민국에 오직 두 사람만이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한분은 백제시대의 무악대사로 무악산에서 수도하며 기거 하셨는데 그를 시기한 제자가 유체이탈 하신 중에 몸을 숨겨 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몸으로 환생을 못하고 영의 세계를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하더군요. 똥광대사님이 영의 세계에서 자주 만난다고 합니다."


 "똥광대사, 아니 동구몽 대사님 같은 분의 가르침을 많이 배우면 좋겠군요"


 "고등학교때부터 참선과 도를 닦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어느 날 깨달은 바가 있어 학교를 그만두고 달마와 혜초의 길을 따라 중국과 몽고, 티벳, 인도로 수행의 길을 떠나 세계를 돌아다닌 후 돌아와 이곳에 은거하여 수도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김 후보는 고개만 끄덕였다.


 "대사님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어떻게요?" 교육개혁이라면 김 후보 자신도 관심 있는 부분이다.

 


 "현재 우리 교육은 지식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지성과 지각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지식이라는 것이 알고 보면 90%는 쓸모없고 또 잘못알고 있는 것입니다. 하늘이 파랗다라고 하지만 우리 눈에 파랗게 보일뿐이지 실제 파란색은 아닙니다. 따라서 실체를 알 수 있는 생각하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능력, 즉 지각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성, 올바른 정신과 사고 능력을 키워주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을 천편일률적인 지식만을 배웁니다. 마치 로봇을 대량 생산하는 거와 같습니다.“


 “교과목을 다양하게 편성하여 학생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 고등학교에 훌륭한 시인이신 국어 선생님이 계시면 그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대부분 시를 잘 쓰며 실제 시인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이 배출됩니다. 역으로 말하자면 시인이 없는 고등학교를 다니면 시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시에 재능이 있어도 묻혀버립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고등학교 때에 선생님의 영향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예는 아주 많습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학교는 국민 누구에게나 문을 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한 예로 미술을 전공하여 디자인을 잘하시는 분이 있다고 합시다. 그 분이 자동차를 디자인하면 아름답겠지만 실용성이 없을 것입니다. 자동차의 원리, 구조와 역학에 대해서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분이 자동차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길은 고등학교 수능과 시험을 다시 쳐서 대학의 자동차공학과를 입학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의 강의는 누구에게나 열어주어서 원하는 사람은 공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때 청강생이라는 것이 있었지요. 비슷합니다. 저도 한때 도둑 강의를 많이 들었습니다. 어느 특정 대학에 훌륭한 교수가 있다면 오직 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만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분의 훌륭한 재능과 지식에 아까운 일이고 또 다른 대학의 학생 또는 일반인들의 아까운 재능 발휘의 기회가 없는 일입니다. 시를 잘 써서 좋은 시인이 되고 싶어도, 노래를 잘해서 음악가가 되고 싶어도, 경제에 탁월한 감각이 있지만 경제원리를 배우지 못해서 등등, 각자의 능력과 재능을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가는 실용학문을 가르쳐야 합니다. 컴퓨터시대에 게임이나 하고 채팅만 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응용프로그램을 직장에서 또는 개인의 재능에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경제를 알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으며 헌법과 6법도 가르쳐야 합니다. 법규를 몰라 범법자가 되는 세상입니다."


 이태조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수십 년간 체계화 된 교육시스템을 하루아침에 개혁하기에는 실패의 우려와 모험이 따른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세계로 나아가는 길은 교육개혁이 시급한 문제이다.


 "부다다다다.... 부다다다당..." 요란한 소음이 고요한 암자의 적막을 깨고 숲속에 울려 퍼졌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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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im
임강식
58473
10332
2015-01-09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20)


(지난 호에 이어)

 이태조가 한발 앞으로 나섰다. "대사님, 그러면 김혜숙 후보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신다는 말씀입니까?"


