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배경 영화 (V)-'셰난도'(Shenandoah)(상)

 

이제 남북전쟁 배경 영화의 다섯 번째로 '셰난도(Shenandoah)'를 소개한다.

1965년 유니버설 픽처스 제작 및 배급, 주연 제임스 스튜어트, 러닝타임 105분. 감독은 앤드류 V. 맥클라글렌(Andrew Victor McLaglen, 1920~2014)인데, 그는 리처드 버튼, 로저 무어, 리처드 해리스 주연의 '지옥의 특전대(The Wild Geese, 1978)', 그레고리 펙, 로저 무어, 데이비드 니븐 주연의 '바다의 늑대들(The Sea Wolves, 1980)', 브룩 쉴즈 주연의 '사하라(1983)', '콰이강의 다리 2(Return from the River Kwai, 1989)' 등으로 잘 알려진 영국 태생 미국 감독이다.

 

 '셰난도'는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동명의 전통민요가 전편에 걸쳐 흐르며, 강한 반전 및 인본주의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당시 베트남 전쟁에 대한 일반인들의 태도를 바꾸게 한 영화이다.

 

 남북전쟁이 한창인 1864년 버지니아 주의 부유한 농장주 찰리 앤더슨(제임스 스튜어트)과 그의 여섯 아들, 제이콥, 존, 제임스, 네이선, 헨리와 16세인 막내 '보이' 그리고 '고명딸' 제니와 제임스의 아내이자 며느리인 앤이 평화롭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한다. 이 가족은 흑인 노예 없이 그들 가족 스스로 그 큰 농장 및 가사일을 꾸려나간다.

 

 찰리는 주일마다 교회에 참석하지만 자신은 '하느님이 두려워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어떤 것에도 하느님을 믿질 않으나 다만 식사 기도할 때만 믿기 때문이다. 그의 마음 한 켠에는 그의 아내를 일찍 데리고 간 하느님을 원망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항상 교회에 늦어 대가족이 앉을 자리를 만들어주느라 목사와 회중들에게 불편을 끼치기 일쑤였다.

 

 찰리는 독단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면서도 남북전쟁 중 그 어느 편도 들기를 거부한다. 비록 지역은 남부연맹 소속이지만 철저한 반전주의자인 그로서는 '버지니아의 의무'를 강조하며 장남 제이콥(글렌 콜베트)의 참전의사를 묵살하고 6명의 아들들의 참전 또한 금지시킨다. 착한 자식들은 내심 참전하고 싶지만 내색하지 않고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고 농장에 남는다.

 

 그런 와중에 외동딸인 제인(로즈마리 포사이쓰)을 남군의 현역 장교인 샘(덕 맥클루어)에게 시집 보내는 경사를 치른다. 그러나 교회식장에서 결혼 서약이 끝나자마자 전쟁터로 오라는 호출을 받는 샘. 첫날밤도 못 치르고 신부에게 슬픔만 남기고 떠나는 신랑!

 

 그리고 샘이 떠난 다음 삼남 제임스(패트릭 웨인)와 며느리 앤(캐서린 로스) 사이에서 첫 손녀가 태어나 16년 전에 사별한 부인의 이름인 마샤(Martha)를 아기에게 지어주며 다시 그 이름을 불러보는 기쁨을 맛보는 찰리!

 

 그러던 중에 찰리 앤더슨의 막내아들 보이(필립 앨포드)가 흑인친구 가브리엘(유진 잭슨)과 함께 너구리 사냥을 나갔다가 길을 잘못 들어 남부군의 매복지로 들어가게 되는데, 급기야 도망치다가 냇물을 마시러 잠깐 멈춘다. 거기서 우연히 낡은 케피 캡(남부군의 군모)을 주워 멋모르고 자랑스럽게 쓰고 다니는 보이.

 

 어느 날 북군 정찰대가 이들을 발견하고 '보이'는 이 모자로 인해 남부동맹군으로 오인되어 포로로 잡혀간다. 가브리엘이 이 사실을 앤더슨 가족에게 알리자, 불과 10마일 밖에 북군들이 들이닥쳤는데도 나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 전쟁이라고 태연하던 앤더슨의 집안에도 전쟁의 소용돌이의 여파가 미치기 시작한다.

 

 찰리는 제임스와 출산 조리 중인 며느리 앤을 집에 남겨두고 나머지 네 명의 아들과 딸 제니를 데리고 '보이'를 찾아나선다. 자신의 신념과 상관없이 자신도 처음부터 전쟁에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는 찰리.

