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kim

    김광오 한방 칼럼

    김광오 한방 칼럼
    퀘벡주 의사회침구과, 자연의약사회면허, 침술한약대 교수역임
    몬트리올 동방한의원장, 의료선교사(목사), 국민훈장 동백장 수훈
    T. 1-514-597-1777/484-6546, E. [email protected]

    • 73
    •  
    • 617,633
    전체 글 목록

가을철 보약

 

가을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숙강의 계절. 즉, 천지자연이 엄숙해지고 맑아지면 장차 겨울을 대비해 기운이 가라앉고 갈무리하는 시간이다. 나무들은 낙엽을 떨어뜨리고 열매를 맺고, 동물들도 겨울 식량을 비축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여름내 무더위와 피로에 지친 몸을 추스려야할 이때, 보약을 먹어야 되지 않을까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봄과 가을은 급격한 기온의 변화로 말미암아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체내 대사의 손실이 큰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기에 앞서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병이 생기기 전에 치료한다는 한방의 치료개념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보약을 글자적으로 풀이해 보면 ‘보(補)’는 ‘옷 의(衣)’에 ‘클 보(甫)’를 짝지은 글자로 ‘낡은 옷감을 다시 튼튼하게 깁는다’는 뜻이며 ‘약(藥)’은 ‘즐거운 낙(樂)’에 ‘풀초(草)’를 합한 것이니 ‘먹으면 좋은 풀’이라는 뜻이다. 즉 보약은 여러가지 원인으로 쇠약해진 인체에 활력을 주고 체력을 유지시켜 질병을 막는 약이라는 뜻이다.

좁은 의미의 보약은 단지 허약한 상태를 도와주는 약인데, 넓은 의미로 보면 허약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항진된 기능은 약화시켜 우리 몸의 기능을 조화시켜주는 약으로 볼 수 있다. 독에 물을 채우는 방법을 예로 들면 물독을 채우는 것만이 보(補)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물독이 깨져있다면 아무리 물을 부어도 물은 차지 않으므로 그 깨진 틈을 막아주어야 한다.

기혈의 균형이 맞추어지므로 기분이 좋아지고 소화도 잘되며 밥맛이 좋고 잠을 깊이 자며 피로감이 덜해지고 대소변을 잘 보게 된다. 너무 마른 사람은 살이 찌게 되고 반대로 비만한 사람은 신진대사가 원할해져 적당히 살이 빠지며 얼굴색이 좋아지게 된다.

따라서 보약을 먹는데 어떤 특별한 계절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몸의 면역 기능을 높여주는 보약은 계절의 특성에 맞게 언제라도 쓸 수 있고 몸이 안 좋으면 지금 당장 보약이 필요하다. 즉 현재 어떤 부분이 약해져 있느냐는 계절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봄 가을의 보약은 일반적으로 병이 없는 사람들이 미리 예방 차원에서 먹으려면 환절기인 봄과 가을이 가장 무난하다고 해서 나온 이야기다.

그런데 보약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보약만 믿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보약만 믿고 생활습관을 엉망으로 한다면 차라리 보약을 먹지 않고 생활 습관을 바로 가지며 건강수칙을 지키며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오히려 좋다.

몸에 좋다고 무조건 건강식품을 맹신하는 것은 반대로 건강을 해칠 위험이 크다. 특히 어떤 병에 특효라는 말만 믿고 무조건 먹는 것은 환자에게 무척 위험한 일이다. 보약이 몸에 좋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나이에 따라, 성별에 따라, 허한 정도에 따라 각각의 처방이 다르다. 보약도 엄연히 치료약이므로 진맥과 진단에 따라 각자에게 맞는 약을 처방 받아서 먹어야 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A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