 "세상일은 물 흐르듯 순리에 따라 움직이는 법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인위적으로 그 흐름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부디 순리대로 행하소서. 만물의 이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 됩니다. 마음을 비우고 마음을 들여다보면 우주 삼라만상의 이치가 보이고 그 마음에 순응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우리 한민족은 단군님 시대부터 하늘의 운명에 따라 순응해 왔습니다. 그 오천년의 역사 위에 꽃피우고 열매 맺는 대운의 기운이 비치고 있습니다."


 대사는 마치 훈계하듯 근엄하게 설명하였다.


 "고맙습니다. 대사님" 김 후보가 두 손을 합장하며 인사했다.


 동구몽 대사가 갑자기 생각난 듯 이태조에게 말했다. "지난번 하다가 만 사자성어 이어가기를 계속하자"


 "아 그거 아직도 안 잊고 있었어요? 대사님도 정말 끈질기시네, 좋아요 근데 마지막에 뭐였지요?"


 "삼심육계에서 네놈이 도망갔느니라"


 삼십육계 三十六計 봉변을 모면하려면 도망치는 것이 제일이란 뜻 "좋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이태조는 ‘허험’하며 목소리를 가다듬고 천천히 낭랑하게 읊었다. "삼십육계는 계명구도였습니다" 鷄鳴狗盜: 잔꾀를 잘 부리거나 비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계명구도가 나라를 다스리니 도탄지고로다" 塗炭之苦: 백성들이 매우 고생함.


 "도탄지고하니 고운야학 똥광거사님이 나서지요" 孤雲野鶴: 외로운 구름에 들판의 학이라 함은 속세를 떠나 숨어사는 은사(隱士)를 가리키는 말.


 "고운야학은 성불중이니 학수고대 말거라" 鶴首苦待: 몹시 기다림. 


 "학수고대는 대기만성이라 하였습니다" 大器晩成: 큰 그릇은 만드는데 오래 걸림.


 "대기만성이라도 성중형외라 하였거늘" 誠中形外: 속마음에 들어 있는 참된 것은 숨기려 해도 자연히 밖에 나타나게 된다는 뜻


 "성중형외이고 외유내강입니다" 外柔內剛: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우나 속은 꿋꿋하고 강함.


 "외유내강하니 강구연월하도다" 康衢煙月: 태평한 세상의 평화로운 풍경. 태평한 세월. 


 "강구연월도 곧 월만즉식할 것입니다" 月滿則食: 달도 차면 기운다.


 "월만즉식이라 식자우환이로다" 識字憂患: 서투른 지식 때문에 도리어 일을 망치는 경우.


 "식자우환이니 환골탈태 할 것이요" 換骨奪胎: 남의 글의 취의를 본뜨되 그 형식을 달리하여 자기 작품처럼 꾸밈.


 "환골탈태하면 태산북두가 될 것이니라" 泰山北斗: 남에게 존경을 받는 뛰어난 존재.


 "태산북두이오나 두문불출하였습니다" 杜門不出: 문은 닫아걸고 나가지 않음. 곧, 집안에만 들어앉아 있고 밖에 나다니지 아니함.


 "두문불출하더라도 출장입상이도다" 出將入相: 문무가 다 갖추어진 사람.


 "출장입상은 상아지탑 중이옵니다" 象牙之塔: 예술 지상주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실리생활을 떠나 전혀 정직한 예술만을 즐기는 경지.


 사자성어만으로 끝말을 이어가면서도 내용을 주고받으니 김혜숙 후보는 속으로 보기 드물고 이채롭고 대단한 화술이라고 감탄하였다.


 두 사람의 대화가 점점 빨라졌다. 


 -설부화용(雪膚花容): 눈 같이 흰 살과 꽃 같은 얼굴이라 함이니 미녀를 가리키는 말이다.
 -용사비등(龍蛇飛騰): 용이 하늘로 날아오름. 생동하듯 느껴지는 잘 쓴 필력.
 -등고자비(登高自卑)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함. 곧, 모든 일은 순서를 밟아야 함.
 -비례물시(非禮勿視): 예의에 어긋나는 일은 보지도 말라는 말.
 -시종일관 -관포지교 -교언영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색채미술 -술이부작 -작심삼일 -일취월장 -장유유서 -서유견문 -문일지십 -십시일반 -반포지효 -효녀심청 -청출어람 -남남북녀 -여시아문 -문경지우 -우보천리 -이심전심 -심광체반 -반면교사 -사면초가 -가급인족...