 

 먼저 찾아간 곳이 북군 캠프. 그러나 그 곳엔 포로들이 없다. 하지만 역시 같은 16살의 아들을 둔 페어차일드 대령(조지 케네디)은 친절하게도 가능성이 있을진 모르지만, 열차로 남군 포로들을 북쪽으로 수송하는 비밀장소를 가르쳐준다.

 

 열차수송 책임자인 대위가 스케쥴 때문에 지체할 수 없다며 거절하자 찰리는 철로에 바리케이드를 친 다음 북군들을 무장해제시킨 후 열차칸을 수색하였지만 '보이'는 거기에 없다. 할 수 없이 말을 타고 떠나려는 순간 뜻밖에 포로들 중에 샘이 있는 게 아닌가. 제니는 남편을 만나 기뻐하고, 샘은 앤더슨 수색대와 함께 떠난다. 떠나기 전에 포로들을 모두 풀어준 다음, 샘의 권고에 따라 기차를 불태운다.

 

 한편 다른 포로수용소에 있던 보이는 남부군 포로인 카터(제임스 베스트)의 배려로 탈출계획에 참여하여 성공적으로 수용소를 빠져나와 남쪽으로 향한다. 드디어 남부군 캠프에 도착하였으나 북군의 공격으로 카터는 사살되고 '보이'는 다리에 총상을 입는다.

 

 이때 보이를 발견한 북군이 다가와 죽이려고 하는 순간, 그 북군은 다름 아닌 절친한 친구 가브리엘이었다. 가브리엘은 전투가 끝날 때까지 보이를 숲속에 숨겨놓는다. [註: 이 영화의 배경이 남북전쟁 종료 1년 전인 1864년이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구성된 매사추세츠 제54 및 제55 등 보병연대가 1862년 후반 무렵에 창설된 점을 감안하면 이미 이때에는 흑백 구분 없이 통합돼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장면이 앤더슨 농장으로 바뀐다. 남부군의 부랑배(浮浪輩) 두 명이 물을 얻어먹으러 제임스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들은 우물물을 긷는 제임스를 칼로 찔러 죽인 다음 앤을 폭행한 뒤 그녀도 죽이는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은혜를 피로 갚는 남부 불한당이다!

 

 한편 앤더슨 가족수색대는 식량까지 다 떨어져 결국 보이를 찾는 일을 포기하고 농장으로 돌아온다. 오는 길에 남군이 점거하고 있는 캠프로 접어드는 순간, 그때 꼬박 졸고있던 보초가 말발굽 소리에 놀라 깨어나 엉겁결에 총을 쏘는 바람에 장남 제이콥이 어이없게 죽는다. [註: 그런데 남부연합의 노예주였던 버지니아 주에서 오히려 남부군에 의해 세 명의 귀한 생명을 잃는 것은 전쟁의 아이러니이며 한 가족의 진하고 처절한 슬픔을 자아낸다. 당시 남부군은 연방군의 전략에 의한 식량 및 보급품의 차단으로, 살기 위해 민간인 마을에 대한 약탈과 살인, 방화 등을 공공연히 저질렀다고 한다.] (다음 호에 계속)

 


▲ '셰난도(Shenandoah·1965)' 영화포스터
 


▲ (왼쪽) 남군의 현역 장교인 샘(덕 맥클루어)이 앤더슨가의 고명딸 제인(로즈마리 포사이쓰)에게 구혼한다. 맨우측은 며느리 앤 역의 캐서린 로스. (오른쪽)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지만 샘은 호출을 받아 첫날밤도 못 치르고 전쟁터로 떠난다.
 


▲ 찰스 앤더슨(제임스 스튜어트·가운데) 대가족의 식사 광경. 맨 왼쪽에 막내 '보이'(필립 앨포드)가 남군 군모를 쓰고 있다.
 


▲ (왼쪽) 남군의 군모를 쓰고 있던 막내 '보이'(필립 앨포드)가 남군으로 오인되어 북군 포로로 잡혀간다. (오른쪽) 가브리엘(유진 잭슨)이 보이가 잡혀간 사실을 알리자 태연하던 찰리 앤더슨(제임스 스튜어트)의 집안도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데…
 


▲ 같은 16살의 아들을 둔 페어차일드 대령(조지 케네디)은 찰스 앤더슨(제임스 스튜어트)에게 친절하게도 열차로 남군 포로들을 수송하는 장소를 가르쳐준다.
 

▲ 남군 포로 수송 열차에서 막내 보이는 못 찾았지만 뜻밖에 제인의 남편 샘을 만나는 일행. 그들은 샘의 권고에 따라 기차를 불태워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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