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배경 영화(IV)-"작은 아씨들"(Little Women)(중)

 

(지난 호에 이어)

 이 무도회에서 장녀 메그(자넷 리)는 로리의 가정교사인 존 브룩(리처드 와일러)과, 조는 로리와 춤을 춘다. 어린 에이미와 베스는 이층계단 화초 뒤에 숨어서 이 광경을 지켜보는데….

 

 로렌스 씨는 이들을 보자 자신의 죽은 딸이 생각난 듯 다정한 태도로 큰 관심을 보인다. 에이미가 베스는 피아노를 잘 치지만 워낙 수줍음이 많아 혼자서만 연주한다고 말한다.

 

 어느 날 베스는 남자용 슬리퍼를 정성스레 만들어 이를 로렌스 할아버지에게 선물한다. 그 후 할아버지는 베스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고 죽은 딸이 쓰던 고급 피아노를 선물로 보내준다. 훈훈한 장면이다.

 

 이즈음 마음씨 고운 언니 메그가 존 브룩과 가까워지자 조는 언니를 잃을 것만 같은 두려움에 그것이 못마땅하여 뾰로통한데….

 

 막역한 친구로 사귄 옆집 로리는 조에게 구혼을 한다. 하지만 조는 그의 사랑을 알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좋은 남자이긴 하지만 자신의 글과 문학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코드가 맞지 않는 것이다.

 

 봄이 오자 아버지로부터 마미 앞으로 편지가 온다. 부상을 당해 워싱턴 D.C. 육군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이었다. 조는 부유한 마치 숙모에게 마미의 기차표 살 돈을 꿔달라고 요청하지만 이를 거절하는 숙모를 예의에 벗어난 언행으로 대한다. 그러나 항상 그랬듯이 숙모는 조카의 집으로 찾아와 돈을 주지만 조가 보이지 않자 의아해 한다.

 

 그런데 가까스로 도착한 조가 마미에게 선뜻 기차표 살 돈을 건네는데… 조는 아름다운 머리칼을 팔아 돈을 마련했던 것이다.

 

 어느 날 마미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이에 베스가 성홍열에 걸린다.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큰 지를 깨닫는 자매들. 마미가 돌아오자 다행히 베스의 열이 내린다. 그리고 로리의 선처로 아버지가 놀랍게도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온다.

 

 몇 달이 흐른 후, 메그가 존 브룩과 결혼한다. 조는 부잣집 손자 로리와 결혼하면 자신의 집의 살림도 필 것을 잘 알면서도 그를 거절하고는 언니와 로리를 잃은 슬픔을 안고 뉴욕으로 떠난다. 한편 로리는 실연을 안고 유럽으로 떠나는데….

 

 뉴욕에서 커크 집에 하숙을 하던 조는 거기서 그 집 아이들의 독일어 교습 알바를 하는 가난한 베어 교수(로사노 브라치)를 만난다. 그는 조를 미술관, 오페라 공연 등에 데리고 다니면서, 무엇보다 그녀의 글을 알아줄 뿐만 아니라 그 글을 함께 공감해준다.

 

 하지만 어느 날, 그가 조의 글을 혹독하게 비판하자 크게 실망하는 조! 그녀는 로리의 구애도 마다하고, 게다가 숙모가 오래 전부터 유럽여행을 시켜주겠다던 약속을 깨고 대신 에이미를 데리고 가자 이래저래 몹시 큰 마음의 상처를 받고 눈물을 흘린다.

 

 이때 조는 막내 베스가 또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사실 조에게 진정한 연정을 느끼고 있는 베어 교수는 떠나는 그녀에게 마음으로 우러나는 글을 쓰라고 조언하는데….

 

 세월이 흘러 찾아온 고향은 옛날에 네 자매가 뛰놀던 집이 아닌 썰렁하고 허전한 분위기였고 그나마 사랑하는 베스는 죽어가고 있다. 몇 주 동안 대견하게도 한마디 불평없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용기있는 베스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조!

 

 결국 베스가 하늘나라로 간다. 조는 그 슬픔을 달래기 위해 마음에서 우러나온 소설을 써서 타이틀을 '나의 베스(My Beth)'라고 붙이고 베어 교수에게 그의 감수를 받기 위해 원고를 송부한다.

