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배경 영화(IV)-‘작은 아씨들’(Little Women)(하)

 

(지난 호에 이어)

 이 곡은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가 1869년 작곡한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6개의 로망스' 중 여섯 번째 곡으로 가장 즐겨 듣는 유명한 곡이다. 이 곡은 차이콥스키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출신 소프라노 가수이며 성악 교사였던 알리나 크보스토바에게 헌정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그 가사를 우리말로 잘 번역한 것이 있어 소개한다. [註: 번역에 따라 '그리움(longing, yearning)' 또는 '외로움(lonely)' 등으로 해석되는데 궁극적으로는 같은 의미일 것이다.]

 

 그리움을 아는 사람만이

 내 가슴의 슬픔을 이해합니다.

 홀로 이 세상의 모든 기쁨을 등지고

 머언 하늘을 바라봅니다.

 아,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알아주던 사람은

 지금 먼 곳에 있습니다.

 눈은 어지럽고

 가슴은 불타는 듯 합니다.

 그리움을 아는 사람만이

 내 가슴의 슬픔을 이해합니다.

 

 이 영화에서 조 역의 멋진 연기를 펼친 준 앨리슨(June Allyson, 1917~2006)은 세 번 결혼했는데, 첫 번째 남편이 유명 감독인 딕 파웰(Dick Powell, 1904~1963)이었다. 파웰은 1945년 3번째로 앨리슨과 결혼하여 1963년 그가 임파선암, 폐암으로 죽을 때까지 해로했다. 슬하에 남매를 두었다. [註: 딕 파웰의 사망원인에 대해 아마도 '징기스칸(The Conqueror·1956)'을 촬영했던 유타주 세인트 조지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촬영 당시 배우·스탭 220명 중 절반 이상 그리고 엑스트라 출연 현지 원주민 300여 명 대부분이 1950년대 중반부터 1980년까지 모두 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953년 촬영장에서 220km 떨어진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11번의 지상핵폭탄 실험을 했었는데 이때 누출된 방사능 낙진(落塵)이 바람에 실려 세인트 조지를 비롯한 유타주 남부에 쌓여 오염된 것으로 진단했다. 그 후 지하핵실험으로 바뀌었지만.]

 

 맏딸 메그 역의 자넷 리(Janet Leigh, 1927~2004)는 특히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Psycho, 1960)'에서 매리언 크레인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고 골든 글로브상을 수상한 미국 배우. 네 번 결혼했는데 그 중 3번째 남편이 토니 커티스(Tony Curtis, 1925~2010)로 1951~1962년 사이에 슬하에 딸 둘을 두었다.

 

 베스 역의 마가렛 오브라이언(Margaret O'Brien·85)은 네 살 때 '브로드웨이의 연인들(1941)'에 아역으로 데뷔하여 다음 해인 1942년에 '마가렛을 위한 여행'에서 전쟁고아 역으로 나와 주목을 받았다. 이어서 7살 때 '백만인의 음악(1944)'에서 주연을 맡아 준 앨리슨과 공연하고 같은 해에 '세인트 루이스에서 만나요'에서 주디 갈랜드와 공연했다. 그러나 오브라이언은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성장하지는 못했으며 '작은 아씨들' 출연배우 중 현재 유일하게 생존하는 배우다.

 

 베어 교수 역의 로사노 브라치(Rossano Brazzi, 1916~1994)는 이탈리아 배우로 이 영화가 미국 영화계 데뷔작이다. 그 후 '애천(愛泉·1954)'과 '맨발의 백작부인(1954)', 데이비드 린 감독의 캐서린 헵번과 공연한 '여정(Summertime, 1955)' 그리고 뮤지컬 '남태평양(1958)' 등으로 잘 알려졌다.