 이태조는 여기에서 크게 한숨을 돌리더니 한자 한자 또박 또박 말하였다. "족, 가, 지, 마..."


 이태조가 싱글벙글 웃고 있고 동구몽 대사는 이마의 굵고 하얀 눈썹이 지렁이처럼 꿈틀거렸다. 이태조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계속 해서 말을 이었다.


 "마이동풍" -풍기문란 -난중일기 -기상천외 -외유내강 -강구연월 -월하빙인 -인명재천 -천상천하 -하의실종...


 동구몽 대사가 갑자기 큰 목소리를 내었다


 "시벌노마 족가지마!" 


 "네에?"


 "지난번에는 시벌노마 하더니 이번에는 족가지마 하였다. 이 말은 나도 알고 있으므로 봐주지만 하의실종이란 말은 없다. 금시초문이니라"


 "대사님께서는 하의실종이란 말을 모르시는군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누구나 다 쓰는 말인데... 자 여기 보세요"


 이태조는 주머니에서 스마트 폰을 꺼내 하의실종을 입력하고 나서 동구몽 대사에게 보여 주었다. 폰을 받아 들고 살펴보던 동구몽 대사의 눈이 커졌다. 대사가 갑자기 돌아서서 걸어갔다.


 "어디 가십니까? 갑자기"


 "해우소에 간다"


 "핸폰은 주고 가셔야지요"


 “네놈은 무지하고 무각하고 무능하니 공부를 더 하거라"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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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im
임강식
58472
10332
2014-12-22
대사남(19)



 
 (지난 호에 이어)

 대사는 벌떡 일어나 이태조를 보고는 냅다 소리쳤다. “이~런 고얀 놈! 감히 나를 깨우다니?” 동시에 돌멩이 하나가 날아와 이태조의 머리를 쳤다. 
 “아이쿠! 아야!” 그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인사했다. “똥광대사님 그동안 수도 많이 하셨습니까?”
 대사라는 사람은 하얀 머리가 어깨까지 길게 자라 있고 가지런히 모아서 한얀 끈으로 질끈 묶었다. 승려라고 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길게 기른 머리 때문이다. 
 중이라면 파계승일 것이다. 턱에는 하얀 수염이 길게 자라 있고 콧수염 그리고 눈썹마저도 하얗게 길게 자라 마치 신선처럼 보였다. 
 “이놈! 도고 뭐고 어디 갔다 이제야 나타나는 거냐? 이노옴!" 
 "저도 일해야 먹고 살지요,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둘이나 있잖아요. 그건 그렇고 어떻게 몸이 공중에 떠 있었습니까? 무슨 속임수예요?”
 "쯔쯔쯧...세속에 젖은 어리석은 미물 같으니, 네가 공중부양술을 아느냐? 내가 말없는 벽과 마주하여 명상하기를 9년 동안이나 하였거늘 이미 달마의 경지를 넘어섰다"
 "공중부양술? 아 그 단전호흡으로 기를 모아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그거 말씀이세요?"
 "그래 내 가르쳐 준 행공법은 얼마나 숙련 하였느냐"

 


