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랑 치고 가재 잡자!

 

 줄기차게 내리는 폭우에 강남역 일대가 침수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다른 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다. 서울은 115년 만에 기록한 최대강수량으로 상가와 주차장 등 저(低)지대 시설이 모두 침수(浸水)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반(半)지하 다세대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이 100~300mm ‘물폭탄’이 쏟아져 물에 잠겨 움직이지 못하자 고립돼 숨진 침수 사망사고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찢어지게 한다. 수해(水害)를 입은 주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치산치수(治山治水)에 힘쓰자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음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며’ 새삼스레 느끼는 우리들이다. 사상누각(砂上樓閣)도 무너지기 전에는 붕괴(崩壞) 위험을 알면서도 ‘모난 돌이 정(釘) 맞는다.’며 주제넘게 입빠른 소릴 하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반(半)지하 주택’이 사라진다는 뉴스가 떴다. “신축 전면 불허(不許)” 기존 주택은 20년 유예(猶豫)라고 한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 주식시장을 휩쓸고 있는 와중에도 비용 증가분(增加分)을 판매 가격에 전가(轉嫁)시킬 수 있는 ‘가격 결정력’을 가진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나저나 한번 오른 물가는 떨어지기가 너무 힘들다는데 유가(油價)가 떨어진다니 다소나마 홀가분해진 기분이다.

 유가(油價) 하락세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크게 증가한데다가 경기침체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된 때문이라고 한다. 이래저래 공급에 대한 불안감은 상존(常存)하지만, 수요에 대한 우려가 에너지시장을 지배하는 낯선 경우도 경험하는 우리들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른 물가상승률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시행된 주요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판로가 막힌 러시아산 원유를 값싸게 들여와 이익을 보고 있다.

 경제침체로 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감돌고, 고용 상황과 물가가 애잔한 서민들의 가계(家計)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특히나 인플레이션으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추세인데,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이어 고용 둔화까지 이어져 경제에 타격이 올 수 있다.

 집권 여당의 난맥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정국을 헤쳐 가려면 획기적인 ‘반전(反轉)카드’와 심기일전(心機一轉)이 절실하다는 뉴스다. “사람 살아가는 세상에서 갈등은 관리의 대상이지 제거(除去) 대상이 아니라며 갈등 없는 관계는 꿈에서나 가능하다”하고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 가치를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가면서 국제사회를 함께 리드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大勢)를 이룬다.

 사실(事實)은 여러 가지를 시사(示唆)한다. 한중(韓中) 수교 30주년 기념일(8월24일)을 정확히 보름 앞두고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9일 오후 4시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지모구청쥔란(卽墨古城君蘭) 호텔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이 5개 항목의 요구를 제시했는데 중국의 요구사항은 한국의 주권과 독립을 침해하는 내용 일색이어서 한국 협박이 도(度)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DC의 한국전쟁(6·25전쟁) 참전 기념공원 내에 완공된 ‘추모의 벽’ 검은 화강암 벽에 빼곡히 새겨진 6·25전쟁 전사자·실종자 43,808명의 이름들 위로 ‘추모와 사랑'을 뜻하는 노랑 장미꽃이 드문드문 놓였다. ‘미군 전사자 36,334명, 한국군 지원부대(카투사) 전사자 7,174명'이란 통계로만 남아있던 한국전쟁(6·25전쟁) 전사자들이 추상적인 숫자가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이 부르던 이름으로 기억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추모의 벽을 찾은 가족들은 전사자·실종자의 이름을 찾아 어루만지며 사연을 나눴다. 이름이 새겨진 돌을 하염없이 쓰다듬으며 눈시울을 붉히는 가족들도 보였다. 그들이 기억하는 전사자들은 모두 젊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다.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지키다가 스러져간 젊은이들의 죽음과 실종은 남겨진 가족들에게 큰 상처였다. Biden 미국 대통령이 알링턴 묘지에서 “우리가 그들의 희생을 잊는다면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잊는 것이다.(If we forget what they sacrificed, then we forget who we are)”는 연설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본다.

“百尺竿頭五兩斜 此生何處不爲家 北抛衡嶽南過雁 朝發襄陽暮看花/??也應無陸地 團圓應覺有天涯 隨風逐浪年年別 却笑如期八月?” - ‘높다란 돛대위의 오량(五兩)은 기울었는데 / 이승에 어느 곳인들 집으로 삼지 않으랴. / 기러기는 북쪽 형산(衡山)을 두고 남쪽으로 지나가고 / 아침에 양양(襄陽)을 출발해 해질 무렵에 꽃을 보네. / 벼슬에서 물러나니 마땅히 발 디딜 땅 없지만 / 땅은 둥그니 거기 하늘 끝자락 있음을 깨닫네. / 바람 따라 물결 쫓아 해마다 헤어지나니 / 예정대로 팔월의 신선뗏목 나타남을 외려 비웃네.’ - [오융(吳融)/唐, <상인(商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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