 

 이웃 부자 노인의 손자 로리 역의 피터 로포드(Peter Lawford, 1923~1984)는 1954년 당시 매사츄세츠 민주당 상원의원이었던 존 F. 케네디의 여동생 패트리샤 케네디와 결혼하여 케네디 가와 인척관계였기 때문에 1940~60년대에 배우로서의 활동보다 대중매체에 많이 노출되는 명사로 군림하였다. 1남3녀를 두고 1966년 2월에 이혼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Taylor, 1932~2011)는 1942년 10세 때 배우로 데뷔하여 12세 때 '녹원의 천사(National Velvet, 1944)'에 출연하면서부터 인기를 끌었다. '작은 아씨들(1949)'은 그녀의 아역으로는 마지막 배역이었다. [註: 그런데 이 영화에 나오는 그녀는 미모에서는 자넷 리에게 밀렸고, 메이크업이 진해서인지 얼핏 알아보기가 힘들고 네 자매 중 가장 밉게 보이기까지 하다.]

 

 이후 2001년까지 50편의 영화 및 TV 드라마, 미니시리즈 등 총 80여 편에 출연하며 명성과 인기를 한몸에 받은 세기의 미녀로 평가받는 전설적인 톱스타였다.

 

 그녀의 대표작으로는 '젊은이의 양지(1951)', '자이언트(1956)',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1958)'에 이어 캐서린 헵번, 몽고메리 클리프트와 공연한 '지난 여름 갑자기(1959)'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당시 남편이었던 에디 피셔와 공연한 '버터필드 8(1960)' 및 리처드 버튼과 공연한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1966)'에서 아카데미 및 BAFTA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말괄량이 길들이기(1967)'로 이탈리아 최고의 다비드 디 도나텔로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랩소디(1954)' '내가 마지막 본 파리(1954)' '클레오파트라(1963)' '샌드파이퍼(1965)' 등으로 1950~60년대의 최고의 배우로 군림했다.

 

 리즈 테일러에 대해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결혼과 이혼인데, 힐튼 호텔의 후계자 콘래드 힐튼 주니어와 결혼한 것을 시작으로 자그마치 8번의 결혼과 이혼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결국 이 덕분(?)에 승용차의 황제 롤스로이스 팬텀 자동차 구매를 거부당했다. 2011년 3월 23일 울혈성 심부전증 투병 중 향년 7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뉴욕 타임스는 "마릴린 먼로는 섹시함의 여신이었고, 그레이스 켈리는 얼음 여왕이었으며, 오드리 헵번이 영원한 말괄량이였다면,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미의 화신(化身)이었다."고 그녀를 극찬했다. 리처드 버튼과 이혼하면서 남긴 유명한 말이 귓가를 맴돈다.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

 

 이제 '작은 아씨들' 소설과 영화를 보고 자란 이들은 모두 노인들이 되었다. 허나 그것을 접하고 산 세대들은 고향이 도시이든 시골이든 아주 따뜻하고 정겨운 향수와 추억을 가슴에 아련히 담고 살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과 비교하면 턱없이 어렵고 가난한 살림살이였지만 난로 가에 둘러 앉아 도란대던 정경들의 아름다운 정서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아껴주던 따뜻한 인간애에 공명하며 살던 그 때가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였으리라.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끝)

 

▲ 조는 뉴욕 하숙집 아이들의 독일어 선생인 가난한 베어 교수(로사노 브라치)를 만난다. 조를 위해 피아노를 치며 "외로움을 아는 사람만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베어 교수.
 


▲ 대견하게도 한마디 불평없이 고통을 참던 베스(마가렛 오브라이언)는 지극정성의 보살핌도 소용없이 하늘나라로 간다.
 


▲ 로리(피터 로포드)와 에이미(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부부가 되어 친정집으로 찾아온다. 이 영화에서 리즈 테일러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이며 네 자매 중 연기력도 최하위로 보인다.
 


▲ 로리(피터 로포드)가 베어 교수가 전해준 책을 갖고 들어온다.
 


▲ 비가 내리는 길에서 만난 둘은 포옹하고 베어 교수(로사로 브라치)의 청혼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조(준 앨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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