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

 

 

 북미의 프로 스포츠는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무대이다. 야구, 농구, 미식축구 그리고 캐나다가 자랑하는 아이스하키 등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갈망하는 꿈의 무대이다.

 한번 이름이 난 선수라면 천문학적인 숫자의 보수를 주며 서로 영입하기 위해 경쟁을 하게 된다. 2년 전 "로스엔젤레스 다져스"(L.A. Dodgers)의 소속이었던 투수 류현진 선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Toronto Blue Jays)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1년에 미화 20억, 4년 80억의 대형 계약이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국 팬들에겐 실망의 뉴스였지만, 토론토 교민들에겐 대박이었다. 세계적인 한국선수가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꿈과 같은 일이 실현되었다.

 2년이란 세월이 팬데믹과 함께 지났다. 토론토스타에 로지 디마노(Rosie Dimanno)란 66세의 여자 기자가 있다. 1975년 라이어슨대학을 졸업한 후 토론토스타에 입사하여 거의 50여 년을 한 신문사에서 근무한 토론토스타의 간판 기자다.

 주로 스포츠 기사를 담당하였지만 정치, 사회, 어느 분야 등 그녀가 쓴 칼럼은 권위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글은 영향력이 있다.

 류현진 선수는 작년 시즌 초반 기록이 좋아 팀의 에이스 역할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에 들어가서는 기력이 쇠퇴했는지 성적이 많이 저하되었다.

 작년 9월이었던가 그는 양키스타디움 원정경기에서 7회까지 거의 완벽한 투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다음날 아침 토론토스타 스포츠면 제일 상단에 그녀는 류현진 선수가 모든 사람의 우려를 종식시키는 경기를 펼쳤으며 류현진은 류현진다웠다고 극찬하는 기사를 쓴 적이 있었다. 모든 우려를 한방에 날리는 후련한 기사였다.

 지난 4월16일 류현진 선수의 금년 두 번째 등판 경기가 있었다. 더 많은 실점을 한 첫 번째 경기보다 내용면에서는 더욱 참담한 경기였다. 50여년 스포츠기자 경력이 있는 로지 디마노의 혹평을 면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류현진은 찰리 몬토요 감독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며 앞으로 그는 팀에서의 필요없는 선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비쳤다. 언변도 면도날이지만 그녀의 펜은 더 날카롭다. 평창올림픽 때도 선수단이나 기자단의 픽업 운영시스템을 비평한 경력이 있는 기자이기도 하다. (10년 전, 2012년 캐나다올림픽위원회는 10번의 연속 올림픽 담당기자였던 그녀에게 공로를 치하하여 감사장을 수여하였다.)

 농구나 아이스하키가 1년에 80여 경기를 하는 반면, 야구는 162 경기를 소화한다. 오늘 날짜로 10경기를 치렀다. 아직 152경기가 남아있다. 계획대로라면 선발투수인 경우 30여 번 더 투구할 기회가 있다.

 금년같이 스프링 트레인 시간이 짧은 경우 시즌 초반 부진은 노장 선수들에게선 흔히 있는 일이다. 류현진의 주무기는 변화구다. 그래서 컨트롤이 생명이다. 그의 주특기인 변화구가 제때 스핀을 타지 못하면 가운데로 몰려 쉬운 타구가 되어 버린다.

 프로 스포츠는 냉혹한 적자생존의 정글이다. 구단의 신임을 얻기 위해선 류현진 선수가 빨리 슬럼프를 벗어나 자신의 기량을 회복하여야 한다.

 나는 스포츠광이다. 이민 초 아이스하키의 스피디한 경기에 심취하였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좋아하던 팀인 몬트리올 선수는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요즘도 전설의 하키선수 "기이 라프레오(Guy Lafleur)"의 플레이를 기억에 떠올리기도 한다.

 몬트리올 엑스포 야구팀의 경기도 바쁜 생활을 하는 와중이었지만 빠짐없이 시청한 경험이 있다. 우리 아이들도 많은 스포츠를 눈코 뜰새 없이 시켰다. 하지만 아이스하키는 예외였다. 경기는 관전하기에는 매력이 있었지만 백인들이 독무대를 이루는 스포츠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적응을 못해 마음고생을 할 것 같은 노파심의 발상 때문이기도 하였다.

 아이들이 경기를 하는 날이면 응원을 간 아버지가 더 안달이다. 팀이 경기를 이기고 지는 것은 관심 밖이고 오직 우리애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 애를 응원하기 위해 바빠 같은 팀 동료선수들의 경기는 아예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열렬한 팬이다. 거의 모든 경기를 시청하거나 가끔은 경기장을 가기도 한다. 보통은 그냥 경기를 관전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어가는 데에 주력한다.

 그런데 류현진 선수가 토론토의 선수가 된 후로는 그 루틴이 변하였다. 그가 투구를 하는 날은 나도 몰래 초긴장을 하게 된다. 꼭 내 아들이 경기에 임하는 것처럼 불안감이 앞서며 초미의 관심은 팀의 승리보다 그날 류현진 선수의 투구 성적이다.

 류현진은 베테랑 프로 선수다. 받는 돈도 천문학적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목숨을 담보로 내건 생존경쟁의 싸움에 절반 정도되는 액수를 1년 만에 벌 수 있는 선수다. 가치가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투자를 해 데려왔다.

 누구보다도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알파고가 아니다. 희로애락 감정이 있는 인간이다. 토론토가 자신의 고향인 인천처럼 여겨져 스트레스 덜 받고 잘하기를 바란다.

 잘 할 수 있는 선수고 반드시 잘 해야 된다. 150여 경기가 아직 남았다. 요원한 길이다. 류선수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적어도 30번은 더 던지게 된다. 절반만 이기면 대성공이다.

 류현진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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