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서(作書)의 계절에

 

작서(作書)의 계절이다.

하늘의 빛이 심장을 뚫고 지나간다.

하늘의 핏빛이 분노의 가슴을 관통한다.

 

10.29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붉게 떨어지는 파아란 낙엽은 가버린 사람들의 

피 묻은 편지 내음이다.

노오란 낙엽에는 떠나간 이들의

손수건 내음이 묻어 있다.

황갈색 단풍에는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굳센 마음이 새겨져 있다.

 

탈출할 수 없는 삶에서

굳세게 설 수 있어야만이 살 수 있다.

 

사랑이든

자유든

생명을 지켜 설 수 있는 힘을 모아야 한다.

작서의 계절에 작서보다는

작정하고 살 힘을 모아야 한다.

 

하늘의 빛이 심장을 뚫고 지나간다.

핏빛이 분노의 가슴을 헤치고 있다.

 

참사에 희생된 젊은이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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