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의 꿈

 

뜰 앞 열 살쯤 된 모란이 속삭이네

모란이 피기까지 오랜 시간을

애태우며 기다리던 김영랑의 시처럼

연분홍 불타오르던 우리네 청춘은

서로를 그리 몰라 애태우다가 만났네

시련 속에서도 함께 하여 두려움을 모르던

청춘의 꽃봉오리는 뜨겁게 일어나

옥돌처럼 둥글게 단단했었네.

 

뜰 앞 열 살쯤 된 모란이 속삭이네

서로 손 맞잡은 시절은 무릉도원

초여름 밤의 꿈처럼 화려했다고

폭풍우 칠 때도 서로를 의지하며

슬픔을 모르는 듯 푸른 세상 햇살을

뜨거운 혼불로 맞이하며 그대는 아티스 신

하냥 초록 자연법을 따르는 기쁨에 젖어들었네.

 

뜰 앞 열 살쯤 된 모란이 속삭이네

흐드러지던 사랑의 연분홍 꽃잎이

하염없이 질 때 우리는 애써 슬프지 않았네

추억의 꽃잎을 떨구며 그대가 먼저 가는 길은

자연의 손짓 따라 나아가는 무릉도원

그대가 꽃잎 육신을 허물 벗고

야곱의 사다리를 올라 천상의 날개 달 때

외짝 날개의 파랑새된 내 혼불도 별빛으로 타올라

천상의 나선형 별들의 고속도로를 꿈꾸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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