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배경 영화(III)-"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3)

 

 (지난 호에 이어)

집이 불타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집에는 옥수수 한 톨 남아 있지 않았다. 게다가 어머니 엘렌은 장티푸스로 죽었으며, 아버지 제럴드 오하라는 그 충격으로 정신이상을 일으킨다.

 

 스칼렛은 여동생 둘과 의지가 되지 못하는 아버지, 거기에 멜라니와 그녀의 아들뿐만 아니라 주인집에 대한 의리로 끝까지 남아있던 유모(해티 맥대니얼), 포크(오스카 포크), 프리시(버터플라이 맥퀸) 등 흑인 하인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가련한 처지가 된다.

 

 그러나 "하느님이 증인이야! 나는 결코 지지 않는다. 나도 내 가족도 절대 배고프지 않을 거야! 거짓말, 도둑질, 사기, 살인을 해서라도 다신 굶주리지 않을 거야!"라고 맹세하는 스칼렛!

 여기까지가 1시간 44분. 약 5분여의 중간휴게시간이 있다.

 

 '타라'는 기아와 패배의 지옥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이 부분에서 스칼렛은 단독으로 빈집털이를 하러 가택침입한 북군 탈영병을 직접 쏴죽이기도 하고, 북군이 두 번째로 타라를 덮쳤을 때 불타는 저택을 스칼렛과 멜라니가 가까스로 구해내기도 하는 등 갖은 시련을 겪는다.

 

 결국 전쟁은 남부의 패배로 끝나고 전쟁터에 나갔던 인물들도 하나둘씩 돌아오기 시작한다. 만신창이가 된 군인들이 돌아온 고향. 한때는 풍요롭고 평온했던 그 곳은 폐허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온 또 다른 침입자는 전쟁터의 상대보다 더 악랄하고 잔인하였으니 그들이 바로 북부 뜨내기들이었다.

 

 어느 날 북군에 포로로 붙잡혔던 애슐리가 살아 돌아온다. 멜라니가 달려간다. 이를 본 스칼렛이 덩달아 뛰쳐나가려고 하자 유모가 멜라니의 남편임을 상기시키며 극구 말린다.

 

 스칼렛은 전쟁이 끝나고 애슐리도 왔으니 모든 고생이 끝났다고 생각했으나… 그것은 크나큰 오산이었다. 이른바 '재건 시대(Reconstruction Era)'로 불리는 북군에 의한 군정시기가 도래했던 것이다. 노예제가 폐지되고 남부의 농장주들은 과거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완전히 잃고 만다.

 

 타라 농장도 과중한 세금으로 인해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그런데 하층민 에미 슬래터리(이사벨 주얼)와 결혼한 조나스 윌커슨(빅터 조리) 부부가 찾아와 오만한 태도로 타라 농장을 넘보자 분개하여 말을 타고 그들을 쫓아가던 아버지 제럴드 오하라가 그만 낙마하여 사망한다. 64세였다.

 

 스칼렛은 레트 버틀러가 막대한 재산가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몸을 팔아서라도 돈을 구해올 요량으로 애틀랜타로 향한다.

 

 그러나 레트 버틀러는 공교롭게도 북군에 의해 수감되어 있는 상태여서 돈을 줄 수가 없었다. 실망하고 나오던 스칼렛은 마침 여동생 수엘렌(에벌린 키이스)의 애인이자 지난 크리스마스파티 때 타라에서 같이 보냈던 프랭크 케네디(캐롤 나이)와 마주치곤 대신 그를 꼬여낼 결심을 한다.

 

 스칼렛은 수엘렌이 새 애인을 사귀고 있다는 거짓말로 프랭크 케네디를 속이고 결혼한 뒤 그의 재산으로 타라를 지켜낸다. 스칼렛은 남편 프랭크가 잡화점을 경영하는 방식이 영 못마땅하자 그가 인수할 예정이던 목재소를 자신이 가로채서 인수한 뒤 직접 경영에 나서고, 찰스가 유산으로 남긴 땅에 술집을 지어 임대하는 등 상당한 사업 수완을 발휘한다. 그리고 취직된 뉴욕 은행으로 떠나려던 애슐리를 꼬드겨 목재소 경영에 참여시키는데….

