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가을밤

 

밤길이다.

서늘한 가을밤이다.

 

가로등 불빛들 끝에

붉은 신호등이 깜박이고

 

내 발자국 소리에

적막이 우수수 달아난다.

 

하늘을 보니

이즈러가는 달이 밝다.

 

달려드는 기차소리에

여름날의 기적이 달아나고

 

아직도 푸른 잎새의 적막이

달빛에 모이고

 

그리고

잎새들에 잠긴 그리움이

밤빛과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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