 "대사님! 어떻게 6분 동안에 한번 만 숨을 쉽니까? 누구든 6분 동안 숨을 쉬지 않으면 죽습니다"
 "이런 한심한... 누구든 연마하면 가능하거늘... 행공 3단계를 거치면 공중부양은 물론 투시와 유체이탈도 할 수 있도다"
 “유체이탈이요? 그럼  대사님이 유체이탈을 하신다는 말씀이세요?
 “그렇다. 나는 조금 전 달라이 라마와 만나서 담소를 나누고 있던 중이었는데 네놈이 방해하였느니라."
 "달라이 라마님이 뭐라 하시던가요?"
 "행복은 마음에서 비롯되니 먼저 마음의 수행을 하라고 하셨다. 바로 너에게 하시는 말씀이시다. 욕심의 반대는 무욕이 아니라 만족이다. 진정으로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욕망을 채우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욕망을 버리고 현재에 만족할 줄 알면 그게 바로 행복이니라 하셨다"
 그러다가 옆에 서 있는 김 후보를 보고 정중하게 도포자락을 가다듬었다. "손님이 와 계신 줄 몰랐습니다. 소승의 무례를 용서 하소서."
 김 후보는 두 손을 합장하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대사님 안녕하십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웃음을 참느라고 가느다랗게 나왔다. 
 "대사님 이분이 누구신지 아세요?" 이태조가 가운데 나섰다.
 "이놈아 내가..." 대사는 말을 끊고 정색한 후에 얼굴에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정중하게 말했다.
 "소인은 이 암자에서 한 발짝도 나가 본적이 없이 세상의 연을 끊고 수도에만 전념하고 있어서 바깥세상을 모릅니다. 가끔 유체이탈을 해서 우주를 방문하고 세계의 현자들과 담소하는 일을 낙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사는 김 후보를 향해 두 손을 모으고 합장을 하였다. "소승 동구몽(洞口夢)이라 합니다. 버르장머리 없는 저 녀석이 똥광이라고 부릅니다만"

 


 김 후보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 했다. 이태조가 똥구멍이라고 부른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동구몽 대사는 볼과 입술이 붉은 색을 띠고 있어서 어린 소년의 얼굴처럼 보였다. 백발의 머리에 하얀 수염이 길게 자라 있어서 노인이라고 하지만 나이를 꼬집어 낼 수 없었다. 20대 젊은이가 머리와 수염만 하얗게 변한 것 같기도 하고 아흔이 넘은 노인이 젊어지는 영약을 먹고 젊어진 것인지 알 수 없다.

 


 심산유곡에서 기거하는 신선 같은 풍채와 노인답지 않은 꼿꼿하고 다부진 체격을 하고 있지만 키가 작은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김혜숙 후보보다도 반뼘 정도 키가 작아보였다.
 "김혜숙 입니다" 김 후보는 공손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동구몽 대사의 맑고 동그란 검은 눈동자에서는 은은한 안광이 뿜어 나왔다. 대사는 김 후보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허리를 굽혀 아주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
 "이렇게 귀하신 분을 만나 소인 영광이옵니다."
 "어머, 대사님 과찬의 말씀입니다. 저야말로 대사님을 뵙게 되어 기쁩니다"
 "제가 속세의 일에 무관하고자 이곳에 묻혀 수도에만 전념하고 있으나 음양오행을 알고 천리 정도는 내다볼 줄 아옵니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나직이 중얼거렸다. "하얀 학이 구름위로 나르니 잠룡이 꿈틀거리는 도다. 참으로 귀한 상을 가지고 계십니다. 단군 이래 가장 고귀한 품과 형과 세를 고루 갖추신 상입니다. 수천만 중에 오직 한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상이십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상하고 이상한 일이로다"
 "무슨 말씀이세요? 똥광대사님" 이태조가 대사와 김 후보의 얼굴을 번갈아 살피며 물었다. 

 


 "지금 대선에 출마중이시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만 무엇이 이상한 일이라고 하십니까?"
 "머리에 화관을 쓰실 상이옵니다만..."
 "화관이라니요? 무슨 뜻입니까?"
 "화관은 왕비의 관입니다. 옛날 같으면 왕비가 될 귀인이십니다. 그러니 이상한 일이도다. 왕비의 관상을 갖고 대통령에 출마하셨으니 참으로 기이한 일입니다." 
 김 후보는 웃으며 대답하였다. "제가 대통령후보라는 걸 아시고 그리 말씀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소인은 평생을 세상일에 관여치 않고 오직 수련에만 열중하여 왔습니다. 아직 성불의 경지에 오르지 못하였으나 만물의 이치를 알고 과거, 현재, 미래를 보는 혜안을 깨달았고, 운기행공으로 십만 리 우주 밖을 오가는 유체이탈정도는 할 수 있는 재주가 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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