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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억 칼럼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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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여행의 동반자

 

 20여 년 전에 기차로 킹스톤에 다녀온 적이 있다. 유니온 역에서 떠난 기차가 킹스톤까지 가는 데는 두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 짧은 시간 동안에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는 까닭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열차 안에 앉아서 바라보는 차창 밖의 풍경들은 다양했다. 경주라도 하듯이 401을 신나게 달리는 차들이 시야에 들어오는가 하면, 바다같이 넓은 온타리오 호수가 보이는 지점도 있고, 끝 간줄 모르게 펼쳐진 푸른 초원지대를 지나치면 각종 잡초들과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뒤섞여 피어있는 거친 들판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작은 촌락들을 지나갈 때는 춥고 배고팠던 피난시절이었지만 어린 시절 마산의 끝자락에 자리 잡은 어촌 가포에서 지냈던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내가 탄 열차는 유니온에서 킹스톤까지 가는 동안 오샤와, 코복, 벨벳에 정착했는데, 그때마다 내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오르는 승객들도 있었다. 인생이란 여행길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이와 같은 것이 아니겠느냐고 느끼는 순간, 십분 후에 킹스톤에 도착한다는 기내방송이 흘러나왔기에 작은 가방을 챙겨 내릴 준비를 해야 했다.

사반세기 전에 킹스톤에 기차를 타고 다녀온 일을 생각하게 된 것은 즐거운 여행을 하려면 짐이 가벼워야 하고, 마음이 통하는 동반자와 함께 가야하며, 돌아갈 집이 있어야 한다는 글을 읽으면서다. 의미 있는 여행을 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들은 인생길을 걷는 데도 꼭 필요한 요건들이란 생각이 들면서 인생 자체가 여행이라 느꼈던 킹스톤 기차여행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사반세기 전 서울을 거쳐 중국에 십여 일 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이민 짐 보다 더 큰 여행가방 두 개를 들고 토론토를 떠났다. 서울에서는 그 짐들 때문에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했는데, 그 가방들을 중국까지 가지고 간 것은 큰 잘못이었다.

심양공항에서 택시를 타려고 하니 짐이 크다는 이유로 요금을 더 내라고 했다. 짐 값을 더 내야 한 것은 무거운 짐들로 인한 고난의 시작에 불과했다. 엘리베이터 시설이 없는 아파트 10층까지 그 짐들을 들고 계단을 오르면서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는 고역을 당했다.

심양에서 연길까지 가차로 가면서 그 여행가방들 때문에 당한 어려움과 피해는 더 컸다. 열차 안에서 짐이 크다고 집단으로 몰려와 시비를 거는 승무원들을 무마시키는 비용도 적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심양으로 돌아올 때는 비행기를 탔으며, 심양에서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별로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까지 집어넣은 가방들을 들고 먼 여행길에 오는 것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크고 무거운 짐들 못지않게 여행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과 동행하는 것이다. 모처럼의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누구와 함께 갈 것인가를 심사숙고하는 것이 이것을 잘 말해준다.

5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학시절 친형제보다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과 서해안 일대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그때 체험한 2박3일에 걸친 자동차 여행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여행 중의 하나로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다. 함께 했던 동반자들 때문이었다.

밤과 낮이 다른 먼 거리를 사이에 두고 반백년에 이르는 긴 세월을 서로의 삶에 몰두하던 친구들이 인생의 황혼기를 맞아 그 옛날의 너와 나로 돌아가 함께 먹고 마시며 밤새 이야기하고, 새벽엔 바닷가에 나가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소리 높여 외치며 지낸 시간들은 잊혀질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서울로 돌아와서 그들은 안정되고 행복한 보금자리인 그들의 집으로 돌아갔고, 난 타향이 고향이 되어버린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여행을 끝낸 우리 모두에게는 돌아갈 집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꼭 필요한 짐만을 지니고 마음이 통하는 동반자와 함께 길을 떠나 삶에 지친 몸과 마음이 쉼을 얻고 행복과 평안이 가득한 “나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즐겁고 보람된 여행이 될 수 있음은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서 더욱 필요한 요소들이라 믿어진다.

크고 무거운 짐을 지고 험하고 힘든 인생이란 여행을 시작한다는 자체가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생의 종착역에 도착하면 하나도 들고 내리지 못할 짐들을 보관하고 관리하노라 정작 인생길을 걸으며 꼭 해야 할 일들을 손도 대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무거운 짐 진 자들은 다 내게로 와서 그 짐을 내게 내려놓으라.”하신 까닭이 바로 여기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통하여 험난하고 위험한 인생길을 실족하지 않고 걸어가려면 누구의 손을 잡고 가야 할 가도 들려주고 계시다. 우리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광야 같은 삭막한 인생길을 함께 걷는 배우자나 언제나 우리의 힘과 용기의 근원이 되어주는 진정한 친구들은 우리들이 함께 해야 할 인생의 동반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들보다 더 소중한 인생의 동반자는 예수 그리스도시다. 그 분이 우리 곁에 계시면 불가능한 일이 없지만, 예수께서 우리를 떠나시면 우리의 인생은 파탄될 수밖에 없다. 우리를 파멸시키려는 악의 세력은 너무도 강하고, 악하고, 교활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정 보람되고 의미 있게 살며 풍성한 삶의 열매를 맺으려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천성을 향해 우리를 인도해 주시는 예수님을 인생의 동반자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예수께서 우리인생의 동반자가 되시면 그 분은 우리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지날 때에도 우리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되어 보호해 주시며 우리를 영원한 하늘나라로 인도해 주신다. 인생여행의 최종 목적지이며 우리 모두가 반드시 도달해야 할 우리의 영원한 고향집으로 우리를 데려가실 분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심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세상에 속한 욕망과 정욕의 무거운 짐들을 다 내려놓고, 의롭고 정의롭고 선하고 가벼운 짐만을 챙겨 들고 우리들이 선한 목자 예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그 분이 먼저 가셔서 준비해 놓으신 우리들의 영원한 안식처인 하늘나라로 향하는 우리들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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