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糖尿病, Diabetes)(6)

 

(지난 호에 이어)

 

당뇨와 음식

당뇨병 환자들이 병을 처음 진단받은 이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이야기는 '식단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 환자들은 당뇨병 식단이 차리기 복잡하다는 편견과 당뇨병에 좋다는 식품만 먹으면 된다는 생각에 제대로 된 식사요법을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국의 삼성서울병원 당뇨병센터에서 당뇨병 환자 1,4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117명(76.2%)은 영양이 불균형한 식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뇨병 환자 일부는 이미 약으로 질환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식사요법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이유에서 실제로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률은 25.3%에 그친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식사요법은 약물치료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약뿐 아니라 평소 섭취하는 음식을 통해 혈당이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당뇨병 환자들이 무조건 적게 먹는 것도 답은 아니다. 당뇨병 약은 체내 혈당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상태에서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혈당량까지 줄이면 체내 혈당이 부족해지는 저혈당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체내 혈당이 극도로 낮아지면 저혈당 탓에 불안, 구토, 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 식사요법의 목표는 혈당, 혈중지질, 혈압 등 대사지표를 정상수준에 가까이 조절하고, 만성합병증을 예방, 치료하는 데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올바른 식생활을 익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우선 당뇨병이 있다면 무엇보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채소 섭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즉 당뇨병에 좋은 음식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급격한 혈당 변화를 유발하는 식품 섭취를 제한하고 혈당 안정화를 돕는 식품 위주로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단순당이 아닌 복합당으로 이루어진 식품을 섭취해야 하고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 즉 음식을 먹은 후 당이 오르는 지수가 낮은 음식 위주로 식단을 짜는 것이 중요하고 국수, 떡, 빵, 분식, 주먹밥 등 탄수화물로만 이루어진 식사와 단 간식, 가당 음료, 술은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백미 섭취를 주의한다며 현미밥을 많이 먹는 당뇨병 환자도 있다. 현미가 백미보다 혈당지수(GI)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미 역시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혈당이 상승하므로 섭취량을 조절해 소식하는 것이 중요하고, 현미에 보리나 콩 등을 더해서 밥을 짓는 것이 더 낫고, 매끼 잡곡밥 반 공기를 기준으로 소금이나 설탕 등으로 간하지 않은 어류나 육류, 역시 양념을 거의 하지 않은 채소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한식이 서구식 식단에 비해 당뇨병에 덜 해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한식 중에도 양념한 고기, 소금이나 설탕을 넣어 조미한 각종 반찬 등은 의외로 당 함량과 열량이 높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이 생기면 고혈압 역시 경계해야 하므로 이를 유발할 수 있는 열량이 높거나 염분이 많은 식품도 주의해야 한다. 국이나 찌개, 장아찌, 젓갈 섭취를 줄여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당뇨에 좋은 음식과 주의사항

 1) 탄수화물

당뇨병이 있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탄수화물은 안 좋으니 무조건 안 먹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이므로 꼭 섭취해야 한다. 단지 섭취하는 형태와 섭취하는 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미, 귀리, 퀴노아, 수수, 메밀과 같은 곡물을 통곡물 형태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고구마를 굽거나 삶아 먹어도 좋다. 그러나 흰쌀처럼 정제된 곡물이나 흰 밀가루는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탄수화물 음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설탕이 들어간 시리얼, 흰 빵, 튀긴 감자 등은 더욱 안 좋다.

 2) 채소

채소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지방, 나트륨의 함량이 낮기 때문에 충분히 먹어도 좋다. 이미 당뇨병이 진행중인 사람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수 있는 것에 대한 연구 자료에 의하면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 성분, 아몬드 등에 함유된 마그네슘, 올리브오일 등의 단일불포화지방산이 당뇨병 위험을 각각 약 14%, 20%, 30%, 50% 가량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지방, 나트륨의 함량이 낮기 때문에 충분히 먹어도 좋다. 귀리를 비롯해 여주, 돼지감자, 호로파(Fenugreek) 등은 혈당 조절 효과가 있어 이미 발병한 당뇨병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시금치, 케일과 같은 녹색 잎 채소들은 영양소가 풍부하므로 넉넉하게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녹색 잎 채소만 먹는 것은 편식과 같다. 채소는 색깔 별로 다양하게 먹는 것이 좋다. 짙은 녹색 잎 채소와 더불어 피망이나 당근과 같은 붉은 계열, 양파와 같은 흰색 계열, 가지와 같은 보라색 계열의 채소들을 골고루 먹기를 권한다.

그리고 당뇨병에 좋은 음식들은 당지수가 낮은 음식(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음식)들이다. 해조류, 녹조류, 두유, 아몬드, 땅콩, 콩류, 저지방우유, 달걀, 치즈, 딸기, 아보카도, 토마토, 오이, 시금치 등 단맛이 적은 과일과 채소 등이다.

단 감자와 옥수수 같은 음식은 탄수화물 음식으로 채소에서 분리하여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소는 열을 가하지 않은 신선한 상태 혹은 가볍게 찌거나 삶은 상태로 먹으면 된다.

채소로 볶음요리를 할 때는 소금, 버터, 설탕 등의 조미료를 최소화한다. 아무리 몸에 좋은 채소라고 해도 이 같은 조미료 사용이 과해지면 오히려 당뇨 환자에게 해롭다. 김치나 피클처럼 소금에 절인 음식은 가급적 피하라는 의미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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