 

 얼마 후 이제 쌍둥이 엄마가 된 메그가 친정집을 방문한다. 그리고 조에게 로리와 에이미가 유럽에서 만나 사랑에 빠져 곧 결혼한다고 알린다. 그 사실에 행복을 빌어주지만 여자로서 처음으로 외로움을 느끼고 사랑을 간절히 바라는 자신을 발견하는 조!

 

 그리고 몇 주 후에 정말 로리와 에이미가 남편과 아내가 되어 찾아온다. 두 쌍의 자매들과 만난 마치가는 가족의 상봉을 자축하는데….

 

 그런데 축하연 중간에 베어 교수가 조의 출간된 소설을 갖고 찾아온다. 그러나 로리가 문을 열어주자 베어 교수는 그를 조와 결혼한 남자로 오해하고 책만 전해주고 로리의 정중한 초대도 마다하고 그냥 총총 떠나버린다.

 

 한편 뒤늦게 책을 전달 받은 조는 베어 교수가 왔음을 직감하고 부리나케 그를 찾아 나선다. 비가 내리는 길에서 만난 둘은 포옹하고 베어의 청혼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조! 그리고 미래의 남편을 데리고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훈훈하고 따뜻한 집으로 돌아오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필자가 이 영화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음악이다. 음악감독 아돌프 도이치(Adolph Deutch, 1897~1980)와 작곡가인 맥스 스타이너가 협업을 했다.

 

 도이치는 뮤지컬 '오클라호마(Oklahoma!)'와 '7인의 신부(Seven Brides for Seven Brothers, 1954)'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말타의 매(The Maltese Falcon, 1941)' '아무도 영원히 살 수는 없다(Nobody Lives Forever, 1946)' 그리고 빌리 와일더 감독의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 1959)' 및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The Apartment, 1960)' 등에서 음악감독을 맡았다. 하지만 그는 작곡, 지휘, 연주는 했지만 노래작곡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작은 아씨들'에서도 노래는 맥스 스타이너가 작곡하고 노랫말을 썼다.

 

 이 영화 속 사운드트랙에는 네 자매가 아카펠라로 부른 두 곡의 크리스마스 캐롤 외에 교실에서 아이들이 부르는 'Flow Gently, Sweet Afton'이라는 유명한 곡이 나온다. 이 노래는 우리나라에서는 '불어라 봄바람' 또는 찬송가 '그 어리신 예수'로 잘 알려진 곡으로 로버트 번즈가 작사하고 조나선 E. 스필만이 작곡한 아름다운 스코틀랜드 노래다.

 

 그리고 무도회에서 나오는 곡이 카를 마리아 폰 베버 작곡의 '무도회의 권유, 작품 65'. 또 조가 베어 교수와 함께 오페라를 감상할 때 나오는 곡이 프리드리히 폰 플로토의 오페라 '마르타(Martha)' 3막에 나오는 유명한 아리아 '꿈과 같이(M'appari tutt' amor)'이다.

 

 끝으로 베어 교수 역의 로사노 브라치가 조를 위해 직접 피아노를 치며 독일어와 영어로 부르는 "외로움을 아는 사람만이(Nur Wer die Sehnsucht Kennt, None But the Lonely Heart)"는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다. (다음 호에 계속)

 

▲ 이층계단 화초 뒤에 숨어서 무도회를 지켜보는 에이미와 베스를 본 로렌스 씨(C. 오브리 스미스)는 자신의 죽은 딸이 생각난 듯 다정한 태도로 큰 관심을 보인다.
 


▲ 이웃집 로렌스 할아버지는 베스에게 그의 죽은 딸이 쓰던 고급 피아노를 선물한다. 훈훈한 장면이다.
 


▲ 로렌스 할아버지(C. 오브리 스미스)를 찾아간 베스(마가렛 오브라이언)는 피아노 선물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 로리(피터 로포드)는 조(준 앨리슨)에게 구혼을 하지만 조는 그의 사랑을 알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시쳇말로 코드가 맞지 않는 것이다.
 


▲ 아버지가 전쟁에서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하는 마미를 딸들이 위로하고 있다.
 


▲ 장녀 메그(자넷 리)는 결국 로리의 가정교사인 존 브룩(리처드 와일러)과 결혼식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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