 

 그러나 경영일에 바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홀몸으로 나다니던 스칼렛은 흑인 슬럼가에서 성추행을 당한다. 마침 과거에 타라 농장에서 일하던 빅 샘(에버렛 브라운)이 도와줘서 무사히 빠져나오는 스칼렛. 그러나 KKK단에 관계하고 있던 프랭크 케네디는 스칼렛이 성추행 당한 것을 보복하러 갔다가 오히려 살해당하고 만다. [註: 미국 남북전쟁 이후 테네시주 펄래스키(Pulaski)에서 6명의 퇴역군인에 의해 탄생한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은 백인우월주의, 반유대주의, 인종주의, 개신교 근본주의, 반가톨릭주의, 반동성애 성향의 사이비 종교 및 테러리스트 집단이다. 줄여서 KKK단이라고 불린다. 이름의 의미는 원(circle)을 뜻하는 그리스어 'kyklos'와 집단을 뜻하는 영어 단어 'clan'을 합성하여 총소리 의성어와 비슷한 어감이 나는 명칭으로 만든 것. 이름대로 흑인 척살이 주된 활동이었다.

 

모임의 대표는 대마법사(Grand Wizard)라고 하고 신비주의적 경향이 있으며 전사한 남부연합군 병사들의 혼령임을 자처하여 상징적으로 흰옷을 입고 하얀 고깔두건을 쓰는 등의 차림새를 했다. 그후 이 이미지가 KKK단의 상징으로 굳어진 것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앨라바마, 미시시피 주에는 KKK단이 아직도 활동하고 있으며 다음 타깃은 아시아계와 무슬림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 영화에서도 스칼렛이 그녀의 남편 프랭크가 비밀리에 KKK 활동을 하던 중 머리에 총을 맞고 죽게 되자 그 용기에 진심으로 슬퍼하는 등 '간악한 북부 양키와 그 수하인 흑인들에게 핍박받는 남부를 지키는 용감한 사나이들의 집단'이란 식으로 미화되었다.]

 

 한편 프랭크 케네디와 함께 목재소에서 일하던 애슐리도 복수전에 참여했다가 어깨에 총상을 입는다. 그러나 레트 버틀러와 닥터 미드(해리 데이븐포트)의 기지(機智)로 알리바이를 위해 애틀랜타 유곽에 있는 매춘부 벨 와틀링(오나 먼손)의 도움을 받아 술에 만취한 양 집으로 돌아와 이미 체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북군을 교묘히 따돌리고 위기를 모면한다. (다음 호에 계속)

 

▲ 스칼렛과 갓 출산한 멜라니와 아이를 위해 애틀랜타를 탈출하여 타라 근교까지 데려다 주는 레트 버틀러(클라크 게이블).
 


▲ 감사의 말은커녕 타라 집까지 데려다 주지 않는다고 앙탈을 부리는 스칼렛 오하라에게 레트 버틀러는 작별의 키스를 남기고는 남부 연합군에 입대하러 떠난다.
 


▲ 흑인노예 프리시(버터플라이 맥퀸)와 함께 마차를 몰아 멜라니와 갓난 아이를 싣고 타라로 향하는 스칼렛.
 


▲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한 어머니 엘렌 오하라(바버라 오닐)의 모습을 보고 놀란 스칼렛(비비안 리)이 비명을 지른다.
 


▲ 스칼렛은 멜라니와 그의 아들뿐만 아니라 남아있던 몇 명의 흑인 노예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가련한 처지가 된다.
 


▲ "하느님이 증인이야! 나는 결코 지지 않는다. 난 절대 배고프지 않을 거야!"라고 맹세하는 스칼렛(비비안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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